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한화 이글스가 또 한 번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했다.
한화는 지난 2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4대5로 패배했다. 4경기를 앞둔 한화(64승2무74패)는 5위 KT 위즈(70승2무70패)와 승차가 5경기가 되면서 남은 경기 전승을 해도 가을야구 진출이 불가능해졌다.
올 시즌 한화는 그 어느때보다 기대 가득한 시작을 맞이했다. 지난해 FA로 영입한 채은성이 주장을 맡는 등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내야 보강을 위해 안치홍까지 FA로 영입했다.
최고의 한 수도 더해졌다. 2006년 입단해 2012년까지 에이스로 활약한 뒤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류현진이 복귀했다. 한화는 8년 총액 170억원이라는 역대 최고 규모 계약으로 류현진을 반겼다.
한화는 '리빙딩 이즈 오버(Rebuilding Is Over : 리빌딩은 끝났다)'라는 말로 성적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개막 직후 페이스는 역대급이었다. 10경기에서 8승2패로 창단 이후 가장 좋은 출발을 했다. 잠시였지만 1위에 올라 정상의 공기도 맛봤다.
달콤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개막 7연승이 끊긴 이후 지독한 '연승 후유증'이 찾아왔다. 설상가상으로 최고의 페이스로 시즌을 맞이했던 선발 요원 김민우의 이탈을 비롯해 선발진 곳곳에서 이상 신호가 발견됐다. 믿었던 류현진은 ABS 도입으로 적응에 조금 더 긴 시간이 필요하게 됐다. 펠릭스 페냐 등 외국인 선수의 부진까지 겹쳤다.
한화는 결국 충격 요법을 택했다. 최원호 감독을 경질하고, '가을야구 청부사'로 불리는 김경문 감독을 선임했다. 지난해 대행으로 시즌을 맞이했던 최원호 감독은 온전히 한 시즌을 치르지 못한 채 지휘봉을 내려놓아야만 했다.
김 감독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9전승 금메달 신화를 이끌고,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 사령탑으로 가을야구 진출만 10차례에 성공한 백전노장이다.
'김경문호'로 변신한 한화는 다시 새 판짜기에 돌입했다. 베테랑 중용과 함께 젊은 선수를 한 명씩 기용하면서 점검했다.
때마침 투수진도 안정을 찾아갔다. 외국인투수 두 명을 모두 교체하고, 류현진의 KBO 적응, 시즌 초 부진했던 문동주의 부활 등 선발진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마무리투수 주현상이 막바지까지 안정감을 유지했고, 김서현과 박상원도 슬럼프에서 벗어나면서 불펜도 탄탄해졌다. 한화는 9월초 5위 KT 위즈와 1경기 차로 추격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다시 한 번 좌절을 맛보게 됐다. 문동주의 부상 이탈과 더불어 타격 사이클도 떨어졌다. 다시 한 번 연패가 이어졌고, 결국 2018년 이후 다시 한 번 노려봤던 가을야구도 실패했다.
한화는 결국 올 시즌에도 '가능성'만 엿보고 다시 한 번 새얼굴 발굴에 그친 '리빌딩'시즌이 됐다. 이글스파크의 마지막 가을축제는 2018년으로 남게 됐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