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첼시 에이스' 콜 팔머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사상 최초로 '전반 포트트릭' 역사를 썼다.
팔머는 28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스탬포드브릿지에서 펼쳐진 브라이턴과의 EPL 6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7분 조르지니오 루터에게 한 골을 내준 후 전반 21분 동점골을 시작으로 전반 28분 페널티킥, 전반 31분 프리킥 쐐기골, 전반 41분 추가골까지 터뜨리며 전반에만 4골을 몰아치는 미친 활약을 선보였다. 전반 19분57초 만에 4골을 터뜨리는 괴력과 함께, 팔머는 EPL 역사상 최초로 전반 45분 만에 포트트릭을 작성한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도 2020년 9월 사우스햄턴전에서 포트트릭을 작성한 적은 있지만 전반 포트트릭은 앨런 시어러, 해리 케인, 티에리 앙리, 엘링 홀란 등 내로라하는 EPL 골잡이 누구도 올라보지 못한 전인미답의 대기록이다. 또 9분48초 만에 3골을 터뜨리며 첼시 선수 역대 최단시간 해트트릭 기록도 썼다. 팔머는 지난 시즌 입단 후 3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미 플로이드 하셀바잉크, 프랭크 램파드와 함께 첼시 공동 최다 기록이다. 또 10번의 페널티킥을 모두 성공시킨 것 역시 하셀바잉크가 12번 연속 성공시킨 것에 이은 2번째 최다 기록이며 지난 시즌 이후 43골(28골15도움)에 관여하며 EPL에서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팔머는 6경기 6골을 기록하며 10골을 기록한 홀란에 이어 리그 득점 2위에 우뚝 섰다..
첼시는 전반 팔머의 4골에 힘입어 4대2로 승리했고, 리그 3연승, 5경기 연속 무패(4승1무)를 달렸다.
BBC 스포츠는 팔머의 대기록 후 '레전드' 데니스 베르캄프와 로빈 판페르시를 소환했다. 전 잉글랜드 대표팀, 아스널 레전드 공격수인 테오 월콧이 "팔머에게는 베르캄프와 반페르시와 같은 정교함이 있다"고 했다. 베르캄프는 EPL 명예의 전당에 오른 아스널 공격수로 315경기에서 87골94도움을 기록하며 11시즌간 3개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네덜란드 국대 출신 판페르시는 맨유에서 2012~2013시즌 우승하기 전까지 8년간 아스널에서 뛰었다.
월콧은 파머의 활약을 보며 "말문이 막혔다(speechless)"라고 했다. "그는 첼시에서 자신만의 스타일로 성장했고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어느 팀에서도 그를 빼놓을 수 없으며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라면서 "그는 재능이 너무나 뛰어나서 선수들이 그를 두려워할 정도로 경외심을 품게 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쭉 계속 간다면 팔머는 프리미어리그의 전설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전 맨시티 수비수 출시 미카 리차드는 BBC '매치 오브 더 데이'를 통해 "지난 시즌 팔머가 22골을 넣었을 때 '우리는 그가 다시 해낼 수 있을까' 물었었다. 우리는 그의 움직임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하지 않았다. 팔머의 달리기 타이밍은 훌륭하다. 그가 하는 모든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다"고 칭찬했다. "특히 축구선수의 두뇌라는 측면에서 볼 때 그는 정말 앞서 있다. 보는 것이 정말 즐겁다. 그는 모든 것을 다 갖췄다. 메인 공격수로 나서면 두 사람의 마크를 받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의 역할을 해낸다"고 찬사를 보냈다.
개리 리네커 역시 "그를 볼 때마다 숨이 멎을 것만 같다. 특별한 축구선수"라고 인정했다. "잉글랜드가 보유한 모든 재능 있는 선수 가운데 그는 아마도 단연 최고일 것"이라고 극찬했다.
그러나 정작 팔머는 안주하거나 만족할 뜻이 없었다. BBC라디오5 라이브 인터뷰에서 "첫 기회를 놓쳤을 때 화가 났지만 선수들의 플레이 방식과 높은 라인을 봤을 때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걸 알았다. 5~6번은 잡았어야 한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저는 매경기 최선을 다해 플레이하고 그런 경기력을 보여주려 노력할 뿐"이라고 했다.
'전설' 베르캄프, 반페르시와의 비교에 대해서도 겸허하게 답했다. "베르캄프는 프리미어리그의 전설이지만 나는 그를 실제로 보지 못했다. 최고의 선수와 함께 언급해준 월콧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