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경성크리처2' 정동윤 감독이 드라마의 의미에 대해 언급했다.
정동윤 감독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2'(강은경 극본, 정동윤 연출)의 인터뷰에 임했다.
정 감독은 시즌2에 대한 반응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순위가 높다고 들었고, 사람들이 많이 봐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게 생각 중이다"라며 "(동시기에 공개돼 높은 순위를 기록 중인 '흑백요리사'가) 밉지는 않다. 예능과 드라마라는 장르적 차이도 있고, 저도 너무 재미있게 보고 있어서 인정하는 게 있다. 둘이 같이 잘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순위에 연연하는 것도 하나도 없다. 같은 드라마끼리 붙여서 1, 2위 순위가 매겨지는 것에도 개인적으로는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정 감독은 "듣기로는 일본에서도 4위를 했고 미국에서도 이틀 연속 10위 안에 들었다고 하더라. 프랑스에서도 좋고 인도에서도 순위가 높아서 너무 좋다. 기분이 좋다. 이 작품의 목표가 우리끼리만 알고 있는 역사, 우리끼리만 느끼는 것에서 벗어나서 해외 사람들이 봐주면 좋겠고 공감해주면 좋겠다는 것이 목표 중 하나라서 그런 게 잘 통하고 있지 않나 봐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시즌1과 시즌2에서 달라진 배경도 주효했다. 정 감독은 "시즌1과 시즌2는 제 개인적 기준에서는 시대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시즌1은 정말 거대한 주적이 있었다. 거기서 힘겹게 사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고 하면, 시즌2는 현대로 넘어와서 시대상이 변했다. 시즌1 때 말했듯 반일 드라마는 아니다. 일본에 대해 '너무 싫어' 이런 것은 아니고 시즌1 때 당시 우리를 아프게 했던 사람들에 대해 잊지 말자. 뭐가 사람답게 사는 것인지에 대해 알고 가자고 얘기하는 건데 시대적 아이러니인 것이 생각보다 쉽게 타협하고 고개 숙이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에서 시즌2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담았다고 생각했고 역사적으로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일제강점기 시대에 많은 분들이 광복 이후 개명을 해서 은연중에 한국 사회에 녹아들고 기득권 세력층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의 시초였던 것 같다. 옹성병원의 뒤의 산이 남산이란 설정을 했고, 여전히 부서진 옹성병원에 남산에 전승제약이란 거대한 기업을 세워서 이름만 한국식으로 바꿔 잘 나가는 바이오 제약 기업이 되어 똑같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생각을 해보자, 제
일 큰 것은 보였던 적과 보이지 않는 적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했다. 시즌2에서는 그런 걸 상징하고 있다고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또 "우리나라 역사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도 되짚을 필요가 있을 것 같았다. 역사적 사실이 있음에도 주인공의 입을 통해 얘기를 해줘야 한다. (박)서준 씨의 입으로 '사과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 왜 용서를 해줘야 하느냐'는 얘기가 있는데, 용서와 망각은 다르다. 이것의 메시지를 담아 방송으로 말씀을 드리고 싶었기에, 서준 씨의 입으로 한 그 신에 대해 진지하게 연출을 했다"고 밝혔다.
'경성크리처2'는 2024년 서울, '태상'과 모든 것이 닮은 '호재'와 경성의 봄을 살아낸 '채옥'이 만나 끝나지 않은 경성의 인연과 운명, 악연을 파헤치는 이야기. '경성크리처2'는 1945년 경성부터 2024년 서울까지 이어진 악연을 끝내기 위한 인물들의 사투를 담았다. 시즌1에서 경성 최고의 전당포인 금옥당의 대주 '태상'을 연기한 박서준은 시즌2에서 '태상'과 꼭 닮은 모습을 지닌 '호재'를 연기한다. 한소희는 과거 경성에서 나진을 삼킨 후 늙지도 죽지도 못한 채 현재의 서울을 살아가고 있는 '채옥' 역을 맡았다. 또 비밀 정예 요원인 쿠로코들을 진두지휘하는 '쿠로코 대장' 역의 이무생, 촉수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특수한 능력으로 '호재'와 '채옥'을 쫓는 '승조' 역의 배현성이 합류했다.
'경성크리처2'는 2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