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SNS는 인생의 낭비다."
시대를 관통하는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은 말 한 마디로 '의문의 1승'을 또 적립했다. 2013년 축구장을 떠난지 어언 1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수십승, 수백승을 따내는 진정한 승부사다.
가장 최근 퍼기경에게 의문의 1승을 안긴 선수는 '손흥민 동료' 브레넌 존슨이다.
존슨은 7일(한국시각) 영국 브라이턴 아멕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과 2024~2025시즌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7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오른쪽 공격수로 선발출전해 전반 23분 선제골을 갈랐다.
순간적으로 상대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해 공격수 도미닉 솔란케의 패스를 건네받은 존슨은 골문 좌측 구석을 가르는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로써 지난달 19일 코벤트리시티와의 리그컵 경기에서 시작된 연속골 기록이 6경기로 늘었다. 웨일스 국가대표인 존슨은 그 사이 브렌트포드(3대1 승), 카라바흐(3대0 승), 맨유(3대0 승), 페렌츠바로시(2대1 승)전에서 각 1골씩 넣었다.
토트넘 선수가 컵대회 포함 6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건 해리 케인(바이에른뮌헨)이 2019년 1월 6경기 연속골을 넣은 이후 5년 9개월만이다.
올 시즌 10경기에서 6골을 넣은 존슨은 토트넘 입단 첫 시즌인 2023~2024시즌 35경기에서 기록한 개인 득점(5골)을 이미 넘어섰다. 토트넘 팬들은 '해리 케인의 대체자를 찾았다', '전성기 가레스 베일 같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환호했다.
존슨의 돌풍은 지난달 15일 아스널과 북런던더비를 끝마친 이후부터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당시 부진한 활약으로 팀의 0대1 패배의 원흉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존슨은 경기 직후 활발하게 활동하던 개인 SNS(인스타그램)를 접었다.
존슨은 아스널전 전부터 일부 팬으로부터 선 넘은 비난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토트넘 주장 손흥민은 코벤트리전을 마치고 존슨과 함께 찍힌 사진을 SNS에 올리고는 하트 이모티콘 하나를 달며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손흥민은 또 브렌트포드전을 마치고 리그 마수걸이골을 터뜨린 존슨에 대해 "안타깝다. SNS라는 게 뭔가. 사람을 이렇게 힘들게 함으로써 그 사람의 기분, 그 사람의 퍼포먼스가 다운되게 만드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며 "하지만 존슨이 강한 정신력, 강한 심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 착한 친구이고, 누구보다 열심히하는 친구이기 때문에 오늘 팀원 모두가 정말 행복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개막 후 쉬운 찬스도 번번이 놓쳤던 존슨은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놀라운 침착성을 발휘하며 연속골을 몰아쳤다.
토트넘의 5연승 일등공신이 된 존슨은 브라이턴전에선 아쉽게 승리 영웅이 되지 못했다. 토트넘은 전반 37분 제임스 매디슨의 추가골로 달아났으나, 후반 3분 얀쿠바 민테 추격골, 조르지니오 루터 동점골, 후반 21분 대니 웰백의 역전골로 2대3 역전패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내가 이곳에 온 이후에 당한 최악의 패배다. 특히, 후반전 경기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수들의 태도를 지적했다. 토트넘(승점 10점)은 시즌 3패째를 당하며 9위로 추락했다. 주장 손흥민은 카라바흐전에서 당한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3경기째 결장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