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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최윤범 "2.7조 자사주 매수, 진심담은 간절한 결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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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인수땐 中기업이든 누구든 높은 가격에 팔 것"…"장형진 고문에 대화 제안"
'우군' 베인캐피털과 함께 3.1조원 투입…18% 지분 확보 나서
긴급 기자회견…"주식 전량 소각은 '불확실성 신속 수습' 위한 결정"

(서울·세종=연합뉴스) 이슬기 차대운 기자 =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경영권 인수 시도에 맞서 약 2조7천억원의 회사 자금을 투입해 대규모 자사주 매입 결정을 한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은 2일 "회사와 주주, 임직원, 협력업체를 지키고 지역사회, 그리고 국민 여러분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진심을 담은 간절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연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유를 불문하고 고려아연이 지금과 같은 혼란과 분쟁의 한가운데 처하게 돼 주주와 임직원, 협력업체, 지역사회 및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리게 된 점 깊은 사과의 말씀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의 기자회견에 앞서 이날 고려아연은 이사회 결정을 통해 이달 4∼23일 1주당 83만원에 320여만주의 자기주식을 공개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총 2조6천600여억원 규모다.
영풍·MBK 연합이 고려아연 주식 공개 매수를 통해 경영권 확보 시도에 나선 이후 방어하는 쪽인 최 회장이 공개 석상에 나와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과 함께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도 4천300억원을 들여 공개 매수에 참여해 고려아연 지분 2.5%에 해당하는 51만여주의 공개 매수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털의 합산 공개 매수 규모는 전체 발행 주식의 18%인 372만여주가 된다고 최 회장을 설명했다. 전체 금액은 3조1천억원에 달한다.

최 회장은 "베인캐피털은 고려아연의 경영이나 이사회에 관여하지 않는 순수한 재무적 투자자"라며 "베인캐피털은 고려아연 현 경영진이 추진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등 미래 사업 방향을 적극적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풍·MBK 연합 측에서 고려아연의 회삿돈을 이용한 경영권 지키기가 배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최 회장은 이번 결정이 기업 가치 제고와 주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금번 고려아연이 취득하는 자사주는 향후 적법 절차를 거쳐 전량 소각함으로써 주주 가치를 확고히 높이겠다"며 "이는 금번 사태로 초래된 자본시장 혼란 및 회사 비전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신속히 수습하고자 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단기적으로 금융 부담이 수반되는 어려운 결정이지만,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보존하고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제고하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판단했다"며 "이 결정은 공개 매수에 참여하는 주주와 그렇지 않은 주주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영풍 또한 고려아연의 주주로서 공개 매수에 정당하게 참여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MBK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가담해 이용당하며 고려아연 지분을 MBK에 헐값에 넘길 것이 아니라, 고려아연 지분을 투자 재원으로 해 석포제련소 개선 등 경영 정상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영풍·MBK 연합의 경영권 인수 시도를 '약탈적'이라고 규정한 회사 측의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하면서 국가기간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명분을 앞세웠다.
그는 "MBK가 경영권을 장악하는 경우 결국 고려아연을 중국 기업이든 누구든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매수인에게 매각할 것"이라며 "이런 결과를 방지함으로써 비철 제련 세계 1위의 토종 기업으로서 이차전지 공급망에서 니켈 등 핵심 원소재를 생산하는 국가기간산업을 지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영풍의 장형진 고문이 최 회장과의 인간적 '불화'가 장씨 집안과 최씨 집안의 정면충돌로 이어졌다고 언급한 가운데 최 회장은 이날 장 고문과 대화할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최 회장은 "영풍 장형진 고문님과 그간 오해를 해소하고 영풍과 고려아연의 협력적 관계 회복 등 두 회사가 직면한 제반 사항들에 대해서 모든 가능성을 열고 허심탄회하게 상의드리고 원만한 해결 방안을 찾고 싶다는 점을 진심으로 제안드린다"고 말했다.
wise@yna.co.kr
cha@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