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지진희(53)가 중년 멜로에 대한 자부심을 전했다.
JTBC 토일드라마 '가족X멜로'(김영윤 극본, 김다예 연출)에서 사업 실패 후 가족들에게 손절당한 뒤 이들이 살고 있는 빌라의 건물주가 되어 다시 나타난 X-아빠 변무진을 연기한 지진희. 그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가족X멜로' 종영 소감을 밝혔다.
지진희는 "개인적으로 이 드라마가 너무 좋았다. 사람들의 취향이 나와 다를 수 있지만 흔히 말해 요즘 유행하는 자극적이지 않아 좋았던 것 같다. 요즘 드라마는 가족을 다루는 부분이 많이 없다. 시대가 핵가족이 많아졌기도 했지만 예전에 비하면 가족을 다루는 드라마가 없어졌다. 물론 우리 드라마가 정통의 가족 드라마라고 할 수 없지만 우리 드라마는 요즘 시대에 많이 있는 또다른 형태의 가족을 다룬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가족X멜로'는 자극적인 부분도 없고 너무 한쪽으로 이야기가 쏠린 부분도 없다. 자극적인 것에 익숙해져 있는 시청자에겐 '가족X멜로'가 자칫 밋밋하게 보일 수 있겠지만 나에겐 오히려 그 부분이 좋았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모습이 요즘 성향과 약간 다르긴 하지만 나는 굉장히 만족하는 작품이었다"고 덧붙였다.
중년 멜로를 완벽히 소화한 것도 지진희의 자부심 중 하나였다. 지진희는 "멜로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다. 요즘 워낙 무서운 이야기들이 많지 않나? 그런데 오랜만에 우리 드라마를 보면서 너무 예쁘고 좋더라. 잔잔하고 좋은 이야기가 많이 나오면 세상도 좋아보이지 않을까"고 곱씹었다.
그는 "변무진의 설정 자체가 이혼을 당했지만 그렇다고 꼭 변무진이 나쁜 짓을 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변무진은 선택이 늘 잘못됐고 그 선택으로 손해를 많이 봤다. 그게 가족까지 영향을 끼친 것이다. 아내 애연(김지수)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확실히 설정 자체가 다른 멜로, 혹은 중년의 진한 멜로와 다르다. 이건 동네에서 볼 수 있는, 이른바 평범하다고 볼 수 있는 러브 스토리다"며 "특히 김지수와 키스신이 화제가 됐다. 우리 시청률은 2% 정도 관심을 끈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나는 늘 나이 들었을 때 그 나이에 맞는 멜로를 하고 싶다고 말해 왔고 실제로도 정말 그런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늘 멜로를 준비하고 있다. 물론 노력도 한다. 시청자가 나의 멜로를 봤을 때 '아직까지 볼만하네'라는 반응을 들고 싶다. 그래서 더 엄격하게 준비를 해왔다. 당연히 (이 나이에 멜로가) 쉽지 않다. 너무 어렵더라. 사생활 이슈도 없어야 하고 철저하게 나를 관리해야 하는 부분이 필요하다. 다행히 그런 노력에 대해 스스로 재미있고 적성에 맞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중년 멜로가 흔치 않다. 앞으로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겠지만 가능하다면 멜로 장르는 계속해서 하고 싶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가족X멜로'는 11년 전에 내다버린 아빠가 우리집 건물주로 컴백하며 벌어지는 피 튀기는 패밀리 멜로를 그린 드라마다. 지난 15일 12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