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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차 없는 거리 걷기 행사…보여주기식 동원 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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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근 제주도의원 행정사무감사서 지적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최근 논란 속에 치러진 제주도의 '차 없는 거리' 걷기 행사가 제주도의회에서 질타를 받았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남근 의원은 7일 진명기 제주도 행정부지사 등을 대상으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걷는 즐거움, 숨 쉬는 제주'를 주제로 한 차 없는 거리 행사가 도민의 공감대 형성 없이 성급하게 추진됐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지난 9월 2일 오영훈 제주지사가 전체 회의에서 '이런 행사를 하자'라고 한 게 시발점이 돼 5일 범도민 걷기 추진협의회가 급하게 구성됐고 회의를 거쳐 개최일이 9월 28일로 결정됐다"며 걷기 행사가 한 달 만에 속전속결로 이뤄졌음을 설명했다.
이어 "(행사에 대해) 언론에서 상당히 큰 우려를 표했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사가 강행했다. 이 정도 우려가 나오면 약간의 점검 시기를 좀 더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진명기 행정부지사는 "제주도가 탄소중립 도시를 지향하고 있고 전국 비만율 1위 문제라든가 걷기 실천율 최하위 등의 문제를 감안했다"며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이 의원은 "상당히 공감이 가지만, 과연 이러한 보여주기 행사 하나를 통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 이것이 행정의 인식이 맞느냐"라고 거듭 물었다.
이 의원은 "믿기진 않지만, 제주도에선 1만명이 행사에 참여했다고 한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10시 30분에 갔더니 행사장에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행사는 9시부터 3시간 동안 진행했는데…. 지사가 맨 앞에 서서 사진 한 장 찍을 때만 그 뒤에 사람들이 엄청 많고 지사가 앞으로 쭉 가버리니까 뒤에는 아무도 안 남더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게 보여주기식 동원 행정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따졌다.
이남근 의원은 "MZ세대 공무원들은 휴일에 동원돼 남들 사진 찍는데 뒤에 액세서리가 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도민들의 공감대를 먼저 형성하고 이런 행사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bjc@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