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퀄리티를 스스로 낮추는 노출 끝에는 황당한 결말만 남았다. '우씨왕후' 이야기.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우씨왕후'(이병학 극본, 정세교 연출)이 12일 모든 회차를 공개했다. 파트1에서 취수혼을 위해 각 왕자들에게 달려나가기 시작했던 우씨왕후(전종서)가 파트2에서도 목표를 쟁취하기 위한 발걸음을 재촉해나가는 모습이 담겼다. 파트1에서 이미 불쾌한 노출신을 다수 담아내면서 시청자들 사이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필요 이상으로 잔인한 장면들 또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파트2 역시나 이같은 장면의 연속. 파트1보다야 여성을 '벗기고' '여체를 전시하는' 장면이 줄었다지만 결코 그 노골적인 시선은 약화되지 않았고 상대를 흉기로 해치는 장면들도 적나라하게 그려지면서 불쾌감을 더했다.
파트1에서 그나마 볼만했던 화면은 야외로 무대가 옮겨지며 힘을 잃었다. 공을 들인 세트와 별개로 수풀 속을 헤치고 나무 사이를 오가는 액션은 몰입도를 높이기보다는 낮추는 데에 일조했다. 심심한 액션신에 지루한 정치싸움도 문제였다. 전혀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 이들의 머리 싸움은 필요 이상으로 길게 느껴질 정도. 파트1과 파트2가 24시간 안의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이 짧은 이야기를 8부작으로 길게 늘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심지어는 중심을 단단하게 지켜야 하는 우씨왕후 캐릭터에도 힘이 빠졌다. 왕비의 위엄이 느껴지지 않는 건들거리는 걸음걸이나 연약한 발성도 당혹스러웠는데 사극 말투를 대신해 자신의 말투를 씌웠다는 전종서의 연기는 사극의 매력을 살리지 못하고 붕 떴을 정도. '학폭(학교폭력) 의혹'만 드라마에 발목을 잡을 줄 알았더니, 그 뒤에 숨겨졌던 화면 장악력 부족이 더 큰 암초가 됐다. 전종서가 갈피를 못잡으니 함께하는 배우들도 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 어쩐지 어색한 상황극들이 줄줄이 이어지며 집중력을 흐트러트렸다.
그래도 어떻게든 달려온 8회는 허무함만 남겼다. 우씨왕후가 고발기(이수혁)과 전 태자 고패(송재림)와의 전투를 준비하는 모습으로 끝을 맞이하는데 이 결말이 황당할 정도로 허무하다. 24시간을 그렇게 길게 달려와서 결말도 보지 못하고 마무리된다니. 만약 시즌2를 염두에 뒀다고 하더라도 시즌1이 이렇게 큰 실망감을 안겨준 상태에서 시즌2에까지 기대가 이어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다만 티빙 측은 논란으로 점철된 관심이라고 하더라도 고무적 결과로 보는 듯한 모양새. 티빙 측은 "'우씨왕후'가 캐릭터와 스토리, 영상미와 미장센까지 탄탄한 완성도를 자랑하며 연일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고 자화자찬하면서 "'우씨왕후'가 3주 연속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기록하며 흔들림 없는 인기를 모으는 동시에, 누적 시청UV로는 '술꾼도시여자들2'에 이어 역대 오리지널 중 2위에 오르며 화제성을 입증하고 있다"고 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