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김우빈(35)이 더욱 건강하고 단단하게 돌아왔다.
넷플릭스 범죄 액션 영화 '무도실무관'(김주환 감독,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세븐오식스 제작)에서 태권도·검도·유도 도합 9단의 무도 실력을 갖춘 실무관 이정도를 연기한 김우빈. 그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무도실무관'의 출연 계기부터 작품을 향한 애정과 열정을 털어놨다.
'무도실무관'은 태권도, 검도, 유도 도합 9단 무도 유단자가 보호관찰관의 제안으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전자발찌 대상자들을 24시간 밀착 감시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인 1조로 움직이며 전자발찌 대상자들의 위치와 이동 경로를 파악, 밀착 지도 및 감독을 통해 재범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인 무도실무관과 보호관찰관의 이야기를 영화화했다.
그동안 범죄 액션 영화에서 주로 다뤄진 형사, 경찰이 아닌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일상 속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유지하고자 노력하는 일상의 영웅을 다룬 '무도실무관'은 지난 13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 3일 만에 830만 시청 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 글로벌 톱10 영화(비영어) 부문 1위을 기록하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또한 한국뿐만 아니라 브라질, 프랑스, 독일, 일본, 홍콩, 싱가포르, 태국을 포함한 총 58개 국가에서 톱10 리스트에 오르며 관심을 입증했다.
이날 김우빈은 "영화가 공개된 후 많은 분이 좋아해줘서 행복하게 연휴를 보냈다. 사실 이러한 뜨거운 반응이 너무 놀라웠다. 수치로만 보이고 느끼는 게 없어서 크겨 느껴지지 않기도 했는데 넷플릭스에서도 기록을 보내주기도 했고 그런 수치를 통해 '우리 영화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구나' '우리의 진심이 잘 닿았구나' 싶더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시청자, 관객의 사랑을 어떻게 해야 받을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작품을 만들 때마다 관객이 좋아해줄지, 안 좋아해줄지 판단이 잘 안된다. 매 작품 걱정과 기대로 시작을 한다. 이번 작품도 시나리오를 받고 이정도의 성장 과정과 이 친구가 느끼는 순간의 감정들과 생각들, 또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에서 특별함을 느꼈다. 내가 느낀 그 지점을 관객에게 잘 전달하고 싶었고 그 부분을 다행히 공감해 준 것 같더라"며 "마침 공개 시점이 연휴여서 안 찾아 보려고 했는데 자꾸 반응을 찾아보게 됐다. 평점도 찾아보게 됐다. 다행히 영화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감사하더라. '이 영화 돈 주고 보라고 해도 보겠다'라는 반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무도실무관'은 캐릭터 그 자체가 된 김우빈의 새로운 도전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무도 실력자로 세상에서 재밌는 것을 제일 중요하게 여기며 살아왔지만 다른 사람의 행복을 지키는 일을 하면서 점차 변화하고 성장하는 인물 이정도로 스크린에 컴백한 김우빈. 태권도, 유도, 검도 등 무술을 동시에 배우며 도합 9단의 무도 실력자로 완벽하게 변신한 것은 물론 8kg 몸무게를 증량해 단단한 무도인의 비주얼을 완성했다. 또 데뷔 후 처음으로 탈색한 파격 헤어스타일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이정도 그 자체로 영화 속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우빈은 "부끄럽게도 '무도실무관' 시나리오를 받고 이 직업에 대해 처음 들어봤다. 그래서 일단 흥미로웠던 것도 있었다. 김주환 감독이 이런 직업이 있다는 걸 많이 알리고 싶다는 것에 너무 좋았다. 첫 미팅 자리에서도 그 마음을 읽었는데 그게 맞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내가 몰랐던 일상의 영웅들을 알게 됐고 그분들로 인해서 내가 보다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었구나 싶었다. 이 감정을 시청자에게 전달하고 싶었다. 다행히 이 계기로 무도실무관이라는 직업이 보다 많이 알려졌다. 촬영할 때 그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답했다
김우빈은 "소아성착취 범죄자도 다룬 작품이다. 나는 비록 연기지만 눈 앞에서 봤으니까 얼마나 싫었겠나. 그래서 촬영 때 강기중 역할을 한 이현걸 형과 많은 대화를 안 했다. 연기를 하는 것이지만 그 순간 진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마음이 잘 안 가더라. 그래서 현걸 형과 덜 친해졌다. 사실 '형, 좋아해요'라고 말하고 싶다. 현걸이 형이 이번 작품 때문에 20kg 증량을 하셨다고 하더라. 근육량도 문짝만하고 키도 나와 비슷하다. 힘이 너무 좋아서 액션 할 때 넘기기 힘들더라. 10년 전에 드라마 '상속자들'에서 호흡을 맞췄고 '외계+인' 2부도 잠깐 나왔는데 그때는 나와 촬영을 같이 안해서 몰랐다"고 곱씹었다.
