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10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첫 경기를 잡고 디비전시리즈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디트로이트는 2일(이하 한국시각)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아메리칸리그(AL) 와일드카드시리즈 1차전에서 에이스 태릭 스쿠벌의 호투를 앞세워 3대1로 승리했다.
디트로이트는 1승을 보태면 디비전시리즈에 올라 중부지구 1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격돌한다.
양 팀간 2차전은 3일 오전 3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디트로이트는 불펜투수를 오프너로 기용해 불펜데이로 갈 예정이고, 휴스턴은 헌터 브라운이 선발등판한다.
디트로이트는 정규시즌서 86승76패를 거둬 AL 와일드카드 3위, 즉 막차를 타고 가을야구에 올랐다. 올시즌 내내 주춤했던 휴스턴은 후반기 저력을 드러내며 88승73패를 마크, 4년 연속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하며 8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러나 에이스 앞에서 휴스턴 막강 타선은 무기력했다.
정규시즌서 18승4패, 평균자책점 2.39, 228탈삼진을 기록해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차지한 스쿠벌은 6이닝 동안 4안타와 1볼넷을 내주고 탈삼진 6개를 곁들인 완벽한 피칭을 벌이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2020년 데뷔 이후 올해 처음으로 규정이닝을 채운 스쿠벌은 생애 첫 가을야구에서 현존 최강 선발투수임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스쿠벌은 만장일치 AL 사이영상이 유력하다.
88개의 공을 던져 스트라이크 64개를 꽂았고, 23타자 중 17타자에거 초구 스트라이크를 구사했다. 완벽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체인지업 32개, 포심 패스트볼 23개, 싱커 22개, 슬라이더 10개, 너클커브 1개를 각각 섞어 던졌다. 직구 구속은 최고 99.8마일, 평균 97.4마일로 정규시즌 때보다 약 0.6마일이 빨랐다. 싱커 역시 평균 97.8마일을 찍어 1.2마일이 더 나왔다. 그만큼 더욱 집중해 온 힘을 다해 던졌다고 볼 수 있다.
스쿠벌은 3-0으로 앞선 2회말 1사후 상대 우타자 야이너 디아즈의 강습타구에 손을 맞아 부상을 당할 뻔했다. 디아즈는 2구째 87.8마일 바깥쪽 체인지업을 잘 받아쳐 96마일의 하드히트를 날렸다. 타구는 글러브를 낀 스쿠벌의 오른손을 강타하고 옆으로 흘렀다. 스쿠벌은 재빨리 공을 잡아 1루로 던져 타자주자를 처리했다. 큰 부상을 걱정한 AJ 힌치 감독과 트레이너가 뛰쳐 나와 상태를 점검했는데 스쿠벌은 그대로 경기에 남았다.
스쿠벌은 경기후 "멋진 경험이었고 도전이었다. 재미도 있었다. 데뷔 이후 가장 긴장하지 않았나 싶다. 그런 긴장감이 오히려 너무 재밌었다. 멋진 경기였다. 승리로 끝나 너무 좋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휴스턴은 2회초에만 3점을 내며 승기를 잡았다. 1사후 웬실 페레즈의 우전안타, 스펜서 토켈슨의 볼넷 후 2사 1,3루에서 제이크 로저스, 트레이 스위니, 맷 비얼링이 연속 적시타를 터뜨리며 한꺼번에 3점을 뽑아냈다.
무득점으로 끌려가던 휴스턴 9회말 총공세에 나서 디트로이트 마무리 제이슨 폴리를 압박했다. 선두 요단 알바레즈의 좌측 2루타, 알렉스 브레그먼의 유격수 내야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에서 디아즈의 우전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다.
그러나 계속된 1사 2,3루서 빅터 카라티니가 좌익수 짧은 플라이로 쳤고, 채스 맥코믹의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서 제이슨 헤이워드가 1루수 직선타로 물러나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디트로이트가 포스트시즌 게임을 승리한 것은 2013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AL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 이후 처음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