[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를 이기려면 일단 한 선수를 잡아야 한다. 그게 바로 오타니 쇼헤이다.
오타니가 무안타 그쳤고, 다저스는 무릎을 꿇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반격에 성공했다.
샌디에이고는 7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선발투수 다르빗슈 유의 눈부신 피칭을 앞세워 10대2로 승리했다.
전날 5대7로 졌던 샌디에이고는 시리즈 전적 1승1패를 만들고 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양 팀간 3,4차전은 8일 하루를 쉬고 샌디에이고의 홈인 펫코파크에서 9,10일 펼쳐진다.
다르빗슈는 7이닝 동안 3안타 2볼넷을 내주고 1실점으로 틀어막는 역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이번 포스트시즌 첫 승이자 통산 5승째. 다르빗슈가 가을야구에서 승리를 따낸 것은 2022년 다저스와의 디비전시리즈 2차전 이후 2년 만이다. 다르빗슈는 당시 5이닝 7안타 3실점을 기록했다.
다르빗슈는 자신의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타이인 7이닝을 던지면서 삼진 3개를 잡아냈다. 82개의 공을 던진 다르빗슈는 스위퍼,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포심, 싱커, 커터 등 7개 구종을 고루 섞어 던지며 큰 위기없이 이닝을 끌고 나갔다. 직구 구속은 최고 96.2마일, 평균 94.8마일을 찍었다.
특히 다르빗슈는 오타니와의 3차례 맞대결을 삼진, 1루수 땅볼, 투수 땅볼로 완벽하게 제압했다. 앞서 두 선수의 정규시즌 통산 맞대결에서도 다르빗슈가 5타수 1피안타 2탈삼진으로 우세했다.
1차전서 3점홈런을 터뜨리며 승리의 주역이 됐던 오타니는 다르빗슈에 꽁꽁 묶이는 등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다저스 타선은 다르빗슈와 샌디에이고 불펜진을 상대로 4안타의 빈타에 허덕였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선취점은 샌디에이고가 뽑아냈다.
1회초 1사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다저스 선발 잭 플레허티의 92.9마일 한가운데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발사각 30도, 타구속도 100.6마일, 비거리 387피트로 타티스 주니어의 이번 포스트시즌 2호 홈런.
샌디에이고는 2회에도 홈런으로 2점을 추가하며 3-0으로 달아났다. 선두 잭슨 메릴이 중전안타로 출루하자 2사후 데이비드 페랄타가 중월 투런포를 터뜨렸다. 페랄타는 플레허티의 86마일 낮은 슬라이더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다저스는 이어진 2회말 1점을 만회했다. 선두 테오스카 에르나데스의 중전안타, 맥스 먼시의 우전안타, 윌 스미스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찬스에서 개빈 럭스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렸다. 그러나 계속된 1사 1,2루에서 토미 에드먼의 직선타를 1루수 루이스 아라에즈가 잡은 뒤 1루를 밟아 주자 스미스도 아웃돼 그대로 이닝이 종료됐다. 다저스는 빅이닝 기회에서 추가점을 올리지 못해 흐름을 빼앗는데 실패했다.
샌디에이고는 6회초 한 점을 보태며 승기를 잡았다. 선두 타티스 주니가 플레허티의 공에 맞아 출루했다. 이어 주릭슨 프로파의 번트가 내야안타가 되면서 무사 1,2루로 찬스가 연결됐다. 샌디에이고는 계속된 1사 1,2루에서 메릴이 좌전적시타를 날려 4-1로 점수차를 벌렸다.
샌디에이고는 8회초 2사 1루서 메릴이 다저스 우완 라이언 브레이저의 초구 94.5마일 바깥쪽 직구를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로 연결했다. 이어 잰더 보가츠가 좌월 솔로홈런을 쳐 7-1로 달아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9회에는 카일 히가시오카가 중월 솔로홈런, 타티스 주니어의 투런홈런으로 10-1로 달아났다.
오타니는 1회말 2B2S에서 다르빗슈의 87.2마일 바깥쪽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헛돌려 삼진을 당했고, 3회 1사후에는 다르비슛의 4구째 88.1마일 바깥쪽 낮은 스플리터를 잡아당겼으나, 1루수 아라에즈 정면으로 흘렀다.
오타니는 1-4로 뒤진 6회말 선두타자로 나가 다르빗슈와 풀카운트 접전을 벌여 6구째 73마일 커브에 힘차게 배트를 휘둘렀으나, 빗맞으면서 다르빗슈 앞에 힘없이 흐르는 땅볼로 물러나고 말았다. 8회에는 좌완 태너 스캇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날 1회말에는 흥미로운 장면도 연출됐다. 1사후 무키 베츠가 날린 좌월 홈런성 타구를 좌익수 프로파가 높이가 낮은 다저스타디움 좌측 펜스 위로 글러브를 뻗어 잡아낸 것이다. 중계 화면에서 프로파가 내민 글러브에 떨어진 타구는 서로 잡으려고 손을 뻗은 관중 사이에 떨어진 것으로 보였으나, 그게 아니었다. 프로파의 글러브 포켓에 그대로 안착해 아옷된 것.
베츠는 물론 현지 중계진도 처음에는 홈런으로 인식했다. 발사각 36도, 타구속도 95.4마일, 비거리 354피트짜리 좌익수 뜬공이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