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SSG 랜더스가 5강 희망 불씨를 살렸다.
SSG는 2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4⅔이닝을 1실점으로 막은 선발 박종훈의 역투와 오태곤, 하재훈의 홈런포 등을 앞세워 8대2로 승리했다.
SSG는 죽어도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죽음의 5강 경쟁을 하는데 6연승을 달리다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에 2연패를 당했다. 5위 KT 위즈와 1경기 차로 벌어지며 위기에 빠졌다. 만약 이날도 패해 3연패가 됐다면, 분위기상 KT를 추격하는 게 힘들어졌을 수 있다.
문제는 계속되는 연전에 선발이 없었다는 점. 박종훈 카드를 꺼냈다. 올시즌 극심한 부진으로 9경기 1승4패 평균자책점 7.71에 그치고 있었다. 마지막 등판이 6월16일 한화 이글스전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1군에 올라와, 정말 중요한 경기에 선발로 던지려니 부담이 안될 수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상대 선발은 하트였다. 올시즌 최고 선발로 투수 다관왕을 노리기에 의욕이 넘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관록의 박종훈은 이 한 경기를 위해 힘을 아꼈다는 듯 불꽃투를 펼쳤다. 3회 김형준에게 솔로포를 맞기는 했지만, 4회까지 큰 흔들림 없이 1실점 투구를 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종훈은 5회에도 서호철과 김형준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하지만 9번 박시원을 볼넷으로 보낸게 화근이었다. 그리고 한석현을 상대로 연달아 2개의 볼을 던지고 도루까지 허용했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SSG 벤치는 여기서 노경은을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박종훈은 승리 요건을 갖출 수 있는 상황에서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두고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하지만 이날은 개인 승리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박종훈이 역투를 펼쳐줬기에 SSG 승리도 따라올 수 있었다.
박종훈이 힘을 내자 타자들도 집중했다. 2회 오태곤이 선제 스리런포를 때려주며 기를 살렸다. 3-1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가던 6회에는 하재훈이 스리런포를 날렸다. 사실상 승기를 가져오는 순간이었다.
SSG는 7회 NC에 1점을 내주고 8회 1사 만루 대위기를 맞이했다. 1사 1, 2루 상황서 손아섭의 2루 땅볼 때 정준재의 실책이 나온 것. 이미 마무리 조병현을 조기투입한 승부수를 던진 SSG였는데, 조병현이 이 살 떨리는 상황에서도 천재환과 서호철을 삼진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서호철이 친 타구가 펜스 바로 앞까지 날아가 간담이 서늘할 수밖에 없었다.
위기 뒤 기회. SSG는 9회초 오태곤과 최지훈의 1타점 쐐기 적시타가 연달아 터지며 점수차를 벌렸다.
박종훈은 4⅔이닝 2안타(1홈런) 3볼넷 6삼진 1실점 호투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두 번째 투수로 나와 1⅔이닝을 책임진 노경은이 승리투수. 타선에서는 4타점을 쓸어담은 오태곤이 영웅이었다.
NC 선발 하트는 6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았지만 6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13승에 머물러 시즌 종료까지 1경기를 더 나온다 하더라도 15승 도전에는 실패하게 됐다. 현재 다승 선두는 15승의 삼성 원태인이다. 다승 타이틀 도전은 사실상 무산됐다. 또 이날 6실점 충격에 평균자책점도 KIA 네일에 역전을 당해 2위로 내려앉게 됐다. 패전투수가 되며 승률도 KT 박영현에게 밀리게 됐다.
대신 이날 탈삼진은 키움 헤이수스를 누르고 1위로 올라섰다.
한편,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장기 결장하던 손아섭은 이날 1군에 복귀해 대타로 나와 한 타석을 소화했다. 8회 2루 실책 출루. 손아섭은 안타 5개를 더 치면 15년 연속 100안타 기록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