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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꼴찌팀 평균관중이 3만2804명이라니…'성적=흥행' 공식 깬 만년 하위권팀, 16년 만에 230만명 돌파 눈앞[민창기의 일본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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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과 흥행이 반드시 비례하는 건 아니지만, 보통 성적을 올리면 흥행도 따라온다. 프로 스포츠에선 상식이다. 아무리 열성팬의 지지가 강력하다고 해도 성적이 안 나면 확장성이 떨어진다. 그런데 종종 예외적인 사례가 있다.

올시즌 한화 이글스는 47경기 매진을 기록했다. 홈에서 개최한 71경기 중 무려 66%, 3분의 2다. 대전야구장이 1만2000석 규모의 미니 사이즈 구장이라고 해도 놀라운 수치다.

김경문 감독이 부임해 한때 6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가을야구, 5위를 바라보며 무섭게 비상했다. 그러나 좋은 흐름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 롯데 자이언츠에 1경기차로 밀렸다.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홈 승률이 높은 것도 아니다. 30승2무39패, 4할3푼5리. KBO리그 10개팀 중 홈 승률 꼴찌를 했다. 그런데도 거의 매경기 만원 관중이 "최·강·한·화"를 외치고 "이글스라 행복합니다"를 불렀다. 오랜 기간 바닥권을 맴돌다 보니, 성적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졌다. 승패를 떠나 팬들이 분위기를 즐기는 경지에 오른 듯하다.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도 올시즌 비슷하다. 주니치는 1일 현재 59승8무73패, 승률 4할4푼7리를 기록 중이다. 센트럴리그 6개팀 중 6위다. 3년 연속 꼴찌 위기다. 주니치는 2013년부터 올해까지 12시즌 동안 딱 한 번 가을야구를 했다. 2020년 3위로 클라이맥스 시리즈에 나갔다.

선동열과 이종범이 활약했던 주니치가 만년 하위권이었던 것은 아니다. 2002년부터 2012년까지 11시즌 연속 A클래스(6개팀 중 1~3위)를 유지했다. 2010~2011년, 2년 연속 리그 우승을 하고, 2012년 2위를 했다. 이후 내리막길로 가더니 암흑기를 맞았다.

그런데 이번 시즌, 바닥을 친 성적과 흥행이 따로 논다.

지난 22일 나고야 반테린돔(나고야돔)에서 열린 히로시마 카프전. 주니치의 올시즌 한 경기 최다인 관중 3만6310명이 입장했다. 다음 날인 23일 히로시마전에 3만6320명이 몰려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시즌 홈 68경기에 총 223만698명이 들어왔다. 경기당 평균 3만2804명. 탈꼴찌를 위해 사력을 다하는 팀에 관중이 몰린다.

한신 타이거즈,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이어 센트럴리그 평균 관중 3위다. 한신은 경기당 4만1801명(총 300만969명), 요미우리는 3만9205명(총 278만3523명)을 기록했다. 요미우리는 4년 만에 리그 우승을 했고, 지난해 재팬시리즈 우승팀 한신은 사실상 2위를 확정했다.

양 리그 전체로는 12개팀 중 4위다. 퍼시픽리그의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3만7894명(총 261만4689명)을 기록해 주니치를 앞섰다.

1일까지 센트럴리그가 총 1430만8588명-평균 3만4068명, 퍼시픽리그가 총 1178만7239명-평균 2만8132명을 끌어모았다.

지금 같은 기세라면 오치아이 히로미쓰 감독이 팀을 이끌었던 2008년 이후 16년 만에 관중 230만명을 기록한다. 오치아이 감독 시절보다 반테린돔 좌석이 2000석이 줄었는데도 그렇다. 일본언론은 구단 자료를 인용해 20대 젊은 관중 비중이 가장 높다고 보도했다.

경기장에서 진행하는 이벤트가 젊은 팬들에게 인기가 높고, 메이저리그에서 만화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야구에 대한 관심을 더욱 끌어올렸다는 게 구단의 분석이다.

주니치는 다쓰나미 가즈요시 감독(55)이 지난달 18일 한신에 패한 직후 시즌이 종료되면 사퇴하겠다고 밝힌 뒤 흐름이 좋다. 야쿠르트와 히로시마를 상대로 4연승을 거뒀다. 6경기에서 5승(1패)를 올리며 탈꼴찌 의지를 다졌다.

주니치는 4일부터 요코하마 베이스타즈를 나고야로 불러 마지막 3연전을 벌인다. 이 세 경기가 끝나면 다쓰나미 감독은 팀을 떠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