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경성크리처2' 정동윤 감독이 박서준과 한소희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정동윤 감독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2'(강은경 극본, 정동윤 연출)의 인터뷰에 임했다.
정동윤 감독은 "배우의 힘이 큰 것 같다. 같이 촬영을 하다 보면 박서준, 한소희 배우가 얼마나 큰 대중적 파워를 가졌는지 못 느낄 때가 많았는데, 서준 씨도 일본에서 팬미팅을 하면 팬덤이 어마어마하다. '이태원 클라쓰' 등 전작의 영향이 있더라. 서준 씨, 소희 씨를 보고 일본에서도 많이 봐주신 게 아닌가 싶다. 그들이 어떤 비판의식을 갖고 본다기 보다는 서준 씨가 가장 큰 요인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본다'는 것이 제일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멜로에 대해 정 감독은 "멜로는 어려웠다. 시즌1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고 사투를 벌이는 두 사람의 이야기인데 시즌에서 해결되지 않은 건 두 사람의 멜로였다. 서로 죽은 줄 아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게 79년이 흐른 뒤 어쨌든 이어지게 만들어주는 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동적인 으우언이나 회복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 시대를 고스란히 살았던 비극적 아픔을 가진 두 사람이 재회해서 서로를 지긋이 바라보는 모습이 약간 드라마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또 다른 상징적인 의미라고 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두 사람이 시즌1보다 시즌2에서 더 친해졌다. 배려심도 많아졌다. 개인적으로 거리감이 없어져서 더 절친하게 보였던 것 같기도 하다. 시즌1도 어떻게 보면 일주일도 안 되는 사이에 일어나는 일을 담은 것이다. 거기서 아무리 절절해봤자 그렇게까지 있을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현실적으로 들었는데, 79년이란 시간이 흐르면서 추억을 가진 사람들이 만났을 때 눈빛이 다를 것이라 생각했다. 소희 씨와 서준 씨가 5부에서 서로 만나려고 달려갈 때 그 감정을 담고 달려간다는 느낌을 줬다. 그런 게 표현이 되지 않았나 싶다. 마지막 신에서 재회할 때에도 서준 씨도 약간의 슬픔이 있는 미소를 지었고, 소희 씨도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나올 듯 말 듯 알 수 없는 감정의 연기를 잘 해줘서 그날 찍고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또 "두 배우가 프로페셔널하다. 늘 앞과 뒤가 같다. 털털하고 지금 나이에 맞는 고민들도 열심히 하고 있어서 좋았다. 사실 톱스타들을 대하는 것이 저는 낯을 많이 가리기에 어렵기도 한데, 이들이 저를 편하게 해준 것 같다. 셋이 말이 많아서 엄청 말을 많이 하는 것은 아닌데 각자 생각하다가 놀 때는 놀고 그랬던 것 같다. 이들이 인스타그램에 '피땀눈물'을 많이 올리는 것 같은데 저도 힘들었다. 저도 인스타그램을 만들어서 올려야 하나 싶었다. 그런데 두 사람이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가끔 보면 바닥에서 구르는 것도 많았고, 채옥이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가녀린데도 강인한 모습을 보여줘야 해서 두 분이 시즌2에서 훨씬 더 많은 역할을 해준 것 같다. '이게 주인공인가?' 싶고 '이름값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이 끌고 나가주니 스태프나 배우들도 '우리 해내자'는 것이 있던 것 같다. 그게 팀워크에 좋았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소희 씨는 액션을 하다가 많이 쓰러졌다. 시즌1에서 쇠고랑에 맞은 것은 경미했을 정도로 시즌2에서는 훨씬 더 많이 힘들었다. 3부에서 쿠로코들과의 액션신에서 새벽에 몇날 며칠을 찍었는데 벌레도 많고 집중을 안 하면 다칠 수 있는 환경이고 소희 씨도 힘들어할 때도 있었음에도 무술팀과 열심히 찍었다. 그런 곳에 한 번 들어갔다 나오면 들어간 사람과 들어가지 않은 사람의 손 색이 비교가 된다. 들어가지 않은 사람은 손이 하얀데 들어갔다 나오면 검어지는 것이다. 좋은 환경을 제공하지 못한 것 같다"면서 "서준 씨는 와이어도 많이 탔다. 서준 씨는 몸을 잘 쓰는데 피칠갑을 하고 액션을 하면서도 감정을 끝까지 끌고 가야 해서 어려웠을 것이다. 5회에 서로를 향해 달려가는데 서준 씨는 그 장면에서 '한 번 더 해보겠다'고 하면서 좋은 표정들이 나온 것 같다. 너무 중요한 장면인 것을 알기에 몇 번의 테이크를 가면서 촬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재회하면 어떻겠느냐'는 질문에 정 감독은 "굳이 지금?"이라며 웃은 뒤 "나중에 다시 더 성숙해져서 하고 싶다. 저는 아직 제가 성장하는 중이라고 생각하고, 제가 조금 더 성장해서 다시 받아들일 준비가 되면 하고 싶다. 서로 하고 싶다는 의지는 많다. 소희 씨는 '감독님, 이런 것 해주시면 안돼요?'라고 하면서 많이 얘기를 하는데, 각자 원하는 것들을 더 많이 해본 뒤에 몇 년 뒤, 79년 후에 만나면 좋겠다"고 했다.
'경성크리처2'는 2024년 서울, '태상'과 모든 것이 닮은 '호재'와 경성의 봄을 살아낸 '채옥'이 만나 끝나지 않은 경성의 인연과 운명, 악연을 파헤치는 이야기. '경성크리처2'는 1945년 경성부터 2024년 서울까지 이어진 악연을 끝내기 위한 인물들의 사투를 담았다. 시즌1에서 경성 최고의 전당포인 금옥당의 대주 '태상'을 연기한 박서준은 시즌2에서 '태상'과 꼭 닮은 모습을 지닌 '호재'를 연기한다. 한소희는 과거 경성에서 나진을 삼킨 후 늙지도 죽지도 못한 채 현재의 서울을 살아가고 있는 '채옥' 역을 맡았다. 또 비밀 정예 요원인 쿠로코들을 진두지휘하는 '쿠로코 대장' 역의 이무생, 촉수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특수한 능력으로 '호재'와 '채옥'을 쫓는 '승조' 역의 배현성이 합류했다.
'경성크리처2'는 2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