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매 장면마다 배우들의 연기차력쇼가 펼쳐진다. 영화 '보통의 가족'이 긴장감 넘치는 서스펜스로 가을 극장가를 찾아온다.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보통의 가족' 언론·배급 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과 허진호 감독이 참석했다.
오는 10월 9일 개봉하는 영화 '보통의 가족'은 네덜란드 인기 작가 헤르만 코흐의 '더 디너'를 원작으로 한다.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았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덕혜옹주', '천문: 하늘에 묻는다'의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보통의 가족'은 제48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되며 전 세계 최초로 상영된 바 있다. 연출을 맡은 허 감독은 "토론토에서 선보인 이후에 1년 만에 다시 여러분들과 만나게 됐다. 그 어느 때보다 떨리고 설렌다"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연출을 맡은 계기에 대해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대본부터 받았다. 그 이후에 원작 소설도 읽었고, 다른 리메이크작도 봤는데 너무 훌륭하더라. 이걸 어떻게 다시 잘 만들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영화를 만들면서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의 부모는 어떻게 할까'에 대한 생각을 해봤는데, 저 또한 자식이 있기 때문에 공감이 많이 되더라. 이러한 이야기의 틀을 한국 사회에 가져와도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해서 용기를 내서 작품 연출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배우들의 폭발적인 연기 앙상블에 예비 관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물질 우선주의 변호사 재완을 연기한 설경구는 "부부끼리 하는 세 번의 식사신이 굉장히 중요했다. 감독님은 7~8번 정도 촬영했다고 하시는데, 100컷 넘게 촬영했다. 해도해도 끝이 안나더라. 와인을 마시면서 화기애애하다가도 카메라가 가까이 왔을 땐 미묘하게 생기는 균열과 위화감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장동건은 도덕적이고 정의로운 소아과 의사 재규 역을 맡았다. 그는 "연기하면서 육체적으로 힘든 부분은 없었다"며 "하지만 심리를 표현해야 하고, 캐릭터가 유기적으로 얽혀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세심하게 조율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다. 식사신을 촬영할 때 네 배우가 함께 식탁에 모여 있어서 꽤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야 했다. 그때 사적으로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이 됐다"고 촬영 과정을 돌이켰다.
특히 작품 안에서 형제 호흡을 맞춘 설경구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기도 했다. 장동건은 "설경구 선배와 연기하면서 많이 배웠다. 어떤 한 신을 위해 치열하게 다투는 걸 준비했는데, 능글맞게 잘 받아주더라. 애드리브 장면이 더 현실감 있게 잘 나온 것 같아서 이 영화랑 더 잘 맞지 않았나 싶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모든 일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워킹맘 연경으로 분한 김희애는 "무거운 이야기를 담았는데, 해외에서 평론가 분들도 좋게 평점을 주시고 영화제에 초청해주셔서 깜짝 놀랐다. 한국 관객 분들이 영화를 어떻게 봐주실지 기대가 되고 설렌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선 "아무리 완벽한 여자임에도 아들 문제가 닥쳤을 땐 모든 걸 내던지고 날 것의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어떻게 보면 가장 순수하면서, 자신이 직면한 문제에 대해 집중하는 인물이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수현은 진실을 냉철한 시선으로 지켜보는 지수를 연기했다. 그는 세 번의 식사 장면에 대해 "텐션을 뚫고 어떻게 입을 떼야할지 고민이 많아 힘들었다. 감정이 요동치는 신이었다. 그래도 감독님께서 '이렇게 해볼까?'라고 아이디어를 제시해 주셔서 또 다른 집중력과 힘이 생겼다. 에너지가 떨어지지 않고 잘 유지 됐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수현은 촬영 분위기에 대해 "힘들기만 하지 않고 너무 재밌게 촬영을 했다"며 "촬영장에 오는 게 즐거웠다. 관객들에게도 여운이 남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희애도 "곰국을 끓이듯이 정성을 다해 우려낸 작품이다. 감독님과 배우, 스태프들이 최선을 다해 준비했으니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