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이강인이 맹활약으로 파리 생제르맹(PSG) 주전으로의 자격을 인정받고 있다. 다만 루이스 엔리케까지 완벽하게 설득했을지는 미지수다.
스페인의 아스는 28일(한국시각) '엔리케의 왕자님 이강인'이라며 이강인의 활약을 조명했다.
이강인은 28일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스타드 렌과의 2024~2025시즌 프랑스 리그1 6라운드 경기에서 선발 출전했다. 이강인은 이날 경기 평소 익숙한 중앙 미드필더나 윙어가 아닌 중앙 공격수 자리에 선발 출격했다. 가짜 9번 역할을 부여받은 이강인은 안정적인 활약을 선보였다.
전방에서의 돋보이는 움직임과 함께 득점까지 터트렸다. 1-0으로 앞선 후반 13분 브래들리 바르콜라가 오른발 감아차기를 시도한 것이 골대를 강타하고 나오자, 이강인이 이를 곧바로 다이빙 헤더로 마무리하며 골문 안으로 밀어넣으며 팀의 두 번째 득점을 책임졌다. 이강인의 득점으로 격차를 벌린 PSG는 바르콜라의 멀티골 활약과 함께 3대1로 승리했다.
이강인은 이날 경기 풀타임을 소화했고, 1골과 함께 기회 창출 7회, 슈팅 3회, 패스 성공률 91%, 드리블 성공률 100%, 롱패스 성공률 100%, 공 소유권 회복 5회, 반칙 유도 3회 등 인상적인 활약은 기록에서도 드러날 정도였다.
엔리케 감독도 이강인의 활약상에 감탄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강인은 정말 다재다능하다. 압박을 받는 가운데서도 공을 뺏기지 않는다. 가짜 9번으로 기용시켜 자유롭게 뛰게 했다. 다이빙 헤더골을 넣는 장면을 보고 꼭 스트라이커 같다고 생각했다. 아주 훌륭했다. 패스와 슈팅 능력에 공간이 있는 곳으로 파고드는 움직임도 뛰어났다. 영리하게 경기하면서 골냄새를 잘 맡았다. 정말 마음에 드는 경기를 했다"라며 이강인을 칭찬했다.
프랑스 언론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풋메르카토는 '경기 초반부터 좋은 패스를 보여준 이강인은 올바른 선택을 했고 뛰어난 기술력을 보여줬다. 슈팅이 빗나갈 때가 많았지만, 결국 득점을 기록했다. 아주 좋은 경기를 펼쳤다'라고 호평했다.
스페인 언론은 이강인이 엔리케 감독에게 엄청난 가치를 주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아스는 '이강인의 프로필은 엔리케에게 가장 큰 가치를 주는 선수임을 보여준다'라며 '이강인은 이번 시즌 3골을 기록했으며, 이는 최고의 활약을 입증하는 숫자다. 엔리케는 이강인을 윙어, 공격수, 미드필더 가리지 않고 배치했으며, 활약을 칭찬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만약 마르코 아센시오가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하지 못한다면 가짜 9번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가장 큰 선수는 의심할 여지 없이 이강인이다. 그는 렌과의 경기 후 선발 자격을 얻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강인의 이번 경기 활약에도 불구하고 다음 경기인 아스널과의 유럽챔피언스리그 경기의 선발 여부를 장담하긴 어렵다. 엔리케 감독의 선발에 대한 고집 때문이다.
엔리케는 최근 인터뷰에서 "내 직업은 불공평한 일을 하는 것이다"라며 "지로나전에서 16명의 선수가 보여준 일들은 그들이 선발로 뛸 자격이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11명만이 선발로 뛸 수 있다. 그렇기에 나는 이번 시즌 내내 불공평할 것이다. 나는 그들 중 많은 선수에게 불공평하기를 바란다. 그것은 그들이 준비됐다는 의미며, 높은 수준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나는 가능한 최선의 방법을 시도했지만, 4~5명의 선수에게는 불공평했다. 그것이 인생이다"라며 이강인을 비롯해 몇몇 선수들에게 선발 선택에서 불공평하게 대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강인은 뛰어난 활약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즌 꾸준히 선발과 교체 명단을 오갔다.
이강인이 다양한 포지션에서 활약하며 엔리케 감독과 팬들을 매료시켰다. 최근 활약이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 잡는 기회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