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0년 묵은 한시즌 최다안타 대기록. 베네수엘라산 안타 제조기가 깨뜨릴까.
롯데 자이언츠 빅터 레이예스가 KBO리그 데뷔 첫해, 위대한 기록에 도전중이다.
12일까지 정규시즌 14경기를 남겨둔 시점에 180안타를 기록중이다. 144경기로 따지면 200안타 페이스다.
KBO리그 단일시즌 최다안타 기록의 보유자는 올해 회춘 활약을 펼치고 있는 KIA 타이거즈 서건창. 넥센 히어로즈 시절이던 2014년 201안타를 치며 역대 최초로 200안타를 돌파한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시즌 MVP의 영광까지 안았다.
당시 서건창은 타율 3할7푼 7홈런 6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85라는 눈부신 기록을 냈다. 유격수로 타율 3할5푼6리 40홈런 117타점, OPS 1.198을 기록했던 강정호, 타율 3할3리 52홈런 124타점 OPS 1.119를 기록했던 박병호 등 팀 동료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이겨낸 결과였다.
불멸의 기록으로 평가받던 서건창의 위업에 레이예스가 도전한다. 남은 14경기에서 22안타를 쳐야한다. 쉬운 기록은 아니다.
올시즌 성적은 타율 3할5푼1리 14홈런 99타점 OPS 0.904.SSG 랜더스 기예르모 에레디아(타율 3할5푼6리)와 타격왕을 다투고 있다.
KBO리그는 메이저리그(162경기)보다 적은 144경기를 치르지만, 유달리 덥고 습한 날씨로 인해 외국인 타자들에게도 체력적인 부담이 큰 리그다. 하지만 레이예스는 전반기(타율 3할4푼6리 OPS 0.884)보다 후반기(타율 3할6푼 OPS 0.934)에 더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어 마냥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몰아치기에도 능하다. 올시즌 멀티히트 54개로 이 부문 1위다. 월간 최저 타율이 3할 아래로 떨어진 적도 없을 만큼 꾸준함까지 갖췄다. 6월에는 3할9푼8리, 7월에는 4할5리를 치기도 했다.
서건창에 가장 근접했던 선수는 두산 외인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다. 그는 2020년 199개, 2019년 197개의 안타를 쳤지만 신기록 달성에는 실패했다.
그 뒤를 1994년 이종범(196개) 2016년 최형우(195개) 김태균(193개) 2017년 손아섭(193개) 2019, 2022년 이정후(193개) 등이 이었다.
레이예스는 외국인 타자치곤 홈런 갯수가 적다. 적극적인 타격을 하다보니 출루율도 타율에 비해 높지 않다. 다른 외국인 타자들에 비해 뒤지는 부분이다.
하지만 안타 갯수가 레이예스의 가치의 전부는 아니다.
꾸준함이 장점이다.
올시즌 롯데가 치른 130경기에 모두 출전했고, 특별한 부상이 없는 한 전 경기 출전이 유력하다.
중요한 순간, 지나치는 법이 없는 클러치히터이기도 하다. 레이예스의 시즌 180호 안타는 지난 10일 잠실 LG 트윈스전 연장 10회초 팀의 2대1 승리를 이끈 결승타였다. 올시즌 12개째. 이 부문 1위 양의지(두산 베어스)에 불과 2개 뒤진 공동 5위다.
레이예스 스스로도 "타점 상황에선 꼭 해결하고 싶다. 2스트라이크가 되더라도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
"기록은 따라오는 것이다. 야구는 나 자신이 매 순간 열심히 하는 게 우선이다. 또 우리 팀의 가을야구 진출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 다만 올시즌이 끝난 뒤 200안타를 넘겼다면 굉장히 기분 좋은 한해로 기억될 것 같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