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겸 감독 구혜선이 카이스트 대학원에 진학하게 이유를 밝혔다.
구혜선은 4일 오후 서울 해운대구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현재 예술 관련 일을 하고 있고 철학·예술을 공부했으니, 여기에 과학 분야만 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구혜선은 지난 2월 성균관대 예술학부 영상학과를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했다. 이후 지난 6월에는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대학원프로그램 공학 석사 과정에 최종 합격한 소식을 전하며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학부 때는 푸릇푸릇한 아가들과 공부했는데, 대학원 오니까 딱 나이가 중간"이라며 "학부 생활을 하면서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아이들보다 유혹에 빠질 확률이 적었기 때문이다. 얘들은 축제 시즌이 되면 성적이 떨어진다. 다들 애인 만나고 친구 만나서 바쁜데, 전 그럴 게 없으니까 집에 오면 리포트 써서 제출한다. 태도 점수도 항상 상위권이었다"고 높은 성적의 비결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학부 때는 수업이 재미없었고, '그 시기에 공부하는 게 맞나'란 생각이 들었다. 근데 대학원은 다들 공부하려고 하는 마음으로 와서 저 같은 사람들만 있더라 여기서는 1등 못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대학원을 진학하게 된 계기에 대해 "현재 예술적인 일을 하고 있고 철학·예술을 공부했으니, 과학 분야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서 코딩 수업을 처음 들었는데 적성에 잘 맞고, 너무 재밌더라. 또 영화나 드라마 제작이 많이 줄어들고 있는 환경에서 어떤 비전이 있을까 진지하게 고민을 하게 됐다"며 "제가 하고 있는 일과 학업을 연결시켜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특히 카이스트에 대한 판타지가 있었다는 구혜선은 "학부 때 대전에서 3개월 정도 청강 들을 기회가 있었다. 한 번만 가면 되는데 제가 모르고 계속 간 거다. 의외의 과를 선택했지만, 다른 머리를 쓰는 사람들과 함께 공부해서 재밌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전문적인 영상 스토리텔러가 되기 위해 노력한 점도 짚었다. 구혜선은 "공부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 신뢰가 생기는 것 같다. 저를 위해서도 관람객을 위해서도 조금 더 디자인이 잘 되어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구혜선은 자전적 음악 다큐 '스튜디오 구혜선(STUDIO KOOHYESUN)'으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비프 부문에 공식 초청받았다. '스튜디오 구혜선'은 뮤직 드라마 형태의 다큐멘터리다. 지난 2012년 구혜선이 제작, 감독한 장편영화 '복숭아나무'를 배경으로 '여름', '가을', '겨울'을 보낸 '복숭아나무'가 '그리고 봄'을 맞이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된 작품이다. 구혜선이 직접 작곡한 피아노 뉴에이지 음악을 기반으로 만든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를 축소한 러닝타임 15분의 단편영화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