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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갈증 풀어준 무서운 초보 감독들, 한일 프로리그 모두 첫해 소속팀 정상으로, 91승 최다승 신기록까지[민창기의 일본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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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일본프로야구 12개팀 중 3개팀이 초보 감독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셋 모두 자신이 주축선수로 활약했던 팀에서 은퇴해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 선수 시절 뚜렷한 족적을 남긴 레전드 출신에 내부 승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내야수 출신 이마에 도시아키(41)가 라쿠텐 이글스 사령탑에 올랐고, 포수 출신 아베 신노스케(45)가 요미우리 자이언츠, 내야수 출신 고쿠보 히로키(53)가 소프트뱅크 호크스 지휘봉을 잡았다.

이마에는 1군 타격코치, 아베는 1군 수석코치, 고쿠보는 2군 감독에서 올라갔다. 고쿠보는 앞서 1군 수석코치를 지냈다. 차기 사령탑으로 사실상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선수 시절 이마에는 큰 경기에 강했다. 지바 롯데 마린즈 소속이던 2005년과 2010년 재팬시리즈에서 맹활약했다. 팀을 정상으로 이끌고, MVP를 수상했다.

아베는 요미우리 선수로 19시즌을 뛰면서 통산 2132안타-406홈런-1285홈런을 기록했다. 소프트뱅크(다이에)와 요미우리에서 활약한 고쿠보는 통산 2041안타-413홈런-1304타점을 올렸다.아베와 고쿠보는 대학을 졸업하고 시작해 2000안타-400홈런을 달성했다.

초보 사령탑이 첫해 일을 냈다. 아베의 요미우리는 페넌트레이스 종료 직전까지 한신 타이거즈와 피 말리는 경쟁을 펼쳐 센트럴리그 우승을 했다. 하라 다쓰노리 감독 지휘 아래 2022~2023년, 2년 연속 B클래스(6개팀 중 4~6위)로 떨어졌던 팀이 분위기 쇄신에 성공해 4년 만에 리그 정상에 섰다.

이마에의 라쿠텐은 지바 롯데와 퍼시픽리그 3위 경쟁을 했다. 뒷심 부족으로 아쉽게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지만, 워낙 전력 자체가 약했다. 주전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던 마쓰이 유키가 지난겨울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이적했다.

고쿠보의 소프트뱅크는 일찌감치 퍼시픽리그 1위를 확정했다. 투타에서 압도적인 전력을 보여주며 시즌 내내 선두를 달렸다. 지난해까지 3년간 '슈퍼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의 오릭스 버팔로즈가 맹위를 떨쳤는데, 4년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센트럴과 퍼시픽리그 모두 초보 사령탑이 샴페인을 터트렸다. 올해 KBO리그도 초보 사령탑인 이범호 감독이 KIA 타이거즈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4일 후쿠오카돔에서 열린 시즌 143번째 경기. 지바 롯데를 1대0으로 눌렀다. 6회 구리하라 료야가 친 시즌 20호 홈런이 영봉승을 만들었다. 5연승을 거두며 기분 좋게 정규시즌 일정을 마쳤다.

2경기 남은 2위 니혼햄 파이터스와 승차가 13.5경기다. 꼴찌 세이부 라이온즈에 42경기를 앞섰다. 소프트뱅크는 양 리그 12개팀에서 팀 타율-홈런-득점 1위를 했다. 팀 평균자책점은 근소한 차이가 요미우리, 한신에 이어 3위를 했다.

91승3무49패.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이겨 고쿠보 감독에게 기록이 따라왔다. 사령탑 첫해 최다승 신기록이다. 2002년 세이부의 이하라 하루키 감독, 2015년 소프트뱅크의 구도 기미야스 감독이 올린 90승을 넘었다.

고쿠보 감독은 4일 언론 인터뷰에서 "그것이(최다승) 목표가 아니었기 때문에 별 감흥이 없다"라고 했다. 다소 싱겁게 리그 1위를 했는데 가을야구가 기다리고 있다. 16일부터 2~3위 승자와 벌이는 클라이맥스시리즈 파이널 스테이지가 시작된다. 여기에서 이겨야 재팬시리즈에 올라 양 리그 최고 자리를 노려볼 수 있다. 재팬시리즈 우승이 최종 목표다. 더 중요한 과제가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소프트뱅크는 매년 전력 강화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팀이다. 요미우리와 마찬가지로 매시즌 우승이 목표다.

2011~2020년, 10시즌 동안 소프트뱅크는 절대 강자였다. 이 기간에 무려 7차례 재팬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7~2020년, 4연패를 달성했다. 2019~2020년엔 요미우리에 굴욕을 안겼다. 2년 연속 4전승을 거뒀다.

다이에 리더였던 고쿠보는 요미우리와 인연이 깊다. 2003년 시범경기 때 다쳐 시즌을 통째로 쉬었는데, 재활치료 비용을 두고 구단 고위층과 갈등을 빚었다.

고쿠보는 2003년 팀이 재팬시리즈 우승한 후 일주일 만에 요미우리로 무상 트레이드됐다. 일본프로야구를 발칵 뒤집어 놓고, 다이에 선수들을 분노하게 한 사건이었다. 다이에 주장을 지낸 고쿠보는 요미우리에서도 주장을 했다. 그는 요미우리 소속으로 3년을 뛰고, 소프트뱅크로 바뀐 옛 팀에 복귀했다. 6년을 더 있다가 은퇴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