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온다. 토트넘이 주장 교체를 생각하고 있다는 전망이 등장했다. 손흥민의 자리를 굴리엘모 비카리오한테 물려준다는 내용이었다.
영국 풋볼 팬캐스트는 20일(한국시각) '토트넘은 주장 손흥민을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의 선수단의 다른 선수로 교체할 수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과 아직 새로운 계약을 맺지 않으면서 자신의 미래를 토트넘에 맡기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2023~2024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토트넘의 주장이 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이 직접 판단해 손흥민에게 주장을 맡겼다. 손흥민과 상의하지 않고 결정했을 정도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의 선택에 확신이 있었다.
손흥민은 1882년에 창단한 토트넘 역사상 첫 비유럽인 주장이었다. 지난 132년의 역사 동안 토트넘에는 40명의 주장이 있었는데, 모두가 유럽인이었다. 손흥민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비유럽인 주장이 됐다. 엄청난 상징성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를 주장으로 맡긴 이유를 두고 "손흥민을 주장으로 임명하는 건 커다란 결정이 아니었다"며 큰 고민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주장 임명은 분명히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있어서 중요한 결정이었다. 손흥민은 경기장 안팎에서 훌륭한 리더의 자질을 갖고 있으며, 우리의 새로운 주장이 되기 위한 이상적인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시즌 도중에 손흥민이 202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위해 자리를 비웠을 때에는 "우리 구단을 대표하며, 아시아에서 온 한 세대급의 선수가 있다. 우리 팀의 주장은 손흥민이다. 부주장은 제임스 매디슨과 크리스티안 로메로다. 손흥민은 행동과 언행이 뛰어난 주장이었다. 우린 그 공백을 메워야 한다. 손흥민이 정말로 뛰어난 선수였기 때문이다"며 직접 주장 손흥민의 빈자리가 정말 크다고 말한 적도 있다.
해리 케인과 위고 요리스라는 토트넘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이적하면서 토트넘은 큰 변화가 불가피했다. 그 상황에서 손흥민은 정말 어려운 자리를 맡았다.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역할이었지만 손흥민은 경기장 안팎에서 인정받았다. 실력으로서 토트넘의 에이스가 돌아왔다는 걸 증명해냈으며 경기장 밖에서는 토트넘 동료들의 찬사를 받았다.
토트넘 동료인 데얀 쿨루셉스키는 지난 7월 "내 생각에는 손흥민이 정말 잘하고 있다. 그는 항상 매일 모범이 되려고 하며, 어린 선수들을 계속 밀어준다. 손흥민은 주인공이고, 토트넘에서 제일 큰 스타다. 주장이기도 하다. 우리는 서로를 많이 존중해주며 함께 뛰는 걸 좋아한다. 우리는 선수단 전체를 발전시키고 싶기 때문에 손흥민과 함께 뛰는 건 축복이다"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손흥민의 입지는 토트넘에서 절대적이다.
현재 손흥민과 토트넘은 계약 문제를 두고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토트넘과 손흥민의 계약서에는 1년 연장 조항이 있지만 이는 손흥민과 토트넘이 합의 하에 발동할 수 있다. 약 3개월 후에는 다른 구단과 협상이 가능한 손흥민 입장에서는 1년 연장 조항을 발동해줄 이유가 없다. 더 좋은 대우 혹은 더 긴 계약 기간을 요구해서 재계약을 이끌어내는 게 최선이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의지를 계속해서 내비치고 있지만 토트넘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아직까지 손흥민의 미래는 결정되지 않고 있다. 토트넘은 내년 여름에 손흥민을 놓칠 수 있는 위기다. 토트넘 팬들은 벌써부터 손흥민을 잃을까 걱정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손흥민이 양보해서 토트넘과의 계약을 1년 더 연장했을 때, 주장직까지 내려놓게 된다면 팬들의 반발이 매우 거셀 것이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손흥민에게 주장을 맡긴 뒤에 재계약까지 이끌어내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곧 떠날 선수라고 주장직을 박탈해버린다면 손흥민의 충성심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선수 입장에서 보면 구단이 자신과의 미래를 원하지 않는다고 느껴질 것이다.
그런데 위 매체는 '토트넘은 주장 손흥민을 대신할 선수로 비카리오를 선택할 수 있다. 손흥민이 2026년에 떠난다면 토트넘은 구단의 전설인 손흥민을 대신할 새 주장이 필요할 것이다. 비카리오는 지난 여름 엠폴리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후 전반적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탈리아 국가대표인 비카리오는 토트넘이 아스널에 0대1로 패배한 뒤에 다시 한 번 세트피스 처리 문제로 비판받고 있지만 말이다'고 이상한 전망을 내놓았다.
이어 '토트넘은 비카리오를 미래의 주장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오랫동안 1순위 골키퍼였던 위고 요리스가 수년 동안 주장 완장을 차지했던 점과 유사하다. 토트넘은 주급 7만 5천 파운드(약 1억 3,300만 원)를 받고 있는 비카리오에 절대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으며 그를 새로운 요리스로 만들고 싶어한다. 비카리오에게 주장을 맡기는 건 향후 시즌의 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토트넘이 시즌 초반에 위기에 봉착한 상황에서 손흥민과 토트넘을 흔들기 위한 보도로 보인다. 토트넘이 자초한 결과이기도 하다. 손흥민의 재계약 문제가 미리 해결됐더라면 이런 기사가 현지에서도 나올 이유가 없다. 점점 선택권이 줄어들고 있는 토트넘이 손흥민과의 미래를 두고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지 주목된다. 토트넘과 손흥민의 계약 문제가 해결되야 얼토당토없는 추측성 기사가 줄어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