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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17:21→23:21→25:23' '이소영 더비'에서 역대급 세트 터졌다. 여자부 4경기 중 3경기가 5세트라니... 역대급 시즌 예고. 정관장이 3대2 진땀승[통영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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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소영 더비'에서 정관장이 부키리치-메가의 쌍포가 폭발하며 첫 승을 챙겼다.

정관장은 30일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IBK기업은행과의 여자부 B조 경기서 풀세트 접전 끝에 3대2(25-20, 18-25, 25-23, 23-25, 15-11)로 승리했다.

IBK기업은행은 비시즌에 크게 전력을 보강한 팀에 속한다. 아웃사이드 히터 이소영과 미들블로커 이주아를 FA 영입했다. 폰푼이 떠난 아시아쿼터로 세터 천신통을 뽑았고, 외국인 선수로는 1m91의 24세의 젊은 아포짓 빅토리아를 뽑았다. 주전들이 크게 바뀐 새로운 팀이 됐다.

IBK기업은행은 세터 천신통과 선수들의 호흡이 얼마나 맞을까가 핵심이다. 지난 시즌 폰푼은 너무 빠른 토스여서 오히려 힘들었는데 중국리그에서 온 천신통은 오히려 만만디여서 고민이다. 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는 천신통이 하고 싶은대로 하게 둘 것이다. 작전 시간에서도 천신통에겐 별 말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관장은 외국인 선수 지아가 떠났지만 1m98의 장신 아포짓 부키리치를 뽑았다. 아시아쿼터 메가(1m85)와 포지션이 겹치는 부분을 풀어야 하지만 박은진(1m87) 정호영(1m90) 등 키 큰 선수들을 보유한 장신 군단으로 거듭났다. 이소영이 떠난 것이 아쉽지만 표승주가 살림꾼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정관장 고희진 감독은 부키리치와 메가의 교통 정리를 부키리치를 아웃사이드 히터로 쓰는 것으로 정리했다. 고 감독은 "대부분이 누가 더 리시브를 잘하느냐를 보는데 나는 누가 더 왼쪽에서 잘 때리느냐를 봤다"면서 "부키리치가 더 좋아서 부키리치를 아웃사이드 히터로 쓰기로 했다. 리시브도 나쁘지 않다"라고 했다. 이번 대회가 부키리치의 리시브 능력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듯.

공교롭게도 이소영이 떠난 팀과 이적한 팀이 컵대회 첫 경기서 만났다.

1세트부터 메가와 부키치치의 쌍포가 터지면서 정관장이 쉽게 앞서나갔다. 13-19까지 밀리자 결국 기업은행은 천신통과 빅토리아를 빼고 김희진과 김하경을 투입해 분위기를 바꿨고, 이후 어느정도 추격을 했다. 김희진과 육서영의 스파이크에 이주아의 블로킹까지 더해 20-23으로 3점차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정관장은 표승주의 시간차에 부키리치의 스파이크로 25-20으로 1세트를 마무리.

2세트 역시 마찬가지. 메가와 부키리치가 좋은 공격력을 보이면서 앞서나갔다. 이날은 둘의 컨디션이 좋아보여 굳이 다양한 공격이 시도할 필요가 없어 보이기까지 했다. 반면 기업은행은 1세트에 공격성공률이 14%에 그쳤던 빅토리아가 분전.

그래도 추격을 하던 기업은행에게 기회가 왔다. 신은지의 서브 미스에 이어 이소영이 메가의 백어택을 블로킹하며 16-17, 1점차까지 좁히더니 빅토리아의 스파이크로 드디어 동점까지 만들어냈다.

정관장이 당황했다. 공격이 계속 기업은행에게 막혔고, 메가의 공격 범실에 부키리치마저 공격에 실패해 기업은행이 19-17로 역전했다.

순식간이었다. 정관장의 리시브가 불안하자 단조로운 공격을 할 수밖에 없었고 기업은행은 이에 블로킹과 수비로 막고 반격을 했다. 그럴수록 정관장은 범실로 무너졌다. 결국 25-18로 기업은행이 역전승을 거두며 세트스코어 1-1을 만들었다.

빅토리아가 혼자 9점을 뽑으며 해결사가 됐고, 이소영은 공격으로 1점만 뽑았지만 블로킹으로 무려 3점을 뽑으며 게임체인저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3세트는 접전이었다. 공격의 정관장에 수비의 기업은행의 대결 구도. 정관장이 앞서가면 기업은행이 따라붙었다. 21-21에서 정호영이 이소영의 공격을 블로킹한 뒤 빅토이아의 백어택이 아웃되며 정관장이 2점차로 앞서면서 승기를 잡았다. 그리고 24-23에서 긴 랠리 속에 육서영의 스파이크를 박은진이 블로킹하며 3세트 종료.

4세트는 기업은행이 초반 흐름을 잡았다. 7-7에서 육서영의 연속 스파이크와 빅토리아의 백어택, 부키리치의 범실, 최정민의 공격까지 연달아 성공하며 단숨에 12-7로 앞섰다. 기세를 몰아 17-10까지 리드하며 쉽게 5세트로 가는가 했다. 그러나 이때 정관장의 역습이 시작. 이선우의 스파이크와 박은진의 블로킹, 신은지의 서브에이스, 빅토리아의 공격 범실까지 겹치며 16-17, 1점차로 쫓더니 이선우가 황민경의 공격을 블로킹하며 기어이 동점을 만들었고, 부키리치의 스파이크로 18-17 역전, 끝나지 않았다. 신은지의 서브가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부키리치와 박은진의 다이렉트 공격, 블로킹까지 더해 21-17, 4점차로 앞섰다.

기업은행도 곧바로 반격했다. 간신히 빅토리아의 스파이크로 흐름을 끊었고, 이주아가 부키리치의 공격을 블로킹 하더니 황민경과 빅토리아의 연속 득점으로 21-21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메가의 스파이크를 블로킹하며 22-21 역전. 결국 빅토리아의 백어택으로 24-22를 만든 기업은행은 24-23에서 빅토리아의 백어택이 꽂히며 5세트가 성사됐다.

5세트 초반 접전에서 정관장이 승기를 잡았다. 4-4 동점에서 메가와 부기리치의 연속 득점에 빅토리아의 공격 범실로 7-4로 앞선 것.

정관장은 점수차를 유지해가면서 15점을 향해 나아갔다. 정호영이 빅토리아의 공격을 차단하며 14-10을 만들었고 부키리치의 스파이크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정관장은 부키리치가 31점, 메가가 22점, 표승주가 13점을 올리며 삼각편대가 좋은 활약을 펼쳤다.

기업은행은 빅토리아가 31점을 올리며 분전했고, 이주아와 육서영이 10점씩을 올렸고, 이소영과 최정민이 7점씩을 더했다. 이소영은 아직 어깨 상태가 완전치 않아 약한 타격만 한 것이 아쉬웠다. 통영=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