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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경기 나오면 딴 사람' 곽빈 최악투, 하필 류중일 감독이 지켜보고 있었다...대표팀 입지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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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하필 류중일 감독이 지켜보는 앞에서….

너무 중요한 경기에서 참혹하게 무너졌다. 두산 베어스 에이스 곽빈의 국가대표 합류에는 이상이 없는 것일까.

두산은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0대4로 완패했다. 2015년 와일드카드 제도 도입 후, 처음으로 5위팀에 업셋을 당하는 4위팀이 될 위기에 처했다.

타선이 상대 선발 쿠에바스에 막혀 터지지 않은 것도 있지만, 믿었던 선발 곽빈이 1회에만 4실점 하고 허무하게 마운드를 내려간 게 가장 뼈아팠다. 초반 기세 싸움에서 KT의 기를 살려준 게 이날 승부의 포인트였다. 이승엽 감독은 "곽빈이 초반 난조를 보여 실점을 해 어렵게 경기를 풀 수밖에 없었다. 그 덕에 쿠에바스가 자신감을 얻었다"고 경기를 돌이켰다.

정규시즌 15승을 거두며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과 공동 다승왕이 된 에이스. 하지만 이날은 그 모습이 온 데 간 데 없었다. 1회 첫 타자 김민혁에게 볼넷을 내줄 때부터 불안했다. 2번 로하스를 상대로 직구 승부를 자신있게 했는데, 로하스가 완벽하게 받아치자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3번 장성우, 4번 강백호, 5번 오재일을 상대로 3연속 적시타를 허용했다. 직구가 156km를 찍었지만, 제구가 되지 않았고 카운트를 잡기 위해 우겨넣는 변화구에 KT 타자들이 손쉽게 안타를 뽑아내는 패턴이 반복됐다.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너무 크니, KT 타자들이 속지 않고 존 안에 오는 공만 노릴 수 있게 됐다.

1이닝 5안타 2볼넷 4실점. 그리고 발라조빅과 교체됐다. 지난해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서호철에게 만루홈런을 맞고 무너진 아픔이 있었는데, 이날은 그보다 더 충격적이었다. 큰 경기만 나오면 자신의 공을 못 던진다는 오명을 쓰게 될 참이다. 곽빈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3경기 포함, 개인통산 포스트시즌 6경기 등판에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곽빈은 한화 이글스 문동주, 원태인과 함께 국가대표팀 선발 자리를 책임지는 특급 자원이다. 하지만 큰 경기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이 반복되면, 대표팀에서도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단기전으로 진행되는 대표팀 경기는 매 경기 결승이다. 흔한 표현으로 하면 '새가슴' 유형의 선수들에게는 힘든 무대다.

특히 이날 두산과 KT전을 보기 위해 KBO 허구연 총재와 국가대표팀 류중일 감독이 경기장을 찾았다. 류지현 코치와 조계현 전력강화위원장도 곽빈의 투구를 현장에서 지켜봤다. 야구 도사들의 눈에는, 곽빈의 문제가 뭔지 훤히 보인다.

포스트시즌이 끝나면 프리미어12가 열린다. 곽빈의 대표팀 합류는 당연시 되는 일이었다. 과연 류 감독은 이날 곽빈의 투구를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