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진짜 보석을 캤다. LG 트윈스 문보경이 데뷔 첫 100타점 고지를 돌파했다.
문보경은 시즌 최종전이었던 2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서 마지막 힘을 쏟아부으며 타점 사냥에 나섰다. 5타수 4안타 2홈런으로 나 홀로 6타점을 쓸어담는 괴력을 보였다.
1회초 1사 1,2루서 상대 선발 최채흥으로부터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스리런포를 날린 문보경은 3회초엔 밀어쳐서 좌측 담장을 넘는 솔로포를 쳤다.연타석 홈런으로 시즌 22호 홈런. 전날까지 95타점을 기록했던 문보경은 단숨에 4타점을 더해 99타점에 도달하며 첫 100타점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3회초에도 안타를 쳤으나 아쉽게 타점을 올리지 못했다. 선두 신민재가 안타를 쳤으나 2루 도루에 실패했고, 오스틴이 또 안타로 출루한 뒤 문보경이 중전안타로 1사 1,3루의 찬스를 이었다. 6회초엔 2사 3루의 100타점 기회가 왔으나 아쉽게도 2루수앞 땅볼로 아웃.
100타점은 운명이었다. 또 한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8회초 2사후 안타 2개와 볼넷으로 만들어진 만루 찬스.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문보경은 1B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5구째 커브를 받아쳐 깨끗한 2타점 우전안타를 쳤다. 101타점으로 커리어 첫 100타점을 돌파했다.
올시즌 LG의 타격은 분명 아쉬움이 컸다. 기복이 심했고, 특히 찬스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점수를 뽑지 못하니 막아야 하는 마운드에 부담이 가중됐고 이는 불펜 성장을 더디게 하는 원인이 됐다.
그래도 LG를 이끌어갈 4번 타자를 키워낸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3번 김현수-4번 오스틴의 중심을 후반기에 오스틴-문보경으로 바꾼 것이 신의 한수가 됐다. LG 염경엽 감독이 미래의 4번 타자로 생각했던 문보경을 4번에 조기 기용했으나 문보경은 4번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고 오히려 더 좋은 성적을 내면서 4번이 자기 자리임을 보였다.
올시즌 타율 3할1리(519타수 156안타) 22홈런, 101타점을 기록해 홈런과 타점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홍창기와 신민재(문성주)가 출루하면 오스틴과 문보경이 불러들이는 LG의 득점 공식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LG로선 겹경사다. 오스틴이 131타점으로 LG구단 첫 타점왕에 오르게 됐는데 문보경이 LG 구단사상 최연소 100타점을 올렸기 때문이다.
LG는 사실 100타점이 귀했다. 2000년에 시즌중 삼성에서 온 스미스가 처음으로 100타점을 기록했지만 이는 삼성에서 올린 타점이 더 많았다. 실질적인 LG의 첫 100타점 타자는 페타지니로 2009년에 100타점을 찍었다. 이듬해인 2010년 조인성이 35세의 나이로 107타점을 올려 국내 선수 첫 100타점을 돌파했다. 이후 히메네스가 2016년에 102타점을 올렸고, 2018년에 처음으로 LG에서 2명의 100타점 타자를 배출했다. 채은성이 119타점, 김현수가 101타점을 올린 것. 채은성은 26세의 어린 나이에 100타점을 기록해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이후엔 김현수만 2020년(119타점)과 2022년(106타점)에 100타점을 올렸을 뿐 누구도 100타점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LG 이름으로 100타점에 오른 선수는 스미스와 페타지니 조인성 히메네스 채은성 김현수 등 총 6명에 불과했다. 그런데 올해 오스틴과 문보경이 동시에 100타점을 올리는 경사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특히 2021년 첫 1군에 올라온 문보경이 매년 꾸준히 성장하는 점이 더욱 기대감을 높인다.
문보경의 활약으로 LG는 2위 삼성에 11대4의 완승을 거두며 기분 좋게 준플레이오프 준비에 돌입하게 됐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역대 LG 타자 100타점
연도=선수(타점)=비고
2000년=스미스=100=시즌 중 삼성에서 트레이드
2009년=페타지니(100개)=
2010년=조인성(107개)=국내선수 첫 100타점
2016년=히메네스(102개)=
2018년=채은성(119개) 김현수(101개)=첫 2명 배출
2020년=김현수(119개)=
2022년=김현수(106개)=
2024년=오스틴(132개) 문보경(101개)=오스틴 LG첫 타점왕. 문보경 LG 최연소 100타점(24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