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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자가 안 보인다' 김도영-김택연, MVP-신인상 꿈의 만장일치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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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김도영과 김택연, 꿈의 만장일치 도전 가능할까.

2024 KBO리그 정규시즌이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모든 팀이 140경기 이상을 치른 가운데 이제 마지막 가을야구 진출팀 경쟁만 남아있다.

정규시즌이 끝나면 관심이 모아지는 게 바로 MVP와 신인상 투표. 정규시즌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예다.

일단 올시즌 MVP와 신인상 투표는 이번 4, 5위 싸움만큼 치열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군계일학'의 후보들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먼저 MVP는 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유력한 상황이다. 그야말로 '김도영 신드롬'이다. 김도영 활약 속에 KIA는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 클럽에 최연소 30홈런-30도루-100타점-100득점 기록까지 세웠다. 지금은 역대 두 번째 40홈런-40도루 고지 정복이 눈앞이다. 전국구 인기팀 KIA의 스타 플레이어라는 것도 '광풍'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일각에서는 김도영이 잘한 건 분명하지만, 냉정하게 개인 성적만 놓고 보면 압도적 MVP는 아닐 수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김도영은 타자 8개 시상부문에서 득점, 장타율만 1위다. 타율, 홈런, 타점 등 가장 중요시 여겨지는 타이틀이 없다. MVP는 팀 성적도 중요하지만 개인 성적이 평가 1요소인 건 맞다.

하지만 운도 따른다. 특별한 경쟁자가 없다. 김도영을 위협할 만한 다관왕이 없다.

NC 다이노스 투수 하트가 투수 4관왕을 차지했다면 모를까, 25일 SSG 랜더스전 6실점 패전으로 많은 걸 잃었다. 4관왕 도전자 신분이었지만 자칫 무관으로 추락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타율 3위, 홈런 2위, 안타 3위, 출루율 2위 등 고르게 5걸 안에 든 김도영의 성적이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삼성 라이온즈 캡틴 구자욱도 후보로 언급되는데, 구자욱은 김도영과 비교하면 1위 타이틀이 없고 고르게 다 잘했지만 모든 부문에서 김도영에 순위가 1~2계단씩 밀린다. 팀도 2등이다.

신인상도 김택연이 거의 확정적이라고 봐도 무방한 분위기다. 김택연은 올시즌 중반 뒤늦게 마무리로 변신한 후 압도적인 구위를 선보이며 18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미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웠다. 두산의 남은 2경기에서 혹시 모두 세이브를 기록하면, KIA 정해영의 최연소 20세이브 기록도 경신할 수 있다.

김택연 역시 경쟁자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SSG 랜더스 조병현, 한화 이글스 황영묵 정도인데 김택연을 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만장일치 가능성도 언급된다. 역대 MVP, 신인상 투표에서는 딱 1차례 씩만 만장일치 사례가 있었다. 1982년 프로 원년 OB 베어스 박철순이 만장일치 MVP였다. 신인상은 1996년 현대 유니콘스 '괴물' 박재홍이 신인 30-30 클럽 가입으로 표를 싹쓸이 했다.

2022년 MVP 투표에서는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가 107표 중 104표를 쓸어 담았지만 아쉽게 만장일치에는 이르지 못했다. 당시 3표 중 2표가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1표가 키움 안우진에게 돌아갔다.

이번 투표 만장일치 도전에 변수가 있다.

먼저 김도영은 롯데 외국인 타자 레이예스를 주목해야 한다. 레이예스가 서건창(현 KIA)이 넥센 히어로즈 시절 세운 201안타 기록을 경신한다면 표를 얻을 수 있다. 레이예스는 25일 KIA전 안타수를 196개까지 늘렸다.

김택연의 경우 조병현이 극적으로 팀을 가을야구에 진출시키면 만장일치 가도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조병현도 김택연처럼 뒤늦게 마무리가 됐는데 세이브는 10개로 부족하지만, 그 전까지 기록한 12개의 홀드와 4승 기록을 무시할 수 없다.

마지막 변수는 투표 제도 변화다.

그동안 기자단 투표는 철저하게 비밀로 진행됐다. 하지만 한국야구기자회는 이번 MVP, 신인상 투표를 앞두고 회원사 투표를 거쳐 내부 규정을 손봤다. 장난 섞인 투표가 사표화 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실명 투표를 하기로 한 것.

다만 투표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는 건 아니고, 투표권이 있는 회원사와 지역지 기자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어떤 기자가, 어떤 선수에게 투표했는지 투표를 한 사람들은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상식 밖의 투표가 부담스러워지는 일종의 감시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