캐릭터를 위해 체중을 증량한 과정도 털어놨다. 김우빈은 "이정도라는 캐릭터는 가지고 있는 체격이나 힘이 느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단 나도 체중 증량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김주환 감독에게 증량을 제안했다. 제작발표회 때도 말을 했지만 몸이 조각 같은 게 아니라 치킨집 아들 답게 피자, 치킨을 많이 먹고 두툼하게 보이길 바랐다. 초반 촬영 때는 모니터를 보면서 부기를 유지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내 주변 운동 좋아하는 친구가 실제로 많이 먹으면 부어있기도 하더라. 그런 모습을 영화에 보여주면 더 진짜 같을 것 같아 일부러 만들었다"며 "탈색 머리는 단순히 재미를 찾는 친구라는 특성에서 시작하게 됐다. 그 시기에 주변을 돌아보면서 20~30대 어떤 머리를 하고 있을까 관찰을 해보면 내 생각보다 탈색하는 친구가 정말 많더라. 다른 분들에겐 그닥 특별하지 않더라. 그러면 새로운 모습으로 도전해도 좋을 것 같더라.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사실 무도실무관이라는 일이 참 고되다. 그 일을 해나가면서 그 친구가 일에 마음을 가지게 되고 그래서 살도 빠질 것 같더라. 그래서 촬영 하면서 살을 빼 3~4kg 감량했다. 그 당시에 75kg 정도였는데 내가 가장 살이 쪘을 때가 80kg 정도였다. 그래서 내 최대 몸무게보다 더 찌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비인두암 투병 후 건강을 되찾은 김우빈은 달라진 인생관도 털어놨다. 김우빈은 "나라는 사람은 요즘 하루하루 충실히 사는 것에 집중하고 그 안에 행복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정도라는 친구를 만났을 때 그를 크게 이해하는 데 어렵지 않더라. 이유나 결은 조금 다르지만 첫 만남이 낯설지 않더라. 영화에서는 빠졌지만 정도가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시고 이후에 정도도 아팠다. 정도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과민성대장증후군에 걸렸는데 그래서 이 친구 별명이 '설사'다. 정도의 서사를 고깃집에서 선민(김성균)이 형한테 해주는데 신이 길다 보니 편집이 됐다. 어머니를 잃고 나서 생각이 달라진 친구다. 그 시작이 어머니의 유언이 아니었을까 싶다. 어머니가 '우리 정도는 하루하루 건강하게 행복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해주지 않았을까. 그래서 정도가 어린 나이지만 삶을 바라보는 방향과 시선이 그런 쪽으로 흘러가지 않았을까 싶었다. 내 마음도 그러했고 그래서 표정에 그런 서사가 녹아있길 바랐다"고 답했다.
그는 "나는 하루하루 잘 살려고 한다. 실천 중에 하나가 내가 대화하는 사람 얼굴을 자주 쳐다보는 것이다. 어느 순간 하루 종일 같이 있는 사람이 뭘 입고 있었는지 기억도 안 나는 경우가 있다. 상대에게 오롯하게 집중하다 보면 내가 그 순간 잘 산 것 같더라.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행복해 지더라"며 "나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미래를 위해 살았던 것 같다. 10년 뒤 더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지금 열심히,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지' '내일 이 신을 잘 찍어야 하니까 오늘 밤을 새자' 이런 식이었다. 물론 그런 게 지금의 나를 만들기도 했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니 하루하루 아쉽더라. 계속 미래만 생각하니 목표에 대해 채찍질만 했다. 과거에는 드라마 촬영이 밤샘 촬영을 할 때가 많았다. 그때는 '내가 지금 너무 나약하다' '졸리면 안 된다'이라며 3시간 잘 수 있으면 1시간 자고 2시간 운동 후 현장에 나갔다. 그러다 보니 나에게 미안해지더라.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요즘에는 삶의 방향과 생각이 달라졌다"며 "아무래도 아프고 나서 인식이 달라졌다. 그 당시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있으니까 달라졌다. 여러분들의 걱정을 많이 들었고 걱정해준 덕분에 건강히 돌아올 수 있었다. '무도실무관'을 통해 한층 건강해진 내 모습을 반가워 해주는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마음을 보냈다.
공개 열애 중인 신민아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앞서 김우빈과 신민아는 지난 2015년 공개 열애를 시작, 약 10여년째 사랑을 키워가고 있는 연예계 대표 장수 커플이다. 무엇보다 두 사람은 공개 열애를 선택한 이후 서로를 향한 애정은 물론 동료로서 응원과 지지를 보내며 '국민 커플'의 표본이 됐다.
김우빈은 "공개 열애 후 대중이 우리에게 보내주는 응원이 마냥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늘 감사하다. 하지만 이제 그만! 그만!"이라고 외치며 웃었다.
그는 "너무 좋은 분(신민아)이라 내가 좋은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다. 그 분도 영화를 너무 재미있게 잘 봐줬고 좋아해 줬다. 이 작품을 통해 무도실무관이라는 직업을 알게 돼 좋았고 그들에 대한 노고를 알게 됐다고 후기를 남겨줬다. (내가 멋있다라는 반응은) 특별히 없더라. 시간이 부족해 듣지 못했다"고 수줍어했다.
'무도실무관'은 김우빈, 김성균이 출연하고 '청년경찰'의 김주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