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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칸 진출, 국대된 느낌"…정해인에게 '베테랑2' 의미는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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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영화 '베테랑2'는 정해인(36)이라는 배우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해 준 작품이 됐다. 극 중에서 신입 형사 박선우 역을 맡은 그가 데뷔 이후 첫 빌런 연기에 도전하며 관객들의 관심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개봉한 '베테랑2'는 1341만 관객을 모은 흥행작 '베테랑'의 속편으로,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이다. 전편에 이어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베테랑2'는 누적 관객수는 445만 3536명(19일 오전 기준)으로, 6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정해인은 "영화를 보고 평가하는 건 배우들이 아니라 관객들이 해주시지 않나. 저도 언론시사회 때 작품을 봤는데, 다행히 잘 나온 것 같아서 관객들이 실망하시지 않을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편에 이은 흥행 부담감에 대해 묻자, 그는 "워낙 잘 됐기 때문에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라며 "반대로 캐릭터 연기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1편과 결이 완전히 다르고 이야기 전개 방식도 달랐기 때문에 빌런의 성향이 겹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촬영장에 와서 옷 갈아입고 연기할 때도 그 순간에만 몰입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전편 빌런인 조태오와의 차별점도 짚었다. 정해인은 "조태오는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절대적인 악이기도 하고 불 같은 성질이지 않나. 반면 박선우는 뭐라고 정확히 규정짓기 어려운 혼란스러운 혼돈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굳이 설명을 드리자면 차가운 쪽에 가까웠던 것 같다. 조명 감독님이 촬영할 때도 차이를 두셨더라. 전석우(정만식)와 함께 비치는 신에서 전석우에겐 빨간색 조명을, 저에겐 파란색 조명을 쏴주셨다. 파란색은 차가운 이미지를 담고 있지 않나. 나름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정해인은 선배인 황정민과 '베테랑2'를 통해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그는 "선배와 촬영하면서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었다"며 "굉장히 츤데레이셔서, 섬세하시고 따뜻하시다. 처음엔 겁을 먹고 현장에 갔는데, 바로 없어졌다. 제가 바스트 신을 찍고 있을 땐 선배가 카메라에 안 걸리는데도 몰입할 수 있게끔 뒤에서 열연을 펼쳐주셨다. 그런 걸 보면서 스스로도 많이 반성하고 배움을 얻게 됐다. 저도 30년 이상 경력이 쌓였을 때 후배들에게 그런 도움을 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앞서 '베테랑2'는 지난 5월 개최된 제77회 칸 국제영화제의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이에 정해인은 "해명하고 싶은 게 있는데, 감독님이 칸 초청 발표 이후에 바로 전화를 주셨다. 약간 상기된 목소리로 전화를 주셨는데 '스케줄 비워줄 수 있냐'고 하시더라. 전화받을 당시에 '엄마친구아들' 촬영 중이어서 스태프들도 계셨고, 목소리를 크게 낼 수 없어서 차분하게 받았다. 근데 나중에 감독님이 전화 끊고서 '나만 좋아하나'하고 생각하셨다더라. 그건 오해였고 세트장이었기 때문에 너무 들뜨면 안 되는 상황이어서 그랬다(웃음). 촬영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도 매니저랑 '우리 진짜 가게 되는 거냐'고 믿기지 않았다. 심지어 칸에 가는 비행기에서도 실감이 잘 안 났고, 레드카펫을 밟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이제 데뷔 연차도 있고, 그만 떨 때도 됐는데 역시 칸은 다르더라. 해외 영화제에 한국을 대표로 온 느낌이 있어서 마치 국가대표가 된 느낌이었다"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내비쳤다.

한편 정해인은 최근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다방면으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tvN 토일드라마 '엄마친구아들'(이하 '엄친아')에서는 정소민과 풋풋한 로맨스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대리 설렘을 안기고 있다. 그는 "팬들은 오히려 저의 다채로운 모습을 즐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실 것 같다"며 "만약 팬이 아닌 일반 관객들이 '베테랑2'를 보신다면, '정해인이란 배우에 관심이 가네? 다른 작품 찾아볼까'하는 생각이 들 것 같다"고 전했다.

'엄친아'로 매주 주말마다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는 정해인은 "오랜만에 웃는 연기를 하는 것 같다. 거의 2019년 이후 처음인 것 같다. '설강화', 'D.P.', 'D.P.시즌2', '베테랑2'를 연기하다가, TV에서 웃는 모습을 보니 반갑더라. 드라마가 중반부를 넘어 서서히 클라이맥스에 치닫고 있는데, 앞으로 여러분들이 원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올 예정이니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웃음). 행복한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고 귀띔했다.

이어 정소민과의 호흡에 대해 "소민이와 1살 차이고, 극 중에서도 소꿉친구로 나오다 보니, 저희가 친해지지 않아 불편한 것들이 삐질삐질 새어 나오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일부러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친해졌다. 저도 그렇고 이 친구도 외향적인 사람은 아닌데 내향인들끼리 친해지면 또 바이브가 다르다. 이젠 너무 편해져서 소꿉친구의 바이브가 바로 나오는 것 같다. 제가 원래 장난을 잘 안치는데, (소민이가) 잘 받아주니까 치게 된다. 계속 저를 긁고 놀리더라(웃음). 그만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관계가 됐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정소민과의 열애설에 대해서는 "어떠한 멘트도 하지 않겠다(웃음)"며 "작품 안에서 그만큼 케미가 좋았다는 뜻 아닐까 싶다. 드라마도 드라마인데, 메이킹 영상에서도 좋아 보이더라. 실제로 배우들끼리 촬영 현장에서 역대급으로 케미가 좋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