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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감독→外人 선수 '상암 잔디' 답답 "선수들은 짜증, 팬들은 의문…日 잔디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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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경기를 뛴 선수도, 지켜보는 감독도 '잔디 문제'는 답답하기만 하다.

대한민국 축구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발단은 지난 5일 '캡틴' 손흥민(토트넘)의 말이었다. 그는 팔레스타인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별리그 B조 1차전을 마친 뒤 작심 발언을 했다. 손흥민은 "기술 좋은 선수들이 많다.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빠른 템포의 경기를 못 한 것이 팬들에게도 아쉬우셨을 것이다. 홈에서 할 때 개선이 됐으면 좋겠다. 원정 경기 그라운드 컨디션이 더 좋다는 게 한편으로는 안타깝다.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K리그, A매치 등 경기가 끝날 때마다 아쉬움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하지만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선 종종 대규모 공연이 펼쳐진다. 팬들이 늘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이유다.

K리그 사령탑들도 답답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김기동 FC서울 감독은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관중들이 퀄리티 있는 경기를 봐야 한다. 하지만 그라운드 안에서 쉬운 실수, 패스 실수가 나오면 선수들도 짜증이 난다. 관중들도 '프로 선수가 왜 저런 것도 하지 못하나' 생각할 수 있다. 경기장 때문에 질 좋은 축구를 보이지 못하는 부분이 조금 아쉽지 않나 싶다"고 했다.

대한민국 축구 레전드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도 "우리도 훈련장 등 여러 어려움이 있다. 최근에 K리그가 많이 좋아졌다. 레벨, 퀄리티도 상당히 높아졌다. 거기에 걸맞은 제반적인 여건이 돼야 선수들이 더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환경에 대해 심사숙고해서 공을 많이 들여야 선수들이 더 좋은 플레이할 수 있지 않겠나 싶다. 아쉬운 부분 중 하나"라고 했다.

외국인 선수 마사(대전)도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에 대해서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는 "퍼스트 터치에 신경을 많이 써야한다. 주변을 봐야하는데 퍼스트 터치에 집중해야 하니 확실히 어렵다고 느낀다. 일본과 완전히 다르다. 컨트롤에 그렇게까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여기 잔디는 먼저 드롭을 하는 데 스트레스를 받는다. 볼을 받는 데 너무 어렵다"고 했다.

이어 "일본 잔디 좋다. 기본적으로 관리 잘하고 있다. J3도 좋다. 지난해 잔디 좋았다는 기억 있는데 올해는 돌아와서 깜짝 놀랐다. 경기력 문제가 나올 수밖에 없다. 울산 HD-강원FC 경기를 봤는데 스피드가 나오지 않았다. 잔디 문제가 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시는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내년부터 콘서트 등 문화행사는 '그라운드석 판매 제외' 조건으로 대관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콘서트 등 문화행사 대관을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콘서트 관람에 대한 수요가 있고 현재 서울에 2만명 이상 관람객을 수용할 대형 공연장이 없다. 그라운드석 판매를 제외한 부분 대관만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시설공단과 서울시는 10월 15일 이라크와의 A매치를 대비해 최대한 잔디를 보강한 뒤 축구 경기 관리자들과 함께 상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여름철 기록적인 폭염으로 잔디밀도가 약 60%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온이 예년 수준으로 되는 시기부터는 잔디밀도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월 15일 국가대표 A매치 경기에 지장이 없도록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