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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경질은 없다는데' 최악의 위기에 빠진 텐 하흐, 맨유는 이미 후임 후보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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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에릭 텐 하흐 감독이 결국 경질될까.

텐 하흐 감독의 경질설이 다시 한번 거론되고 있다. 최근 부진 때문이다. 맨유는 올 시즌 6경기에서 승점 7에 그치고 있다. 벌써 3패를 당했다. 순위는 13위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재편된 후 지난 시즌 역대 최악인 8위에 머물렀던 맨유는 올 시즌 더욱 부진한 모습이다.

특히 지난달 30일(한국시각) 홈에서 열린 토트넘과의 6라운드 대패는 성난 여론에 기름을 퍼부었다. 이날 토트넘은 캡틴이자 주장 손흥민이 빠지며, 정상 전력이 아니었다. 반면 맨유는 주전 선수들을 총출동시켰다. 맨유에 유리한 분위기였지만, 결과는 충격적이게도 0대3 대패였다.

맨유는 경기 내내 토트넘의 조직적 압박에 고전했다. 경기 시작 3분만에 브레넌 존슨에게 선제골을 내준 맨유는 이후 동점골을 위해 나섰지만, 모래알 같은 조직력으로는 토트넘의 수비를 뚫을 수 없었다. 빌드업 과정에서 실수를 연발하던 맨유는 설상가상으로 전반 막바지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퇴장으로 더욱 꼬였다. 맨유는 후반 두골을 더 내주며 완패를 당했다.

분위기는 최악이다. 맨유팬들은 당장 텐 하흐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데일리스타는 '레드 데블스는 앤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을 상대로 전반전에 브레넌 존슨에게 실점했고, 미키 판 데 벤의 놀라운 득점과 어시스트를 허용했다. 맨유의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침착함을 잃고 제임스 매디슨을 욕하다 레드카드를 받았다'며 '브레이크 전부터 일부 골수 팬들은 텐 하흐 감독에게 염증을 느낀 듯 보였다. 맨유 서포터들은 텐 하흐 감독이 원하는 선수를 얻었지만, 게임 플랜이 없다. 쉬운 게임을 너무 어렵게 보이게 만든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맨유는 올 시즌을 앞두고 에릭 텐 하흐 감독을 유임시켰다. 당초만 하더라도 결별이 유력했다. 맨유는 리그에서 8위에 머물렀다. 1990년 이후 최악의 성적이었다.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도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글레이저 가문 시대를 넘어 새롭게 수뇌부를 꾸린 맨유는 텐 하흐 감독과 작별하고, 새로운 감독 카드를 만지작 거렸다.

대반전이 일어났다. 라이벌 맨시티를 꺾고 FA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결국 텐 하흐 감독과 동행을 이어갔다. 2년 재계약을 맺었다. 토마스 투헬,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후벵 아모림, 로베르토 데 제르비, 사비 알론소 등이 새로운 감독 후보로 거론됐지만, 다시 한번 텐 하흐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맨유는 올 여름에도 지갑을 열었다. 마타이스 더 리흐트, 누사이르 마즈와리, 레니 요로, 조슈아 지르크지를 영입하며 전력을 업그레이드했다. 물론 우승 전력은 아니지만, 분명 우승권을 위협할 수 있는 스쿼드다. 하지만 맨유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 텐 하흐 감독은 언론에 불만만 늘어놓고 있다. 그는 리버풀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 2년 동안 우리는 잉글랜드에서 맨시티 다음으로 가장 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것이 팩트"라며 "우리는 이번 시즌 우승을 원한다. 난 우리가 이를 이룰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고 했다. 이어 "나는 이 클럽을 새롭게 만들어가야 했다. 젊은 선수들을 데리고 발전시켰으며,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내가 여기서 더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는가?"라고 했다. 이어 "내가 알기로는 패들은 나에게 만족하고 있다. 내가 공로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내가 아니고 맨유"라고 했다.

완패 후에는 아예 기자와 싸웠다. "나는 해리포터가 아니다. 이걸 인정해야 한다"며 "3명의 선수가 이날 첫 경기에 나섰다. 마누엘 우가르테는 1분도 뛰지 않았다. 그는 몸상태를 올려야 한다. 몇주 정도의 시간이, 아마 한달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건 다른 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어 '선수들이 아니라 코칭 방식의 문제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발끈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당신은 그렇다고 확신하는가.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처럼 트로피를 들어올리거나 강팀을 이길 수 없다"며 "그렇게 생각하는 당신이 딱하다.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맨시티 다음으로 많은 트로피를 따낸 팀"이라고 쏘아붙였다.

마치 경질 직전 감독의 모습과도 같았다. 맨유 수뇌부는 다시 한번 결단을 내렸다. 맨유 수뇌부는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텐 하흐 감독에 대한 지지의 뜻을 전했다. 맨유 CEO인 오마르 베라다는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우린 여전히 에릭을 믿는다. 그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린 에릭이 우리에게 맞는 코치라고 생각하고 그를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댄 애시워스 맨유 스포츠디렉터도 "지난 8주 동안 에릭과 함께 일한 것이 정말 즐거웠다는 것을 반복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얘기가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반등은 없었다. 텐 하흐 감독의 입만 더욱 거칠어지고 있다. 텐 하흐 감독은 "경기에서 패한 후 기사를 읽을 필요가 없다. 어떤 내용인지 뻔하다"며 "나는 지지를 받고 있다. 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어려운 상황이 오면 이를 감당해야 하고 승리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사람들은 항상 맨유가 패하길 원한다"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자신이다. 우리는 항상 팀으로 해결해야 한다. 우리가 승리하지 못하면 항상 비판이 나올 것이다. 우리가 일을 제대로 할때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우리는 이런 모습을 여러차례 보여줬다"고 했다.

토트넘전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토트넘전 패배 후 인터뷰에서 "우리는 시즌 초반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팀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부상자 문제와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말을 들은 맨유팬들은 "도대체 얼마나 시간을 줘야 하나"고 한숨을 내쉬고 있다.

맨유도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당장 경질은 쉽지 않다. 영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텐 하흐 감독을 경질할 경우, 맨유는 약 1750만 파운드(약 309억 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지급해야 한다. 당장 직원들을 해고할 정도로 재정 상태가 썩 좋지 않은 맨유 입장에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액수다. 쉽게 경질을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맨유는 일단 후보군은 추려놓은 상황이다. 레전드이자 맨유 코칭스태프였던 루드 판 니스텔로이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인터밀란의 우승을 이끈 시모네 인자기, 잉글랜드 대표팀의 성공시대를 열었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첼시에서 실패했지만 브라이턴에서 가능성을 보인 그레이엄 포터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잇다. 이 중 판 니스텔로이가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다. 유럽이적시장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파브리지오 로마노 역시 판 니스텔로이를 차기 감독 후보로 꼽고 있다.

텐 하흐 감독의 미래는 포르투와의 유로파리그, 애스턴빌라와의 리그 경기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 경기에서도 패할 경우, 경질될 가능성이 높다. 일단 현지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 텐 하흐 감독이 이 위기를 극복하더라도, 그로는 우승할 수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맨유 내부에서도 텐 하흐 감독이 계속해서 감독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BBC'는 일단 '맨유는 텐 하흐 감독과 계속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토트넘전에서 사기를 꺾는 패배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 포르투전과 아스톤 빌라전에서 그와 동행을 이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