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여섯 명의 하모니는 아니지만, 홀로 채운 멜로디도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전망이다. 비투비 멤버가 아닌 솔로 가수로 본격 2막을 연 이창섭의 이야기다.
이창섭은 2일 서울 용산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첫 번째 솔로 정규앨범 '1991' 쇼케이스를 열고, 솔로 가수로 출사표를 던졌다.
이창섭은 이날 신보를 내고, 팬들과 만난다. 이번 신보는 이창섭이 6년 만에 내는 솔로 앨범이자 첫 정규앨범으로,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를 나와 지난해 11월 판타지오로 이적 후 처음 발표하는 신보다.
새 소속사에서 신보를 발표한다는 점에서 "소속사는 내게 '하고 싶은 것 다 하라'고 했다. 정말 하라는 것 다 하게 해주더라. 판타지오에 감사하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비투비가 아닌 '솔로 가수' 이창섭이라는 점도 관심사다. "솔로 가수가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체감했다"는 이창섭은 "쇼케이스를 오랜만에 해서 기분이 좋더라. 무대 뒤에서 가슴이 벌렁벌렁했다"라며 솔로 컴백 소감을 밝혔다.
그간 근황에 대해서는 "추석 연휴 때도 못 쉬고 스케줄을 소화하고 앨범 준비를 했었다"라며 첫 솔로 정규앨범에 매진했던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런가 하면, 솔로 컴백을 앞두고 최근 목 건강이 좋지 않아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이창섭은 "목 건강에 이상이 생겨 노래 부르는 일정을 모두 취소했었다"라며 "그래도 치료를 잘 받고, 회복 기간을 거쳐서 잘 회복했다. 앨범 준비도 무사히 할 수 있었다. 완치까지는 아니지만 회복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중"이라며, 팬들의 걱정을 덜려고 했다.
이번 신보 '1991'은 이창섭이 태어난 해인 1991년을 시작점으로 멈추지 않고 나아가면서 비로소 단단하고 자유로워진 마음가짐을 담아낸 앨범이다. 대중에게 익히 사랑받아온 이창섭의 전매특허 발라드부터 록, 팝, 펑크, 하우스 등 다채로운 장르로 이뤄져 그의 확장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만날 수 있다.
이창섭은 "음악을 해오면서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취향이나 장르를 다 반영했다"며 "제가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의 집약체"라며 이번 앨범을 소개했다.
타이틀곡은 두 곡을 내세워 눈길을 끈다. 첫 번째 타이틀곡 '33'(삼삼)은 33살 이창섭이 과거를 돌아보며 깨달은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곡이다. 이창섭은 단독 작사를 맡아 '매 순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풀어냈고, 꽉 찬 기타 사운드와 웅장한 콰이어 사이 담백하면서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팝 록 장르를 이끈다.
또 다른 타이틀곡 'OLD TOWN'(올드 타운)은 이창섭만의 애틋하면서 통통 튀는 감성으로 추억 회상을 표현한 시티 팝이다. 레트로한 피아노, 펑키한 기타, 리드미컬한 드럼 등 악기 사운드가 어우러져 듣는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창섭은 "'올드타운'이 과거형이라면, '33'은 현재 진행형이라 할 수 있다"라며 "'올드타운'에서는 추억과 과거를 이야기했고, '33'은 언젠가 만나게 될 또 다른 나를 떠올리면서 현재를 살아가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미니 1집 'Mark'(마크)를 발매하며 솔로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이창섭은 깊이 있는 음색과 가창력, 뛰어난 장르 소화력으로 탄탄한 음악성과 내공을 쌓아왔다. 비투비, 뮤지컬 배우 등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온 이창섭이지만, 이번 신보를 통해 공고히 다질 '솔로 아티스트' 수식어에도 기대가 모인다.
"앨범 전체가 제 목소리로만 채워졌다는 것이 지금도 신기하다"는 이창섭은 "솔로 가수가 주는 무게감을 느끼고 있는데, 멤버 여섯 명이 부르던 것을 오롯이 혼자 짊어지려니 힘들더라. 그래도 그 무게를 이겨가는 과정을 경험하고 싶다"고 바랐다.
끝으로 "이번 앨범을 통해 스스로 땅에 발을 디딘 솔로 가수로 기억되고 싶다"며 "솔로로도 그릇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는 것 자체가 본격적인 솔로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창섭의 첫 솔로 정규앨범 '1991'은 2일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