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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아니야" 로버츠 감독 충격, 오타니 9회말 동점 홈런에 본인도 감격...2홈런 보태면 55-55 또 역사 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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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도대체 어디까지 가려는 것일까.

이제는 누구도 말릴 수 없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사람처럼 안 보인다"고 했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또다시 홈런과 도루를 동반 추가하며 55-55 고지 등정에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오타니는 23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시즌 53호 아치를 포함해 5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 2도루의 맹활약을 펼치며 6대5 역전승의 주인공이 됐다.

전날까지 52홈런-53도루를 찍었던 오타니는 홈런 1개와 도루 2개를 추가해 53홈런-55도루를 마크, 55-55에 홈런 2개를 남겨 놓았다. 특히 이날 터뜨린 홈런은 역전승의 결정적인 발판을 마련한 동점 아치였다.

오타니는 4-5로 뒤진 9회말 선두타자로 나가 2B1S에서 우완 세스 할보슨의 4구째 88.7마일 한가운데 낮은 스트라이크존으로 떨어지는 스플리터를 통타해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겼다. 발사각 20도, 타구속도 114.7마일, 비거리 432피트짜리 대형 아치로 5-5 동점을 만들며 다저스타디움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고 갔다.

타구가 맞아나가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오타니는 3루 더그아웃 동료들을 바라보며 왼손을 치켜들고 1루로 달리기 시작했다. 본인도 믿기 어렵다는 듯 기쁨을 만끽하는 제스처를 보이며 베이스를 돌았다. 50-50 달성 때보다 열광적이었다.

이어 다저스는 무키 베츠가 투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할보슨의 3구째 100.6마일 몸쪽 싱커를 끌어당겨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솔로홈런으로 연결해 6대5의 짜릿한 역전승으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리드오프 지명타자로 출전한 오타니는 0-3으로 뒤진 1회말 첫 타석부터 안타를 터뜨렸다. 콜로라도 우완 선발 안토니오 센자텔라를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7구째 96.1마일 한가운데 패스트볼을 밀어쳐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연결했다. 이어 베츠가 중전안타를 쳐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지만, 프레디 프리먼이 2루수 병살타를 친데 이어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헛스윙 삼진을 당해 다저스는 한 점도 뽑지 못했다.

오타니는 0-4로 뒤진 3회에도 안타를 날린 뒤 2루 도루에 성공했다. 1사후 키케 에르난데스가 우전안타를 치고 나갔다. 1사 1루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센자텔라와 풀카운트까지 접전을 이어간 뒤 6구째 96.4마일 한가운데 낮은 직구를 잡아당겨 2루수 브렌던 로저스를 뚫고 우익수 쪽으로 흐르는 안타를 날렸다.

이어 무키 베츠 타석에서 센자텔라의 4구째 87.4마일 슬라이더가 낮게 들어가는 사이 2루로 내달려 여유있게 세이프됐다. 베츠가 볼넷을 골라 1사 만루 찬스를 잡은 다저스는 그러나 프리먼이 또 병살타를 쳐 득점에 실패했다.

5회 2사후 1루수 땅볼로 물러난 오타니는 3-5로 뒤진 7회 4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치고 나가 도루를 보탰다.

우완 제이든 힐의 초구 85.4마일 바깥쪽 낮은 체인지업을 끌어당겨 우전안타로 연결한 오타니는 베츠 타석에서 초구에 2루로 주저없이 달려 도루를 성공했다. 이로써 오타니는 지난 19일 마이애미 말린스전 이후 5경기 연속 도루를 보탰고, 지난 7월 24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시즌 24번째 도루를 찍은 이후 32연속 도루 시도를 성공으로 이끄는 '괴력의 발과 주루 센스'를 과시했다.

이로써 오타니는 스즈키 이치로가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데뷔할 때 세운 아시아 출신 한 시즌 최다도루 기록(56개)에 1개차로 다가섰다. 오타니는 후속 프리먼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4-5로 따라붙었다.

9회 오타니와 베츠의 백투백 아치로 극적인 승리를 거둔 다저스는 93승63패를 마크, NL 서부지구 선두를 굳게 지켰다. 이날 지구 2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4대2로 눌러 3게임차는 그대로 유지됐다. 다저스의 지구 우승 매직 넘버는 4로 줄었다.

경기 후 로버츠 감독은 "9회 시작과 함께 오타니는 그가 하던 일을 계속해 나갔는데, 이제는 사람처럼 안 보인다(he just doesn't seem human right now)"며 "오타니처럼 오랫동안 자신에게 짜맞춘 듯 완벽한 선수를 본 적이 없다"고 감탄을 쏟아냈다.

오타니는 지난 1주일 동안 7경기에서 타율 0.500(32타수 16안타), 6홈런, 7도루, 17타점, 11득점, OPS 1.668을 기록했다. 끝내기포를 작렬한 베츠도 "그가 7억달러를 받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우리는 그저 그를 서포트해주면 된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타율 0.301(611타수 184안타), 53홈런, 123타점, 128득점, 78볼넷, 55도루, 출루율 0.383, 장타율 0.640, OPS 1.023, 94장타, 391루타를 마크했다. 양 리그를 합쳐 득점, 장타, 루타 1위를 지켰고, NL 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 OPS 선두를 이어갔다. 오타니가 3할 타율을 회복한 건 8월 11일 이후 43일 만이다.

오타니는 올시즌 15경기에서 홈런과 도루를 함께 달성해 이 부문 역대 최다 기록을 이어갔고, 양 리그 통합 홈런 1위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와의 격차 2개를 유지했다. 저지는 이날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시즌 55호 홈런을 터뜨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