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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의리, 눈물만 펑펑' 아스널 떠난 램스데일 골키퍼, 적으로 돌아온 홈에서 환대받자 폭풍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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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품격있는 작별 그리고 재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의 홈 관중들이 경기시작 전 한 선수를 향해 뜨거운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며 환영의 인사를 건넸다. 그런데 관중들이 이렇게 열정적으로 환영한 선수는 아스널의 선수가 아닌 상대팀의 수문장이었다. '적'을 향한 이례적인 환대였다. 그리고 이런 환대를 받은 상대팀 선수는 눈물을 흘렸다.

영화의 한 장면 같은 감동적인 사건이 지난 5일 밤(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아스널 홈구장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펼쳐졌다. 이날 아스널은 2024~2025시즌 EPL 7라운드 홈경기를 치렀다. 상대는 사우스햄튼이었다.

그런데 이 경기를 앞두고 아스널 홈관중들이 사우스햄튼의 선발 골키퍼를 향해 열정적으로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는 장면이 나왔다. 사실 사우스햄튼의 선발 키퍼는 지난 시즌까지 아스널에서 뛰언던 애런 램스데일(26)이었다. 아스널 홈팬들은 비록 팀을 떠나 적으로 만났지만, 그 동안 램스데일이 아스널에서 주전 키퍼로서 보여준 헌신을 기억하며 따뜻하게 환대해 준 것이었다. 램스데일은 이런 아스널 팬들의 의리에 눈물을 쏟아냈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6일 '램스데일은 아스널 팬들이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자신을 향해 보낸 따뜻한 환영인사에 감동해 눈물을 흘렸다'고 보도했다.

램스데일은 지난 2021년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아스널에 합류한 뒤 곧바로 팀의 주전 골키퍼이자 수호신으로 자리매김했다. 처음에 램스데일 영입에 반신반의하던 아스널 팬들도 수 년간 꾸준히 주전 키퍼로 맹활약해 온 램스데일을 향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램스데일은 2023~2024시즌을 마지막으로 아스널과 작별했다. 이미 2023~2024시즌에 브렌트포드에서 임대로 영입한 다비드 라야에게 주전 자리를 뺏겨 버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발밑이 불안정하던 램스데일에 비해 라야는 많은 면에서 안정감을 보여줬다.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의 선택은 명확했다. 램스데일은 시즌 중반 이후 넘버원 자리를 잃었다.

결국 2027년까지 아스널과 계약이 돼 있던 램스데일은 지난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2500만파운드의 이적료에 사우스햄튼으로 떠났다. 3년간의 아스널 생활을 마감하게 된 것이다.

램스데일의 이적 이유는 명확했다. 주전 자리를 원했다. 하지만 아스널에서는 더 이상 경쟁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적 당시 램스데일은 BBC스포츠와의 인터뷰에 "벤치에 앉은 채로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고 싶진 않다"며 "그냥 축구를 계속 하고 싶었다. 어린 시절부터 벤치에만 앉아 있는 게 아니라 밖으로 나와 경기하는 것이 내 목표였다. 그래서 운 좋게 사우스햄튼으로 올 수 있었다"며 이적의 이유를 밝혔다.

램스데일은 비록 아스널을 떠나기로 결정했지만, 뒷 마무리는 잘 한 것으로 보인다. 아르테타 감독 및 선수단과도 깔끔한 작별인사를 했다. 때문에 아르테타 감독도 "램스데일은 우리가 정말 사랑했고, 카리스마가 넘쳤던 선수다. 그는 우리 모두의 존경을 받았다"며 떠나는 선수에게 찬사를 보냈다.

이런 분위기는 아스널 홈팬들에게도 그대로 이어졌다. 홈팬들은 비록 상대팀이지만, 모처럼 주전 골키퍼로 나온 램스데일을 향해 환호와 박수를 보내며 따뜻하게 환영인사를 보냈다. 이를 본 램스데일은 감정이 격해진 듯 눈물을 닦았다. 비록 경기에서는 아스널이 3대1로 이겼지만, 램스데일은 팬들의 따뜻한 마음 덕분에 덜 상처받았을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