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괴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완벽 부활에 칭찬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9월29일(한국시각)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레버쿠젠과의 2024~202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5라운드에서 1대1 무승부를 거뒀다. 지난 시즌 우승팀 레버쿠젠을 상대로 시종 압도했지만, 아쉬운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 31분 로베르트 안드리히에게 선제골을 내준 바이에른은 전반 39분 알렉산드르 파블로비치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바이에른은 5경기 무패를 달리며 승점 13(4승1무)으로 선두를 지켰다.
다요 우파메카노와 센터백으로 나선 김민재는 이날도 적극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하프라인에서 헤더로 상대 패스를 차단한 것을 시작으로 후반 8분에는 상대 스루패스를 멋진 슬라이딩 태클로 끊어냈다. 후반 26분에는 상대 역습 패스 길목을 미리 읽어내고 수비에 성공했다. 김민재의 적극적인 수비를 앞세운 바이에른은 시종 상대를 몰아붙일 수 있었다. 이날 바이에른은 슈팅수에서 무려 18대3으로 앞섰다. 공격에서도 한차례 슈팅을 시도하는 등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김민재는 이날 경기 풀타임을 소화하며 패스 성공률 92%, 슈팅 1회, 인터셉트 2회, 공 소유권 회복 7회, 볼 경합 승률 75%, 공중볼 경합 승률 50%, 전체 경합 성공 7회 등을 기록했다. 유럽축구 통계사이트 풋몹은 김민재에게 좋은 평점 7.5를 주었다. 소파스코어의 평점은 7.1, 후스코어드닷컴의 평점은 6.84였다.
독일 언론은 김민재의 활약에 호평을 보냈다. 스포르트1은 김민재에게 팀 내 최고 평점인 1.5점과 함께 '김민재는 전반에는 별로 할 일이 없었다. 집중력을 보여줬고, 큰 실수도 없었다. 롱볼을 시도할 때 어뢰처럼 앞으로 나가는 것을 선호했고, 하프라인에서 상대의 패스를 가로챘다. 그것이 바로 뱅상 콤파니 감독이 원하는 방식이었다'라고 극찬했다. 아벤트차이퉁도 팀내 1위에 해당하는 평점 2점을 주며 '수비 움직임에서 좋은 타이밍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안정감 있는 플레이였다. 안드리히 슈팅에서 살짝 굴절되기도 했지만, 이날 바이에른 최고의 선수였다'고 했다.
다른 매체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스폭스는 평점 2점과 함께 '안정적이고 몇 가지 눈에 띄는 수비 장면이 있었다'라고, TZ 역시 평점 2점을 주며 '자신 있게 자신의 위치에서 레버쿠젠을 거칠게 몰아붙였다. 레버쿠젠의 공격을 차단하고, 후방에서 필요로 하는 수비를 발산했다'고 평가했다. 독일 스카이스포츠도 평점 2점을 줬다. 대부분은 팀내 최고, 아니면 수비진 중 최고의 평점을 주며 이날 김민재의 활약을 칭찬했다.
특히, 김민재에게 비판적인 어조였던 키커와 '레전드' 로타르 마테우스까지 김민재에 엄지를 치켜올렸다. 키커는 30일 2024~202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5라운드 이주의 팀을 발표했다. 해당 명단에는 투타, 오마르 마르무쉬, 라스무스 크리스텐센(이상 프랑크푸르트), 세루 기라시(도르트문트), 벤자민 세슈코, 굴라치 페데르(이상 라이프치히), 엘리아스 사드(장크트파울리), 요나스 푀렌바흐(하이덴하임), 옌스 스타케(베르더 브레멘) 등이 이름을 올렸으며, 김민재도 포함됐다. 바이에른 선수 중에는 유일했다. 키커는 김민재에 대해 '단호하고 세심한 수비를 펼쳤고, 태클과 헤더에 강했다. 활약을 통해 자신의 클래스에 대한 의문을 지워냈다'라고 칭찬했다.
마테우스도 스포르트1을 통해 바이에른을 칭찬하며, 김민재를 언급했다. 마테우스는 "지금 바이에른은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3년 동안 이끌었을 때보다 더 강한 팀이다"라며 "옆으로, 뒤로 가는 축구가 아닌 공격적인 축구를 하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이어 "콤파니 감독은 마테우스 투헬 전임 체제에서 약했던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의 센터백 라인을 부활시켰다"며 "바이에른 경기를 보는 것이 다시 재밌다"고 했다. 마테우스는 과거 "김민재가 나폴리에서 보여줬던 플레이를 지금 바이에른에서 보여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김민재는 바이에른의 불안요소다. 기대만큼 해내지 못하고 있다" 등 악평을 쏟아낸 바 있다.
