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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희, 결혼 10개월 만에 사별 "故안재환 실종신고 안 해..가해자처럼 취조" ('들어볼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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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정선희가 故안재환을 떠나보냈을 당시 심정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11일 유튜브 채널 '들어볼까'에는 '개그우먼 정선희 | 이런 일이 나한테 일어난다고?!'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정선희는 故안재환과의 결혼에 대해 "결혼을 통해서 아빠에게 받지 못했던 평화를 온전히 찾고 싶었다. 평화로운 가정을 영위하면서 '이제 내가 못 받았던 거 다 받을 거야'라고 너무 안이하게 생각했던 거 같다"고 고백했다.

그는 "결혼을 하고 나서 한 사람의 영혼을 내 인생에 받아들인다는 거에 대한 무게감을 직접적으로 느꼈다. 이 사람이 왔던 발걸음이 모두 나에게 오는 거구나. 이 사람의 가족들까지 다 나에게 오는 거구나라고 느꼈다"며 "어려움은 있었어도 환경적인 차이도 있었어도 그게 극복 못 할 대상이겠나 싶었는데 모르고 있던 부분까지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금전적인 문제로 엄청나게 우울감을 겪고 있었고, 다른 모든 것들보다 금전적인 것들이 성큼 이 사람을 갉아먹고 있었다는 것도 사실 몰랐다. 왜냐하면 일이 너무 바빴다. 그랬는데 결혼한 지 10개월 후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실감이 안 났다"고 담담히 말했다.

정선희는 "첫 번째 생각은 현실 부정이었다. '말도 안 돼. 이런 일이 나한테 일어난다고?'였다. 실종신고를 안 했던 것도 당연히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다. 돈이 마련되지 않아서 그것 때문에 좀 불화가 있었고, '내가 돈이 있는데도 안 꿔줬다고 오해하는 건가. 그래서 나한테 이렇게 복수하는 건가'라며 남편이 내 앞에 안 나타날 때는 유치하지만 그런 생각까지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일주일이 넘는 시간 동안 실종신고를 안 했던 건 첫 번째로 연예인이 겪을 이미지 타격이었다. 이 사람도 지금 사업을 하니까 내가 숨겨줘야 된다고 생각했다. '들어오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내가 바가지를 있는 대로 긁을 거야. 화풀이해야지' 이런 생각뿐이었다. 이런 가벼운 마음뿐이었지 결코 이런 모습으로 돌아올 거라는 생각은 상상도 못 했다"고 토로했다.

현실 부정에 이어 죄책감도 들었다는 정선희는 "내가 안 된다고 그래서인가. 내가 돈을 마련해주지 않아서인가. 내가 그때 조금 쌀쌀맞게 얘기해서인가. 내 모든 행동에 대한 복기가 시작됐다. 어디서부터 단초가 잘못돼서 남편이 그런 선택을 했을까. 나로 인한 것이지 않을까. 이건 정말 피를 말린다. 바꿀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러고 나서 어느 날 문득 이 사람이 사라졌다는 상실감. 신혼 10개월이면 한참 사랑하는 시기 아니냐. 아무리 부부싸움 해도 사랑한다는 근본적인 마음이 지배할 때인데 보고 싶다는 마음과 슬픔이 뒤죽박죽으로 엉켰다"고 말했다.

그는 "그 와중에 슬슬 누군가가 십자가에 못 박을 대상을 찾았고 그게 나였던 거다. '쟤 때문이다', '쟤가 입을 잘못 놀려서다', '쟤가 뭔가 문제가 있어서다', '쟤네 둘이 같이 납치됐는데 쟤만 돈 주고 풀려난 거래' 등의 유언비어가 실제 기사로도 나갔다. 지금보다 훨씬 상도가 없었던 정말 아비규환이었을 때였다. 사정을 뻔히 아는 사람도 의혹의 눈초리로 날 보는 거 같았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그때 나는 참고인 진술이 아니라 마치 가해자의 선상에서 취조당하는 거 같은 느낌으로 정말 하지 않아도 될 경험들을 하고 슬퍼할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생각했다. 나의 마땅한 권리조차, 유가족의 권리조차 없었고, 그 사람의 가족에게 무언가를 해명해야 했다"고 밝혔다.

supremez@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