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구원군'으로 투입됐지만,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다. 결국 팀에서 두 번째로 낮은 평점을 받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토트넘 홋스퍼 '캡틴' 손흥민(32)이 교체 투입된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손흥민은 19일 새벽 4시(한국시각) 영국 코벤트리의 리코 아레나에서 열린 코벤트리시티와의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3라운드 때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돼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그러다 0-0으로 맞선 후반 18분에 도니믹 솔란케와 교체투입됐고, 약 30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토트넘은 이날 챔피언십(2부리그) 팀인 코벤트리시티에 경기 내내 끌려다녔다. 코벤트리시티가 2~3골은 더 뽑을 수 있는 경기였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경기 내용면에서는 토트넘이 크게 밀렸다. 하지만 토트넘은 경기 막판 터진 2골을 앞세워 2대1로 역전승을 거두며 4라운드에 진출했다. 한 마디로 지옥의 문고리를 잡았다가 간신히 돌아온 경기라고 볼 수 있다.
이날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상대가 2부리그 팀이라는 점을 감안해 주전 선수 대부분을 빼고, 젊은 선수 위주의 1.5군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주전의 휴식을 위한 로테이션을 가동한 것은 충분히 납득이 된다.
결국 지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 아스널전 선발 라인업에서 무려 8명이 교체됐다. 아스널전과 마찬가지로 선발로 나온 건 데스티니 우도기와 로드리고 벤탄쿠르, 도미닉 솔란케 뿐이었다.
4-3-3 포메이션에서 윌손 오도베르와 솔란케, 티모 베르너가 공격조합을 맞췄다. 이어 벤텐쿠르와 파페 사르, 루카스 베리발이 2선을 구성했다. 포백은 아치 그레이와 라구 드라구신 벤 데이비스, 그리고 우도기다. 골문은 1년만에 프레이저 포스터가 맡았다.
손흥민은 제임스 매디슨, 데얀 쿨루셉스키, 세르히오 레길론, 페드로 포로, 제드 스펜스, 브레넌 존슨 등과 함께 대기 명단에 일단 이름을 올렸다.
문제는 이날 1.5군 선발진이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경기력을 보였다는 점이다. 골키퍼-수비-미드필더-공격진.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이 전부 부진했다. 전반에 상대의 강력한 역습과 날카로운 공세에 쩔쩔 맨 토트넘은 단 1개의 슛도 시도하지 못했다. 운이 좋아 0-0으로 마칠 수 있었다.
결국 벤치에서 휴식을 취하던 손흥민이 그라운드에 소환됐다. 후반 18분에 매디슨과 함께 경기에 투입됐다.
그러나 손흥민의 몸놀림은 무거웠다. A매치와 북런던 더비를 연달아 치르느라 소진된 체력이 회복되지 않은 듯 보였다. 결국 약 30분간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별다른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다. 슈팅과 드리블은 1개도 시도하지 못했고, 패스만 간간히 뿌려주는 데 그쳤다.
당연히 평점이 좋을 리 없다. 유럽 축구통계업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6.0을 부여했다. 이는 티모 베르너(5.6) 다음으로 낮은 점수다. 매우 부진했다는 증거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