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비로 취소되면, 더블헤더. 누구에게 유리한가.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운명을 가를 날이 밝았다.
양팀은 20일부터 잠실구장에서 3연전을 벌인다. 추가 편성 일정인데, 양팀 경기를 주말 3연전처럼 배치했다.
절묘했다. 공교롭게도 양팀은 치열한 3위 전쟁을 벌이고 있다. 3위와 4위는 하늘과 땅 차이다. 3위는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반면, 4위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러야 한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에이스급 투수들을 쓰고 준플레이오프에 올라가면 많이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3연전을 앞둔 상황, 양팀의 승차는 2경기. 두산이 3경기를 다 잡으면 순위가 바뀔 수 있기에, 양팀 모두 총력전을 선언했다.
다만, 변수가 있다. 첫 경기가 열리는 20일 전국에 많은 비가 예보돼있다는 것. 잠실구장의 경우 오후부터 밤까지 예보돼있는데, 예보대로 비가 온다면 양이 상당해 경기를 개최하기 힘들다.
이제 시즌 종료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문제는 이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 예비일이 없다는 것. 이 경기의 예비일은 당초 24일로 편성돼있었는데, 앞서 취소된 NC 다이노스-두산전이 먼저 24일 예비일을 선점했다. 같은날 LG도 SSG 랜더스와의 인천 원정이 취소됐었기에, 그 경기를 하러 인천에 가야한다.
예비일이 없을 경우, 그 다음 안은 더블헤더다. 만약 20일 경기가 취소되면 양팀은 21일 더블헤더를 치른다.
그렇다면 더블헤더로 일정이 바뀔 경우 누구에게 유리할까. 결과를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이론적으로는 LG에게 유리할 수 있다.
앞서는 LG는 최소한 스윕패만 당하지 않으면 된다. 보통 더블헤더를 하면 1승1패 확률이 높다고 한다. 한 팀이 2경기 모두에 힘을 쏟기 힘든 구조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두산은 주전 포수 양의지를 더블헤더 2경기에 다 포수로 쓸 수 없다. 정상 개최가 됐다면, 2경기 다 포수로 뛸 수 있을 수 있다. 3전승이 필요한 두산은 더블헤더가 반갑지 않을 수 있다.
여기에 LG는 19일까지 부산에서 경기를 하고 왔다. 반대로 두산은 잠실에 있었다. LG는 이동 거리가 부담스러웠는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두산은 4연승 상승세를 바로 잇고싶은 마음이 클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건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론적 설명이다. 두 팀의 라이벌전은 모든 걸 뒤엎을 수 있는 '자존심 변수'가 내재돼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 불가다.
LG는 에르난데스-손주영-엔스 로테이션이다. 두산은 곽빈-김민규-발라조빅 순이었다. 더블헤더가 아니라 비로 취소돼 추후 편성이었으면 두산은 임시 선발 김민규를 쓰지 않아도 돼 유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더블헤더라 결국은 김민규를 등판시켜야 한다. 보통 팀들은 비로 취소되고 다음날 더블헤더가 되면, 2차전 선발로 내정됐던 선수들을 낮경기에 투입하고 1차전 선발들을 더블헤더 2차전으로 돌린다. 선수들 리듬을 위해서다. 물론, 선수들과의 면담을 통해 바뀌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1차전 손주영-김민규, 2차전 에르난데스-곽빈 매치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