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이래서 축구가 감독 놀음이라고 하나 보다. 지도자 한 명이 바뀌었을 뿐인데, '괴물 센터백' 김민재(28·바이에른뮌헨)의 폼이 지난시즌과는 180도 달라졌다.
김민재는 29일(한국시각) 독일 뮌헨 알리안츠아레나에서 열린 바이어레버쿠젠과 2024~2025시즌 독일분데스리가 5라운드 홈경기에서 선발출전해 90분 풀타임 뛰었다. 1대1 무승부를 통한 팀의 '시즌 무패' 질주에 기여했다.
지난시즌 레버쿠젠에 우승을 내준 뮌헨은 올 시즌 리그에서 4승1무 승점 13점을 기록하며 선두를 고수했다. 2위 라이프치히(11점)와는 2점차.
김민재는 리그 최대 라이벌인 레버쿠젠을 상대로 2022~2023시즌 나폴리에 스쿠데토를 안긴 활약을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대 패스를 미리 예측한 영리한 볼 차단, 몸을 사리지 않는 압박과 공중볼 경합으로 상대 공격수를 꽁꽁 묶었다.
뱅상 콩파니 뮌헨 감독은 후반 김민재가 어려운 동작에서 백헤더로 공을 걷어내자, 터치라인에서 '물개박수'를 쳤다. 김민재 활약에 대한 흡족감이 느껴지는 제스쳐였다. 올시즌 토마스 투헬 전 감독을 대신해 지휘봉을 잡은 수비수 출신 콩파니 감독은 김민재를 전 경기에 선발투입하며 강한 신뢰를 보이고 있다.
김민재는 레버쿠젠전을 마치고 "콩파니 감독은 자신이 원하는 걸 선수들에게 자세히 설명한다"며 "팀 전체가 잘해주고 있기 문에 나도 잘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재 본인과 팀이 모두 지난시즌 대비 좋아진 요인 중 하나로 콩파니 감독의 '꼼꼼 리더십'을 꼽았다.
전임 투헬 감독은 지난시즌 김민재의 실수를 공개 지적하고, 김민재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후반기엔 김민재를 벤치로 내리고 새로 영입한 에릭 다이어를 선발 투입했다. 유럽 진출 후 가파르게 성장하는 김민재는 팀의 무관과 함께 뮌헨 첫 시즌을 씁쓸하게 마무리했다.
뮌헨은 점유율 70대30(%), 슈팅수 18대3, 패스횟수 714대322 등 경기력으로 압도했다. 김민재, 다욧 우파메카노를 중심으로 한 뮌헨 수비진은 상대에게 단 3개의 슈팅만을 내줬을 뿐이다. 전반 31분 로베르트 안드리히의 선제골은 중거리 슛에 의한 득점이었다. 뮌헨은 전반 39분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의 동점골로 따라붙었다.
김민재는 이날 볼터치 102회, 패스성공률 92%(84회 성공), 인터셉트 2회, 리커버리 7회, 경합 승리 7회(지상 3회, 공중 4회) 등을 기록했다. 후반 막바지엔 문전 앞에서 유효슛을 기록하며 역전골을 노리기도 했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1'은 팀내 최고인 평점 1.5점을 매겼다. 스카이스포츠는 2점, 빌트는 3점을 각각 매겼다. 독일은 잉글랜드와 달리 평점을 1~5점으로 매긴다. 점수가 낮을수록 활약이 좋다는 의미다.
나폴리 시절처럼 '혹사'가 우려될 정도로 매 경기 출전 중인 김민재는 쉴틈없이 내달 3일 애스턴빌라와 유럽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2차전 원정경기를 준비한다. 뮌헨은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에서 디나모 자그레브를 홈에서 9대2로 대파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