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버스터 포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신임 사장이 피트 푸틸라 단장을 경질하며 취임 첫 날부터 강력한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포지 사장은 2일(이하 한국시각) 홈구장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난 야구에 매우 열정적인 사람이다. 알다시피 몇 년 전 은퇴했지만, 이 구단에서 다시 기회를 얻었다"며 "모든 프런트 임직원과 스태프, 선수들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기억을 쌓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우승이 가장 위대하다. 궁극적으로 우리의 목표다. 매년 플레이오프 팀이 돼야 하고 우승을 다퉈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내 자신보다 더 큰 뭔가의 일부가 되었다는 큰 그림만으로도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포지 사장은 대변혁을 예고하고 나섰다. 피트 푸틸라 단장을 해임했다. 푸틸라 단장은 구단의 다른 보직으로 옮긴다.
포지 사장은 "나는 리더를 원한다. (밥 멜빈)감독과 일하는 사람들을 강하게 만들어 줄 사람이 필요하다. 스카우트 분야에서 일한 사람이 이상적이고, 그게 나에게는 중요할 것 같다"며 "요즘 야구는 눈과 본능이 보는 것과 데이터가 알려주는 것을 일치시키는 것"이라며 새 단장의 자격 요건을 설명했다.
스카우트 출신 단장을 선임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최근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오르지 못해 의기소침해진 프랜차이즈 분위기에 대한 책임을 푸틸라 단장에게도 일부 돌린 대목이라고도 볼 수 있다.
포지 사장은 이어 "여러분들이 나를 잘 알고 있겠지만 전체적인 철학을 말하자면 나의 기본적인 원칙은 아주 간단하다. 난 우리가 궁극적으로 준비된 팀으로 알려지기를 바라며, 기본이 탄탄한 팀은 정말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유지하며, 궁극적으로 이것이 바로 선수들에 바라는 모든 것"이라며 "우리 구단의 브랜드가 오염됐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향후 몇 주 몇 달 동안 우리의 정체성에 관한 많은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대변혁을 예고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앞서 전날 파란 자이디 사장을 경질하며 포지 사장을 선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구 라이벌이자 100년 앙숙인 LA 다저스 단장을 지내다 2018년 가을 샌프란시스코 야구운영사장으로 옮겨온 자이디 사장은 2021년 107승으로 프랜차이즈 최다승 기록을 세우며 '스포팅뉴스 올해의 프런트', 'MLB 선정 올해의 프런트'에 각각 선정돼 전성기를 보냈다. 덕분에 2023년 시즌 직후 2년 연장계약을 하며 2025년까지 자리를 보장받았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3년 연속 승률 5할을 넘지 못한 책임을 그에게 물어 계약기간 1년을 남기고 경질했다. 결국 전력 강화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선수단 관리 능력도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보면 된다.
자이디 사장이 추진했던 일 가운데 가장 아쉬운 건 몇 년간 초대형 FA 영입에 실패한 것이다. 2018년 말 브라이스 하퍼, 2022년 말 애런 저지와 카를로스 코레아, 2023년 말 오타니 쇼헤이와 잇달아 접촉하며 마지막 단계까지 갔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이들 중 그 누구도 품에 안지 못했다. 자이디 사장의 수완 부족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지난 겨울에도 이정후, 블레이크 스넬 등 쓸 만한 FA들을 대거 영입했으나, 맷 채프먼을 빼놓고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낸 선수는 없다. 2022년 81승81패, 2023년 79승83패, 그리고 올해 80승82패로 가을야구 초대권을 받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자이디 사장과 푸탈라 단장이 함께 책임을 지고 물러난 꼴이 됐다.
MLB.com은 '자이언츠는 지난 겨울 밥 멜빈 감독을 새 감독에 앉히고 이정후, 블레이크 스넬, 맷 채프먼, 호르헤 솔레어, 조던 힉스, 톰 머피 등 6명의 FA에 3억20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매리너스부터 로비 레이를 영입해 7400만달러의 추가적인 비용을 들였다'며 '그로 인해 드래프트 픽 2개를 포기해야 했고, 2017년 이후 처음으로 페이롤이 폭등해 사치세를 부담하게 됐다. 하지만 경쟁력있는 팀으로 변모할 만큼 충분하지 못했다'고 논평했다.
이정후는 지난 겨울 6년 1억1300만달러에 계약을 맺고 입단했지만, 지난 5월 수비를 하다 펜스에 어깨를 부딪히면서 다쳐 시즌을 마감했다. 포지 사장 체제에서 올해 37경기 밖에 못 뛴 이정후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수도 있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