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내 배구 시스템을 정착시킬 수 있을 것 같다."
말투는 차분하고, 매우 신사적이었지만 그 속에 자신감이 묻어있었다. 현대캐피탈이 '명장' 필립 블랑 감독을 만나 날아오를 수 있을까.
블랑 감독이 한국 데뷔전을 치렀다. 블랑 감독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은 21일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2024 통영 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이하 컵대회) 개막전에서 OK저축은행을 3대0으로 꺾었다.
블랑 감독은 지난 시즌 도중 퇴임한 최태웅 감독의 후임으로 현대캐피탈을 이끌게 됐다. 정규리그는 아니지만 한국에서의 첫 공식전 승리. 블랑 감독은 "기분이 좋다. 우리가 수행해야 하는 프로젝트에서 차근차근 올라가기 위해서는 승리라는 원동력이 필요하다. 승리한 것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내가 만들고자 하는 시스템이 있는데,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 가능성을 봤다"고 말하며 긍정의 미래를 그렸다.
물론 완벽한 건 아니었다. 블랑 감독은 "범실이 많은 건 보완해야 한다. 1세트 우리 서브 범실이 많았고, 상대 수비가 좋았다. 우리가 예측 가능한 공격을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첫 공식전 현대캐피탈 선수들의 활약에 대해 블랑 감독은 "허수봉이 주장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팀을 하나 되게 만들어줘 고맙다. 레오도 부상 복귀 후 몸이 올라오고 있다. 내가 특히 강조하고 싶은 선수는 신펑이다. 중요한 순간 서브에이스 4개로 승리에 힘을 줬다. 이현승도 주전 세터로 처음 경기했는데, 좋은 경기를 했다"고 평가했다.
블랑 감독은 마지막으로 첫 V리그 경기에 대한 인상을 묻자 "첫 경기라 특별했다. 3세트 (상대팀 항의로) 경기가 중단된 것도 신기했다. 선수들이 복도에서 워밍업을 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그런 모습들이 기억에 남는다"며 웃었다.
컵대회는 한 장소에서 2경기 연속으로 이어지기에, 2번째 경기인 대한항공과 KB손해보험 선수들이 인근 연습 체육관에서 몸을 풀고 온 후 복도에서 추가로 워밍업하는 모습을 본 듯 하다.
통영=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