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어떤 자리든 열려 있다."
얼굴에 얼마나 두꺼운 철판을 깔면 이런 발언을 서슴없이 할 수 있는 것일까. 심지어 TV방송을 통해 나온 발언이다. 자신에게 어떤 제안이 오든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인데, 구체적으로는 두 자리를 의미한다.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감독 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 자리다.
문제는 이런 자신만만한 발언을 한 사람이 정작 처참한 커리어를 갖고 있다는 데 있다. 바로 전 첼시 감독이었던 그레이엄 포터다. 잉글랜드 대표팀 수장과 EPL 대표 인기구단 맨유의 감독 자리를 모두 노리고 있지만, 실제 그의 감독 커리어는 절대 화려하지 않다. 심지어 최근 1년 6개월 간은 실직상태였다.
영국 매체 팀토크는 1일(한국시각) '에릭 텐 하흐 맨유 감독이 경질 위기에 처하자 포터 전 첼시 감독이 맨유와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자리에 대한 힌트를 언급했다'고 전했다. 포터 전 첼시 감독은 지난 30일 스카이스포츠의 먼데이 나이트풋볼에 출연해 맨유와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부임 가능성에 대해 "어떤 것이든 열려있다"며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부임 가능성에 관해 "영국인으로서 이 직업은 매우 환상적이다. 나는 FA(잉글랜드 축구협회)가 무슨 결정을 하든 그것을 지지한다"면서, 프로팀 감독 복귀를 더 선호하느냐는 질문에는 "무엇이든, 모든 것에 대해 열려있다"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예스/노'에 대한 언급은 피했지만, 맥락상으로는 거의 '예스'에 가깝다고 해석할 수 있다.
특히 포터 전 첼시 감독은 텐 하흐 감독을 대체할 새로운 맨유 감독 후보 중 한명으로 평가된다. 포터 감독은 "많은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 여전히 많은 인물과 대화하고 있지만, 내용에 관해서는 비공개하는 게 최선이다"라고 속마음을 감췄다.
하지만 포터 전 감독의 커리어를 보면 맨유나 FA 측의 선택을 모두 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크다. 뚜렷하게 보여준 성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2022년 9월 첼시 감독으로 부임했지만, 불과 7개월 만인 2023년 4월에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바 있다. 과거 스완지시티와 브라이튼 등에서는 그런대로 좋은 지도력을 보여줬지만, 빅클럽 감독자리에 대한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첼시에서 말 그대로 '폭망'했다. 그 여파로 경질 이후 1년 6개월 째 새 직장을 구하지 못한 상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