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KIA 타이거즈가 롯데 자이언츠와의 올시즌 천적 관계를 완벽하게 뒤집었다. 실점은 커녕 출루마저 꽁꽁 틀어막았고, 장단 15안타 불방망이로 상대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KIA 타이거즈는 1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0대0 완승을 거뒀다.
KIA는 이날 경기전까지 올해 롯데와 상대전적에서 5승7패1무로 뒤지고 있었다. 올시즌 14-1로 앞서다 15-15로 비긴 악몽 같은 경기도 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박찬호를 중심으로 한 KIA 강타선의 맹폭과 더불어 무기력한 롯데 타선이 대비를 이룬 경기였다. 롯데는 이날 5회까지 KIA 선발 에릭 라우어에게 단 1볼넷만을 얻어낸 채 노히트로 꽁꽁 묶였다. 6회초 박승욱의 안타로 노히트를 간신히 면했지만, 라우어가 내려간 뒤에도 안타 1개를 추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KIA는 리드오프 박찬호가 '롯데 킬러' 명성답게 4안타 1볼넷으로 전타석 출루를 달성하며 시종일관 롯데 마운드를 뒤흔들었다, 소크라테스 김도영 김선빈 이창진이 고비 때마다 착실하게 점수를 쌓아올리며 낙승을 완성했다. 나성범은 7회말 쐐기 솔로포를 쏘아올리며 매직넘버의 하락을 자축했다.
이날 승리로 KIA는 81승째(50패2무)를 기록,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를 5로 줄였다. 반면 롯데는 67패째(59승4무)를 당하며 경기가 없었던 두산 베어스와의 차이가 3경기반으로 벌어졌다.
이날 롯데는 윤동희(중견수) 고승민(2루) 손호영(3루) 레이예스(우익수) 전준우(좌익수) 나승엽(1루) 정훈(지명타자) 박승욱(유격수) 강태율(포수) 라인업으로 경기에 임했다. 선발투수는 김진욱.
KIA는 박찬호(유격수) 소크라테스(중견수) 김도영(3루) 최형우(지명타자) 나성범(우익수) 김선빈(2루) 이우성(1루) 김태군(포수) 이창진(좌익수)으로 맞섰다. 선발은 라우어였다.
KIA가 1회말부터 깔끔하게 선취점을 올리며 상큼하게 출발했다. 선두타자 박찬호가 좌중간 2루타를 쳤고, 소크라테스의 내야땅볼로 1사 3루가 됐다. 그리고 김도영의 희생플라이 때 박찬호가 홈을 밟았다.
KIA는 2회말 3점을 추가하며 기세를 올렸다. 김선빈-이우성의 연속 안타에 이은 김태군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가 됐고, 이창진의 2타점 2루타, 박찬호의 1타점 적시타가 이어지며 4-0이 됐다.
평온하게 이어지던 경기는 5회말 다시 크게 파도쳤다. 선두타자 김도영이 2루타로 출루했고, 1사 후 나성범의 볼넷으로 1사 1,2루가 됐다. 여기서 롯데 김진욱의 폭투, 김선빈의 땅볼 때 롯데 유격수 박승욱의 홈송구 실책이 이어지며 6-0으로 벌어졌다. 롯데 선발 김진욱은 결국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교체됐다.
4회 1사까지 퍼펙트로 짓눌리던 롯데 타선은 고승민의 볼넷으로 간신히 첫 출루를 달성했다. 이어 6회초 선두타자 박승욱이 안타로 출루하며 KIA 라우어의 노히터를 저지했다. 하지만 라우어는 강태율 윤동희 고승민을 3자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화려하게 이날 등판을 6이닝 무실점 9K로 마무리지었다.
KIA는 6회말 1사 후 박찬호의 안타와 소크라테스의 1타점 2루타, 7회말 나성범의 솔로포로 1점씩 추가하며 8-0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점수를 내지 못했지만, 8회말 2점을 더 추가하며 이날의 일방적인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라우어에 이어 등판한 7회 장현식, 8회 곽도규, 9회 김기훈의 계투도 깔끔했다.
광주=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