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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이주아 합류→신연경 이적' 확 달라진 팀 구성…명장 부임 4년차, 기업은행은 '우승'을 꿈꾼다 [SC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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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명장'의 부임 4번째 시즌. 재계약 후 첫 시즌이다. IBK기업은행은 바야흐로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김호철 기업은행 감독은 지난 7~8일 열린 이탈리아 몬차와의 남자배구 슈퍼매치 특별 해설을 통해 새 시즌을 앞두고 배구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그는 "오랜만에 남자배구를 보니 새롭다"며 활짝 웃었다.

한국 뿐 아니라 세계 배구를 선도하는 이탈리아 수페르리가(1부리그)에서도 레전드다. 선수로 8년(1984~1987, 1987~1990), 사령탑으로 9년(1995~2003) 동안 활약했다. 과거 외국인 선수 달리 산타나에게 이탈리아어로 직접 지시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호철 감독은 "몬차의 주장 토마스 베레타는 딸과 절친이라 오랜만에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고 했다. 지난해 몬차로 진출한 이우진(19)에 대해선 "키가 1m96인데 탄력도 좋고, 파워가 있다. 배구 센스가 뛰어난 선수다. 이탈리아에서 좀더 연습하고 다듬으면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이란 덕담도 건넸다.

새 시즌을 앞두고 선수단이 큰 폭으로 바뀌었다. 2021~2022시즌 도중 부임한 김호철 감독에겐 올해가 4번째 시즌이다. 첫 시즌은 혼란한 팀을 수습하기 바빴다. 온전하게 그가 지휘봉을 잡은 시점으로 따지면 3년차. 우승 도전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라스트댄스'를 꿈꾸는 김연경의 흥국생명, 그리고 강소휘가 합류한 도로공사가 올해도 강력한 우승후보 팀들. 하지만 기업은행의 탄탄함과 김호철 감독의 남다른 지도력을 높게 평가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김호철 감독은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들을 영입했을 뿐인데 다들 '우승 도전'이라고 이야기하더라"며 조심스러워했다. 다만 "작년보다는 확실히 선수단 구성이 좋아졌다"는 자신감도 숨기지 않았다.

체계가 없었던 부임 직후와는 천지 차이다.

표승주가 빠졌지만 이소영-황민경 두 베테랑으로 구성된 아웃사이드 히터진의 안정감은 리그 최고 수준. 그 뒤를 받칠 고의정과 육서영은 체격과 파워 면에 둘째가라면 서러운 젊은피다.

지난 시즌 약점이던 미들블로커진은 '블로킹 1위' 최정민에 이제 국가대표 이주아, 신인상 출신 김채연이 보강됐다. 기존의 김희진까지 더해 한층 든든한 존재감을 보여줄 예정.

세터는 아시아쿼터 천신통(중국)이 맡고, 김하경이 뒤를 받친다. 아포짓으론 새 외국인 선수 빅토리아 댄착이 파괴력을 보여줘야 한다. 리베로는 김채원과 구혜인이 나선다.

김호철 감독은 무엇보다 이소영과 이주아의 보강에 반가워했다. 그는 "이주아가 오면서 미들블로커진이 높아지고 빨라졌다. 새 시즌은 가운데 공격을 많이 사용하려고 한다. 최정민도 작년보단 한단계 발전해야 한다. 기대하고 있다. 또 이소영이 보강되면서 수비도 그렇고, 전력 면에서 한층 더 짜임새가 있고 견고해졌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아시아쿼터 최고 히트작은 메가왓티 퍼티위(정관장)였다. 재계약한 메가와 위파위 시통(현대건설) 외에 다른 팀들도 미들블로커와 날개 공격수 보강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1m85의 메가 외에도 GS칼텍스 스테파니 와일러(1m95), 도로공사 유니에스카 로블레스 바티스타(1m89) 등이 추가되며 높이의 압박이 커졌다.

하지만 김호철 감독은 올해도 세터를 택했다. 지난해 폰푼 게드파르드로 인해 많은 마음고생을 겪었던 그는 올해는 중국 세터 천신통을 택했다. 천신통은 폰푼처럼 창의적이고 빠른 배구를 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안정감이 돋보인다.

외국인 선수 역시 높이와 각도를 활용해 공격하던 브리트니 아베크롬비 대신 파워가 좋은 새 외인 빅토리아가 왔다. 김호철 감독은 두 외인에 대해 "국내 선수들과 잘 어울리고, 외향적인 성격이 좋다. 빠르게 녹아드는 모습을 높게 평가한다"고 했다.

아쉬움이 있다면 김채연과의 맞트레이드로 신연경이 빠진 리베로다. 지난 시즌 기업은행은 신연경과 표승주-황민경이 이끄는 끈적끈적한 수비가 팀의 핵심이었다.

올해는 김채원과 구혜인이 신연경의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 '전설' 여오현 수석코치의 합류가 수비진의 안정을 도울 전망이다.

김호철 감독은 "신연경이 빠진 건 우리 팀의 큰 손실"이라면서도 "팀 분위기를 바꾸고 새롭게 도전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김채원에게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오현 코치는 지금도 몸상태가 현역이나 다름없다. 선수들에게 귀감이 된다. 여오현 코치 덕분에 팀 분위기가 많이 밝아졌다"고 강조했다.

여자배구로 넘어오면서 밝은 미소의 '스윗남'으로 거듭났던 김호철 감독. 하지만 이제 '호랑이' 같은 승부사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