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철기둥'이 부활했다.
'괴물' 김민재가 완벽한 수비력을 보였다. 바이에른 뮌헨 이적 후 최고의 경기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흡사 나폴리 시절을 보는 듯한 플레이였다.
바이에른은 22일(한국시각) 독일 브레멘의 베저 슈타디온에서 열린 베르더 브레멘과의 2024~202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4라운드에서 5대0 대승을 거뒀다. 바이에른은 리그 4연승에 성공하며 선두를 달렸다. 지난 시즌 레버쿠젠에 우승을 내줬던 바이에른은 뱅상 콤파니 감독 밑에서 환골탈태한 모습이다. DFB포칼, 유럽챔피언스리그를 묶어 6전 전승을 질주했다. 6경기에서 총 29골을 넣고 5골만을 내주는 압도적인 화력을 자랑했다.
중심에 김민재가 있었다. 콤파니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는 김민재는 매경기 안정적 수비력으로 서서히 전성기 기량을 회복하고 있다. 계속해서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린 김민재는 이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다요 우파메카노와 중앙 수비진을 구축한 김민재는 풀타임을 소화하며, 상대에게 단 한차례도 슈팅을 허용하지 않았다. 실점이나 다름 없는 위기 장면도 원맨쇼로 막아냈다. 말그대로 벽이었다.
세부지표는 더욱 놀라웠다. 지상 및 공중볼 경합이 100%였다. 7번을 시도해 모두 이겼다. 태클 성공률도 100%였다. 상대 공격수와의 경합에서 모두 압도했다는 뜻이다. 클리어링 2회, 인터셉트 4회, 리커버리 3회 등 다른 숫자 역시 놀라웠다. 빌드업면에서도 무려 117회의 볼터치를 가져가며, 92%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공수에 걸쳐 괴물같은 모습을 보였다.
김민재는 기계식 평점을 하는 통계 전문 사이트에서 최고의 평점을 받았다. 후스코어드닷컴은 수비진 중 가장 높은 7.96점의 평점을 줬다. 전체 선수들 중에서도 다섯번째로 높은 평점이었다. 또 다른 매체 풋몹도 8점을 줬다. 골을 넣은 선수들이 대체로 높은 점수를 받은 가운데, 수비수로 8점을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는 이야기다.
박했던 독일 매체들도 엄지를 치켜올렸다. 독일 'TZ'는 최고 평점에 해당하는 평점 1점을 주며 '자신감 넘치는 김민재는 유럽 최고의 센터백 중 한 명이다. 태클할 때마다 자신감을 되찾은 모습을 보여줬다. 항상 세심하게 전진하며 잠재적인 역습을 사전에 차단했다'고 칭찬했다. 다만 빌트는 여전히 보수적이었다. 4~5점을 주던 과거에 비해 높아졌지만, 3점에 그쳤다. 팀내 최저 평점이었다. 독일 평점은 낮을수록 잘했다는 뜻이다. 3점이면 보통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김민재는 확실히 점점 좋아지는 모습이다. 다소 괴팍한 스타일의 토마스 투헬 감독 시절, 적응과 전술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과 달리, 콤파니 감독 아래서 김민재는 특유의 자신감 있고, 과감한 플레이를 펼쳐보이고 있다. 개막전에서 다소 불안한 경기력으로 비판의 대상이 됐지만, 이제 그런 목소리는 쏙 들어간 상태다. 막스 에벨 바이에른 단장은 "수비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 특히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뛰어난 경기력을 보였다. 이게 바이에른다운 경기력"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재가 안정된 수비력으로 후방을 지킨 가운데, 공격진에서는 이적생 마이클 올리세가 펄펄 날았다. 2골-2도움으로 바이에른의 첫 네 골에 모두 관여하는 원맨쇼를 펼쳤다. 전반 23분 골 지역 정면으로 침투한 올리세는 해리 케인이 왼쪽에서 내준 공을 왼발로 마무리해 선제골을 뽑았다. 전반 32분 자말 무시알라의 추가골을 도운 올리세는 후반 12분에는 케인과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그의 5호골을 도왔다. 올리세는 후반 15분에는 혼전 상황에서 4-0을 만드는 골까지 터뜨리며 멀티골을 기록했다. 바이에른은 후반 20분 케인의 도움에 이은 세르쥬 그나브리의 쐐기골로 완승을 거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