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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결정 못했다" 배찬승 급부상, 삼성 선택에 요동치는 상위권 판도...롯데→KIA 도미노 여파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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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여기 있는 선수 다 뽑고 싶습니다."

청소년대표팀을 보기 위해 대만에 다녀온 삼성 라이온즈 이종열 단장이 현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만큼 11일 열릴 2025 KBO 신인드래프트에는 좋은 선수가 수두룩 하다. 선택은 하나. 그만큼 고심이 크다. 3순위 픽을 쥔 라이온즈. 마지막 순간까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종열 단장은 9일 "아직까지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내부 의견도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빠른 공과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를 주목하고 있다"며 "연고 지역은 배제하고 실력만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1,2순위가 확실시 되는 덕수고 좌완 정현우, 전주고 우완 정우주를 제외하면 사실상 1순위 선택구단이나 다름 없다. 그래서 하위순번 구단들이 삼성의 픽에 관심이 크다.

당장 4순위 롯데 자이언츠는 삼성이 찍지 않는 투수 중 한명을 찍을 공산이 높다.

삼성의 선택은 크게 3명.

대구고 좌완 배찬승, 광주일고 좌완 김태현, 덕수고 우완 김태형이다.

야수 드래프트 1순위 덕수고 2루수 박준순을 뽑아 내야 세대교체를 완성하고 싶지만 올 시즌 우승을 다투는 '윈 나우' 현실상 당장 불펜 등에서 활용 가능한 투수를 뽑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다.

2학년 때부터 일찌감치 최고 좌완으로 주목받던 배찬승은 3학년 초반 밸런스가 살짝 흔들리며 부진했다. 순번도 뒤로 밀렸다.

하지만 최근 다시 150㎞대 빠른공 구위를 회복하며 톱 랭커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대만 대회에서 150㎞를 넘는 빠른 공과 낙폭 큰 슬라이더로 주가를 높였다. 지난해 김택연이 드래프트 직전 국제대회에서 눈부신 호투를 펼치며 주목 받았던 상황을 연상케 한다.

150㎞ 강속구를 던지는 연고지역 좌투수란 메리트로 삼성 팬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1m82, 80㎏의 크지 않은 신체조건이지만 다부지고 단단한 유형의 체격이라 큰 문제는 되지 않을 전망.

다만, 삼성에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을 안기는 투수는 배찬승 못지 않은 잠재력 풍부한 좌완 김태현이다. 최고 구속 147㎞에 불과하지만 구속이 전부가 아니다. 1m85, 87㎏의 유연한 몸과 손목을 활용한 매커니즘이 좋다. 높은 타점에서 뿜어내는 패스트볼은 회전수와 수직 무브먼트에 디셉션(숨김동작)까지 좋아 체감 스피드가 더 빠르게 느껴진다. 구종 가치 높은 스플리터와 결합해 54⅔이닝 동안 88탈삼진이란 높은 탈삼진율을 보이고 있다. NC 다이노스 구창모를 연상케 하는 선수. 제구도 안정돼 있어 프로 입단 시 당장 미들맨으로 활용하다 선발로 전환할 수 있는 자원이다.

우완 김태형도 놓치기 아까운 투수다.

1m86, 91㎏의 다부진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150㎞의 속구와 안정된 제구, 경기 운영, 바깥쪽 슬라이더와 커브 변화구 완성도 등이 두루 흠 잡을 데 없는 안정감 넘치는 투수다. 대형 선발 투수로 육성 가능한 자원이다.

배찬승의 급부상과 함께 4순위 롯데와 5순위 KIA 타이거즈 셈법도 분주해졌다.

롯데로선 배찬승 김태현 등 외면하기 힘든 좌완 투수 중 한명이 반드시 흘러나오는 만큼 김태형과 좌완 투수를 놓고 고민을 할 전망.

좌완 투수를 선호하는 KIA로선 배찬승 김태현이 앞 순위에서 모두 빠질 경우 김태형이냐, 또 다른 좌완 투수냐를 놓고 복잡한 셈법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