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레오 매치' 승자는 현대캐피탈.
현대캐피탈이 2024 통영 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이상 컵대회) 개막전 승리팀이 됐다.
현대캐피탈은 21일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의 컵대회 개막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0(30-28, 25-21, 25-11) 완승을 거뒀다.
여러모로 관심이 가는 경기였다. 통영에서 처음 열리는 컵대회. 여기에 7월이나 8월이 아닌 9우러에 대회가 개최되며 외국인 선수까지 뛸 수 있어 정규리그 개막 전 사실상 시범경기 느낌을 줬다. 각 팀들의 완전체 전력을 일찌감치 확인해볼 수 있었다.
여기에 개막전부터 빅매치였다. 장수 외국인 선수 레오 때문이었다. 레오는 지난 시즌 OK저축은행에서 뛰었다.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OK저축은행은 더 나은 선수를 찾겠다는 일념 하에 레오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외국인 지명 2순위를 얻은 현대캐피탈이 레오를 낚았다. 그 두 팀이 시작부터 충돌하게 됐으니 '레오 매치'로 불리울만 했다.
그리고 현대캐피탈이 야심차게 영입한 명장 필립 블앙 감독의 V리그 데뷔전이기도 했다.
시작부터 양팀의 접전으로 뜨거웠다. 1세트 현대캐피탈이 주포 허수봉의 맹활약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OK저축은행은 새 외국인 선수 루코니의 노련한 공격과 끈질긴 수비로 균형을 맞췄다.
1세트부터 28-28 듀스 접전이 벌어졌다. 하지만 허수봉의 연속 득점에 마지막 루코니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30-28 현대캐피탈의 승리로 세트가 정리됐다.
1세트에 힘을 다 쓰고 패한 탓이었을까. 2세트 시작부터 OK저축은행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시작하자마자 연속 범실을 저지르고, 0-4까지 끌려갔다. 양팀 스코어는 한 때 9-2 현대캐피탈 리드까지 갔다.
하지만 OK저축은행은 포기하지 않고 현대캐피탈을 추격했다. 루코니, 신장호, 신호진 삼각편대를 앞세워 13-14 1점차까지 따라갔다. 하지만 여기서 현대캐피탈 아시아쿼터 신펑의 연속 서브에이스가 터져나왔다. 접전의 균형이 깨졌고, 2세트도 현대캐피탈의 차지가 됐다.
3세트 역시 현대캐피탈의 유리한 흐름이었다. 여기에 10-7로 현대캐피탈이 앞서던 상황 경기가 오래 중단됐다. OK저축은행 박원빈의 공격 때 포히트 상황이 발생했고, 비디오 판독까지 거쳤지만 OK저축은행 오기노 마사지 감독의 항의가 이어졌다.
경기는 속개됐고, OK저축은행은 반전을 만들지 못한 채 그대로 무너졌다. 오기노 감독은 3쿼터 중반 점수차가 벌어지자 루코니를 빼고 경기를 치렀다. 사실상 백기를 던졌다.
레오가 큰 관심을 받았지만, 이날 가장 뜨거운 선수는 신펑이었다. 서브에이스 4개 포함, 15득점을 몰아치며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허수봉은 양팀 통틀어 최다득점(19득점)으로 이름값을 했다. 레오도 14득점으로 제 몫을 해냈다.
OK저축은행 루코니는 16득점으로 분전했지만, 팀 완패로 빛이 바라고 말았다.
한편, 처음 열리는 배구 축제에 통영이 들썩였다. 개막전 1808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빈 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경기 전 체육관 주변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통영=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