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서 박찬준 기자]'황소' 황희찬(울버햄턴)에게 초반 위기가 찾아왔다.
울버햄턴은 초반 부진에 빠졌다. 지난 시즌 에이스였던 황희찬이 원흉으로 지목받고 있다. 올 시즌 개막 후 리그에서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던 울버햄턴은 컵대회에서 반등을 노렸지만, 또 다시 패했다. 울버햄턴은 19일(한국시각) 영국 브라이턴의 아멕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과의 2024~2025시즌 카라바오컵 3라운드에서 2대3으로 패했다.
황희찬은 이날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황희찬은 71분을 소화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축구 통계매체 풋몹에 따르면 황희찬은 이날 슈팅 1회, 유효슈팅 0회, 빅 찬스 미스 1회, 드리블 1회 성공 등을 기록했다. 팀내 세번째로 낮은 평점 6.4점을 받았다.
경기 후 황희찬은 울버햄턴 지역지 '몰리뉴 뉴스'의 비판을 받았다. 몰리뉴 뉴스는 '황희찬이 다시 어려움을 겪으며 게리 오닐 울버햄턴 감독이 문제에 직면했다'고 했다. 몰리뉴 뉴스는 '오닐 감독은 브라이턴전에서 젊고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을 출전시켰다. 이런 경기에서는 경험 있는 베테랑들의 역할이 중요했다. 하지만 황희찬은 그런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며 '황희찬은 지난 시즌 오닐 감독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솔직히 말해 브라이턴전에서 황희찬의 활약은 끔찍했다'고 혹평했다.
몰리뉴 뉴스는 '황희찬은 경기에서 거의 보이지 않았다. 단 21번의 터치만 기록했고, 이는 선발 선수 중 가장 적은 숫자였다. 71분 동안 터치는 26분을 뛴 넬송 세메두와 똑같았다'며 '이런 폼으로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논란의 여지 없이 황희찬은 현재까지 울버햄턴의 최악의 선수 중 한 명이다. 지금까지 상황은 정말 힘들다. 지난 시즌과 같은 위협적인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혹평했다.
황희찬은 아스널과의 개막전, 첼시와의 2차전에서 연달아 선발 출전했지만, 부진한 플레이로 이어진 번리, 노팅엄 포레스트, 뉴캐슬전에 나서지 못했다. 브라이턴전을 통해 오랜만에 기회를 받았지만, 또 다시 부진했다.
예상치 못한 결과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울버햄턴의 에이스였다. 2020년 울버햄턴 유니폼을 입은 황희찬은 그저 그런 활약을 이어왔지만, 지난 시즌을 통해 정상급 공격수로 떠올랐다. 놀라운 결정력을 발휘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결정력이 좋은 선수로 평가받았다. 커리어 하이인 13골을 기록했다. 전반기에만 10골을 넣었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으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더 코리안 가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황희찬의 활약에 고무된 울버햄턴은 재계약을 추진했다. 팀내 최고 수준 연봉에 2028년 여름까지 재계약을 맺었다. 황희찬은 여름 내내 빅클럽의 러브콜을 받았다. 브라이턴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아 마르세유 지휘봉을 잡은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이 황희찬을 원했다. 황희찬은 울버햄턴 잔류를 택했다. 황희찬은 "이번 여름에 큰 결정을 내려야 했다"라며 "마르세유가 내게 제안을 했고, 난 오닐 감독과 여러 번 통화했다. 데 제르비는 거의 매일 내게 전화를 했다"라고 했다. 이어 "난 (오닐)감독님을 신뢰했다. 그는 내가 매우 중요한 선수라고 말했고, 이는 내게 믿음을 줬다. 오닐 감독이 그렇게 말한 후 난 울버햄턴에 남아 모든 걸 바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올 시즌에도 변함없는 활약을 기대했지만, 황희찬은 최악의 모습으로 계륵으로 전락했다. 일단 몰리뉴 뉴스는 황희찬의 기량보다는 포지션 문제라고 했다. 몰리뉴 뉴스는 '아마도 포지션 문제일 것이다. 일부 사람들은 황희찬이 넓은 공간에서 플레이 할 때 효과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며 '지난 시즌 울버햄턴이 전통 스트라이커가 없었기 때문에 중앙에서 박스 안으로 더 자주 들어왔으나 이번 시즌에는 예르겐 스트란 라르센이 있어 그럴 수 없다'고 전했다.
결국 황희찬 스스로 이겨내는 수 밖에 없다. 이미 영국 언론에서는 방출설까지 나온 상황이다. 디어슬레틱은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기까지 3개월이 남았다. 그때까지 선발 자리를 되찾지 못한다면 내년 1월에는 미래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울버햄턴의 상황이 좋지 않은만큼, 시간은 많지 않아 보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