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프로 20년 차 맏형 강민호의 꿈은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다. 태극마크를 달고 수도 없이 많은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며 올림픽 금메달까지 목에 건 강민호도 경험하지 못한 유일한 경기가 한국시리즈다.
2004년 입단 이후 올 시즌까지 20년 동안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베테랑 강민호. 꿈을 그리던 한국시리즈가 점점 눈앞으로 다가오자, 강민호는 시즌 막바지 설레는 마음으로 후배들과 경기를 즐기고 있다.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강민호는 더그아웃 가장 앞자리에 나와 후배들을 응원하며 경기를 지켜봤다.
올 시즌 타선의 신구조화가 잘 이뤄지며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삼성은 시즌 막판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올해 39세 불혹을 앞둔 베테랑 강민호는 나이를 잊은 듯한 실력을 뽐내며 어린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올 시즌 129경기 타율 0.306 118안타 17홈런 75타점. 꾸준함의 대명사로 불리는 강민호는 경기에 나가면 안방을 든든하게 지키고,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날에는 더그아웃 분위기를 이끌며 팀 분위기를 위해 솔선수범하고 있다.
더그아웃 가장 앞자리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강민호는 3회 구자욱의 선제 투런포가 터지자 마치 자신이 홈런을 친 것처럼 기뻐하며 후배들을 반겼다. 홈런타자가 더그아웃에 들어서자, 강민호는 두 팔을 쭉 뻗어 구자욱의 얼굴을 잡아당겼다. 맏형이 애정공세를 퍼붓자, 구자욱은 당황했지만 함께 기뻐하며 더그아웃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강민호는 홈런 치고 들어온 후배에게 뽀뽀라도 해줄 기세였다. 3회 투런포에 이어 4회 달아나는 2타점 적시타를 친 구자욱이 더그아웃을 향해 세리머니를 펼치자, 강민호는 가장 큰 동작으로 환호했다. 6대0으로 앞서고 있던 6회 구자욱이 승부의 쐐기를 박는 투런포를 또 터뜨리자, 강민호는 달려 나와 또 한 번 애정공세를 퍼부었다.
8회 1사 3루 상황 때 대타로 나온 강민호가 외야 플라이를 치자 3루 주자 구자욱은 짧은 타구에도 이를 악물고 달려 득점에 성공하며 맏형에게 타점을 선물했다.
이미 크게 앞서고 있던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플레이한 구자욱에게 다가간 강민호는 연신 머리를 쓰다듬으며 함께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맏형과 주장이 경기를 유쾌하게 풀어가는 모습에 박진만 감독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승리로 3위 LG와 5.5경기 차 2위 굳히기에 들어간 삼성. 프로 20년 차 강민호의 꿈인 한국시리즈 무대가 조금씩 눈앞에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