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는 1라운드 10번째로 최고 156㎞의 직구를 뿌린 서울고 김영우를 뽑았다. 그리고 2라운드부터 5라운드까지 투수가 아닌 내야수와 포수, 외야수를 4명 연속 뽑았다.
11명 중 투수가 5명, 포수 2명, 내야수 3명, 외야수 1명을 뽑아 투수가 절반이 되지 않았다.
아니었다. 포지션은 야수로 돼 있지만 LG는 투수로 키울 생각으로 뽑은 선수가 2명이나 됐다. 2라운드로 뽑은 경기상업고 내야수 추세현과 7라운드에 선택한 창원공고야구단의 포수 김종운이다.
즉 실제로 LG는 투수 7명, 포수 1명, 내야수 2명, 외야수 1명을 뽑은 것이다.
추세현은 1m88의 좋은 체격을 가졌다. 올해 타격 성적은 24경기 타율 2할9푼5리, 23안타, 2홈런, 13타점, 20도루다. 지난해부터 투수로도 나섰는데 올해 투수로는 8경기에 1승1패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했다. 9이닝 동안 8개의 삼진을 뽑아냈다.
LG측은 "내야수 겸 투수다. 내야수로는 체격 조건이 우수하고 타격에 장점을 갖췄다. 수비 기본기가 좋고, 스윙 밸런스가 안정적이며 파워가 우수하다"라면서 "투수로는 직구 스피드가 좋고, 제구력이 안정됐다"라고 평가했다.
LG 정성주 스카우트팀 책임은 "타격도 원래 좋은 타자인데 올시즌엔 타이밍을 잘 맞추지 못했다"라며 "그런데 투수로 나와서 1이닝 던지면 150㎞가 넘게 나왔다. 팀원들이 볼이 빠르니까 투수로 키워보자고 해서 뽑게 됐다"라고 했다.
김종운 역시 포수지만 투수의 가능성을 더 높게 봤다. 올해 투수로 10경기에 등판해 2승1패 평균자책점 0.69를 기록했다. 25⅔이닝을 던지며 26개의 삼진을 뽑아냈고, 3실점(2자책)으로 잘 막았다. 타자 성적도 좋았다. 17경기서 타율 3할6푼8리, 21안타, 2홈런, 16타점을 기록했다.
LG는 "안정적인 투구 밸런스로 제구력이 좋은 공을 구사하며 투수로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선수"라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정 책임은 "포수인데 키가 크다. 146㎞까지 던진다. 컨트롤도 좋아서 투수로 키워보려고 한다"라고 했다.
6라운드에 뽑은 부산고 박시원 역시 최고 150㎞를 뿌리는 파이어볼러다. 특히 구위가 떨어지지 않는 스태미너를 가진 것이 매력.
정 책임은 "올해 전체적으로 자원이 좋은데 특히 투수들이 좋다. 그래서인지 박시원이 6라운드까지 밀린 것은 우리에게 행운이었다"라며 "즉시전력감은 아니지만 미래 LG의 파이어볼러 선발로 클 수 있다"라고 말했다.
LG는 올시즌 불펜진에 150㎞ 이상을 뿌리는 투수가 없었다. LG 염경엽 감독은 다른 팀의 빠른 공 불펜 투수들을 보며 "우리 팀엔 150㎞ 넘는 투수가 없다"며 상대 타자를 윽박지를 수 있는 파이어볼러가 없는 것에 아쉬워했었다. 내년엔 150㎞를 넘게 뿌리는 신인 투수의 1군 등장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