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허성태가 개그맨 이수근을 의심했다.
허성태는 지난달 30일 오후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메소드 클럽'에서 남다른 예능감을 뽐내 안방극장을 폭소로 물들였다.
'메소드 클럽'은 연기파 희극인들이 가르치고 배우가 배우는 B급 페이크 다큐멘터리다. 이수근, 이수지, 곽범이 매회 색다른 정극 배우를 학생으로 맞아 도발적인 연기 수업을 펼치고, 백호, 황정혜, 전경민, 백예림은 고정 수강생 크루로 유쾌한 시너지를 완성하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 허성태는 '메소드 클럽' 마지막 수강생으로 등장했다. 곽범의 부캐 '곽경영'은 "배우에게 중요한건 목소리, 대사 전달력, 바로 딕션"이라고 강조했고, "혀가 짧으신 거냐, 두꺼우신 거냐"라며 허성태의 발음을 디스하는 전경민에 넋나간 그의 표정이 비춰지며 웃음을 자아냈다.
허성태는 곽범과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명장면을 재현했다. 허성태는 유재명이 연기한 장대희 회장 역을, 곽범은 박서준이 연기한 박새로이 역을 맡았고, 허성태는 시종일관 자신의 신경을 긁던 곽범이 박서준 역할을 자처하자 "다른 사람이 하면 안돼냐"라며 불만을 토로해 또 한 번 웃음을 안겼다.
본격적인 연기가 시작되고, 허성태는 웃음기를 쫙 빼고 근엄한 장회장 역할에 완전히 몰입한 모습을 보였다. 허성태는 "장가(家)를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지"라는 극악무도한 대사를 무게감 있게 연기했지만, 그의 연기가 끝나자 "대사가 들리지 않는다", "한국어 자막이 필요하다" 등 수강생들의 질타가 쏟아져 보는 이들을 폭소하게 만들었다.
"악역이 아닌 격정 멜로를 해보고 싶다"라고 고백한 허성태는 '메소드 클럽'의 자칭타칭 멜로 강사 이수지와 함께 드라마 '프로듀사'의 장면을 재현하기도 했다. 허성태는 김수현, 이수지는 아이유로 분해 풋풋한 청춘의 멜로를 어른 멜로로 재해석했고, 비틀거리는 이수지를 온몸으로 받아내는 그의 모습에 곳곳에서 야유와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어 허성태는 자신이 분실한 시계와 똑같은 제품을 착용한 이수근에 "흠집이 제 것과 똑같이 났다"라며 강한 의심을 드러냈고, 이수근은 "시계에 흠집나면 다 성태씨 거냐. 이거 아내가 결혼 예물로 선물해 준 것이다"고 노발대발하며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이수근의 신고로 도착한 경찰이 시계를 흔들었고, 분침과 초침이 힘없이 떨어져 나간 것에 이어 품번이 적혀있지 않은 가품으로 밝혀져 모두를 멘붕에 빠뜨렸다.
허성태의 시계 분실 사건은 수강생들의 소통 오류로 인한 해프닝으로 밝혀졌고, 허성태는 "여기는 싹 다 한패다. 이딴 학원에서 뭘 배우겠냐"라고 소리치며 '메소드 클럽'에서 쌓인 설움과 분노를 쏟아냈다. 이어 러닝셔츠를 입고 무대 위에서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는 이수근의 모습과 "괴상해"라며 치를 떠는 허성태의 모습이 그려져 마지막까지 안방극장을 유쾌한 웃음으로 물들였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