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함을 느끼는 요즘, 큰 일교차가 발생하는 환절기에는 심혈관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 급격한 기온 변화로 자율신경계 균형이 깨지면서 혈관이 갑자기 수축하기 때문이다. 또 심혈관질환은 가을의 정점인 10월부터 환자가 늘기 시작해 12~1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심혈관질환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여러 가지 이유로 막혀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할 때 발생한다. 혈관 안에 콜레스테롤 등 노폐물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심근경색증, 협심증 등이 이에 속한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변재호 교수는 "심혈관질환은 암에 이어 국내 사망원인 2위, 전 세계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위험한 질환이다"며 "심혈관은 평소엔 괜찮다가도 갑자기 악화해 건강을 위협하는데 심할 경우 급성 심장사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경고했다.
심장에는 근육이 있다. 관상동맥이라는 혈관을 통해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돼야 심장이 제 기능을 한다. 이 혈관이 막히면 심근이 괴사하고 심장 기능의 일부가 정지하는데, 이를 심근경색증이라고 한다. 갑작스럽게 관상동맥이 막히면서 심근경색이 발생하는 것이다. 관상동맥이 점점 좁아져 심장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흉통이 발생하는 협심증과는 다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심장질환 진료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 심근경색증 환자 수는 2022년 기준 13만 2041명으로 2018년 대비 5년 새 19.6% 증가했다.
심근경색증이 발생하면 먼저 극심한 가슴 통증이 발생하고 숨이 차거나 가슴이 뻐근해지고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느낀다. 또 소화가 안 되거나 목이 졸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통증이 10분 이상 지속되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2시간 이내에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고, 그 이상 넘어가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
변재호 교수는 "심근경색증 환자의 절반 정도는 평소 별다른 증상이 없고, 건강검진을 하더라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예방을 위한 생활 관리와 함께 심근경색증이 발생할 경우 빠른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근경색증 치료의 관건은 시간이다. 빨리 치료할수록 심장근육을 더 많이 살리고 보존할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빠른 시간에 막힌 혈관을 재개통해 피가 다시 흐르도록 해야 한다.
치료법은 시술, 약물치료, 수술 등 크게 3가지가 있다. 일반적으로 신속하게 막힌 혈관을 넓힐 수 있기 때문에 시술적 치료를 가장 많이 시행한다. 대표적인 게 풍선확장술 및 스텐트(금속그물망) 삽입술이다. 막힌 혈관 안에 유도철사를 통과시켜 풍선으로 혈관을 넓히고 스텐트라는 금속망을 넣는 시술이다. 시술적 치료가 용이하지 않을 경우 혈전용해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수술은 해부학적으로 시술이 용이하지 않을 경우 진행하게 된다. 유선동맥이나 대퇴정맥을 통해 막힌 혈관을 우회해 혈류를 이어주는 것으로 관상동맥우회술 등이 있다.
심근경색증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생활 관리와 질병 관리가 중요하다. 균형 있게 잘 먹고, 잘 자고, 하루 30분 이상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심근경색증의 주요 위험요인인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기타 심장질환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특히 가족력이 있다면 더 주의한다. 심장병으로 사망한 가족력이 있는 경우 심장병에 따른 돌연사 위험이 3~4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변재호 교수는 "심근경색증은 암 등 다른 중증질환과 달리 신속하게 치료하면 대부분 회복할 수 있지만, 초기 대응이 미흡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심한 가슴 통증이 발생하면 참지 말고 바로 병원에 방문해 진료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