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외풍'이 심하다. 하지만 홍명보호는 흔들릴 필요가 없다. 흔들려서도 안된다. 결국 그라운드에서 모든 것을 증명하면 된다.
홍명보호 시즌2의 2기가 세상에 나온다.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은 30일 오전 11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10월 A매치 2연전에 출전할 태극전사들을 공개한다. 대한민국은 10월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각) 요르단 암맘의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3차전을 치른다. 그리고 전세기로 귀국, 15일 오후 8시 경기도 용인의 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격돌한다. 요르단과 이라크는 B조에서 대한민국을 괴롭힐 수 있는 호적수다.
3차예선은 9월 첫 문을 열었다. 각 조 1, 2위가 본선에 직행한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홍명보호는 안방에서 팔레스타인과 득점없이 비겼지만, 원정에서 오만에 3대1로 완승했다. 현재 요르단, 대한민국, 이라크가 나란히 1승1무(승점 4)다. 골득실에서 밀린 이라크가 3위(+1), 골득실(+2)은 똑같지만 다득점에서 앞선 요르단이 1위(4골), 대한민국은 2위(3골)에 위치해 있다.
10년 만에 A대표팀 사령탑으로 돌아온 홍 감독은 1기에서 기존의 골격을 유지했지만, 변화의 신호탄도 쏘아올렸다. 18세 '고등윙어' 양민혁을 비롯해 황문기(이상 강원) 이한범(미트윌란) 최우진(인천)이 처음으로 A대표팀에 승선했다. 다만 황문기를 제외하고 3명은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이들이 또 다시 부름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홍 감독은 28일 강원과 대구전이 열린 강릉종합운동장을 찾아 황문기와 양민혁을 집중 점검했다. 황문기는 홍 감독이 보는 앞에서 환상적인 프리킥골을 터트렸다. 양민혁은 풀타임 소화했지만 침묵했다. 내년 1월 토트넘에 합류하는 양민혁은 대구전 후 "9월 A매치에서 뛰지 못해 당연히 아쉬움은 남는다. 하지만 내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만 기회가 올 것 같다"고 말했다.
'캡틴' 손흥민(토트넘) 부상은 우려스럽지만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생제르맹) 황인범(페예노르트) 설영우(즈베즈다) 등 주축 유럽파는 변함없이 승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변화 또한 불가피하다. 선두 주자는 1m92의 장신 '킬러' 이영준(그라스호퍼)이다. 그는 지난 여름이적시장에서 스위스로 둥지를 옮겼다. 데뷔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한 이영준은 22일 2호골에 이어 29일 첫 도움을 기록했다. 홍 감독을 보좌하는 주앙 아르소 수석코치가 2호골이 터진 경기를 지켜봤다.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벨기에 헹크로 이적한 오현규도 A대표팀 복귀를 노린다. 그는 교체로 뛰면서 2경기 연속골(3골),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중원에선 배준호(스토크시티)에게 눈길이 간다. 홍 감독은 지난달 26일 1기를 발표하면서 "배준호는 이전 경기에 출전했지만, 부상 기간이 있었다. 배준호에 대한 능력은 충분히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준호는 최근에는 꾸준히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이밖에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 자리에도 '쇄신'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국가대표 감독선임위원장 시절 파울루 벤투 감독을 영입한 김판곤 울산 HD 감독은 "대표팀이 벌써 2경기를 했다. 다음 2경기가 '내일모레'다. 여기에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데, 감독 면박주고, 힘을 빼고, 팀을 와해시키고 있다"며 분개한 후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지혜롭게 봐야 한다. 월드컵 못 나가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너무 속상하다"고 우려했다. 홍명보호는 묵묵히 '축구 길'을 걸으면 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