선수들도 칭찬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고 있는 조슈아 키미히는 스포르트1을 통해 김민재가 이끄는 수비진에 대해 극찬했다. 키미히는 "그들이 지난 몇 주 동안 보여준 경기력은 대단하다. 그들은 넓은 공간을 수비해야 한다. 골문에서 50~60미터 떨어진 위치에서 뒤에 있는 큰 공간을 방어하려면 엄청난 실력이 필요하다. 그들은 볼프스부르크전 이후 비판을 받았지만, 감독님께서 공개적으로 그들을 옹호했다. 이제 그들은 이에 보답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뛰어난 폼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다만, 빌트는 이날도 평점 3점을 줬다. 수비진 중에서는 가장 낮은 평점이었다. 빌트는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민재에 대해서 기를 쓰고 외면하는 모습이다. 인종차별이 의심될 정도다. 이어'김민재가 투헬을 조롱했다'는 억지스러운 기사까지 내보냈다. 김민재는 투헬 감독에 대한 지적이나 아쉬움을 공개적으로 단 한번도 토로한적이 없음에도 말도 안되는 제목을 기사를 내보냈다.
김민재는 올 시즌 마침내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이다. 첫 경기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뱅상 콤파니 감독의 신뢰 아래 완전히 살아난 모습이다. 특히 최근 보여준 경기력은 나폴리 시절 보여준 괴물 같은 경기력을 연상케 할 정도다. 지난 베르더 브레멘전에서 TZ는 최고 평점에 해당하는 평점 1점을 주며 '자신감 넘치는 김민재는 유럽 최고의 센터백 중 한 명이다. 태클할 때마다 자신감을 되찾은 모습을 보여줬다. 항상 세심하게 전진하며 잠재적인 역습을 사전에 차단했다'고 칭찬했다. 분데스리가 사무국 선정 4라운드 공식 베스트11에도 선정됐다.
토마스 투헬 감독 아래서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 시즌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막스 에벨 바이에른 단장은 "수비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 특히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뛰어난 경기력을 보였다. 이게 바이에른다운 경기력"이라고 강조했다. 다소 괴팍한 스타일의 투헬 감독 시절, 적응과 전술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과 달리, 콤파니 감독 아래서 김민재는 자신감 있고, 과감한 플레이를 펼쳐보이고 있다. 달라진 모습에 대한 김민재가 비밀을 전했다. 김민재는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아벤트차이퉁의 킬리앙 크라이트 기자를 만나 "콤파니 감독은 선수들에게 원하는 것을 훨씬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고 전했다.
TZ는 '콤파니가 바이에른 수비를 제 궤도에 올린 방법'이라는 기사를 전했는데, 콤파니 감독의 세부적인 전술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일단 콤파니 감독은 해리 케인을 포함해, 모든 선수들이 함께하는 과감한 압박을 선호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비라인의 간격을 줄이면서 김민재가 커버하는 범위를 줄였다. 김민재는 올 시즌 팀내 1위인 66.7%의 태클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빌드업 플레이에 대한 역할을 위쪽으로 올리며 수비진의 부담을 덜었고, 센터백들이 언제 전진하고 물러날지, 어떻게 커버해야할지를 섬세하게 지시하며, 김민재가 부담없이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TZ는 '이런 전술적 명확성이 바이에른의 수비 문제를 최소화하고, 그들이 승리를 이어가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얀 크리스티안 드레센 바이에른 CEO는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는 너무 뛰어난 경기를 펼쳤다. 두 사람이 함께 뛰어서 행복하다"고 했다. 드레센 CEO는 마티아스 더 리흐트를 맨유로 보내고 김민재와 우파메카고는 지켰다. 당시만 하더라도 이 선택은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지금은 전혀 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 드레센 CEO는 "지난 시즌 비판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좋지 못한 활약을 보여준 적도 있었다. 하지만 김민재가 휴가 이후 한국 투어가 끝나고 최고의 폼으로 돌아온 것이 중요하다"며 "김민재는 감독의 신뢰를 완벽히 차지했다. 콤파니 감독 역시 팬들의 여론보다는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조합으로 최고의 결과를 내고 있다. 점점 호흡이 좋아지는 것을 볼 수 있게 됐다. 말 그대로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만족감을 보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