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주장은 코트 안에 항상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카드 우리원 배구단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신영철 감독과 결별, 브라질 출신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을 선임했다. 우리카드의 창단 첫 외국인 감독이다.
브라질 출신이지만, 아시아 문화에 누구보다 익숙하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일본 파나소닉에서 수석코치로 활동했다. 이후에는 프랑스대표팀 코치로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우승을 함께 했다. 2023년부터는 우크라이나 에피센트르-포도리야니에서 리그 1위 및 컵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우리카드에 오기 전까지 이란 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다.
파에스 감독은 "4년 전 일본에서 뛰었을 때가 있었다. 그 때 문화와 구성원, 삶의 환경에서 만족했다. 일본을 떠나면서 아시아로 다시 와야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우리카드에서 제안이 왔다"고 한국행 배경을 설명했다.
꾸준히 연습경기를 하면서 팀 파악 및 전력 구성에 돌입한 파에스 감독은 "우리카드는 잠재력이 많은 팀이다. 선수들이 어린만큼 조금 더 성장해야하지만, 충분히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바라봤다.
파에스 감독은 우리카드 지휘봉을 잡은 뒤 파격적인 결정 하나를 했다. 올 시즌 새 외국인 선수로 온 마이클 아히(등록명 아히)에게 주장을 맡겼다.
아히 역시 적응이 필요한 입장. 파에스 감독에게 아히에게 주장을 맡긴 배경을 묻자 "아히는 지금 굉장한 동기부여가 돼 있다. 한국 생활을 행복해 하고 있고, 자신감도 있다"고 운을 I다.
파에스 감독은 이어 "주장은 코트 안에 항상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히를 선택했다. (한)태준과 (김)지한은 어리고 나머지 미들블로커나 리베로는 왔다갔다 해야 한다. 코트 안에서 주장이 바뀌는 걸 원하지 않는다"라며 "아히는 계속해서 코트에 있을 선수라고 생각해서 주장으로 선임했다. 또 아히는 우리카드를 자신의 팀이라고 생각하고 많은 걸 하려고 한다.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싶어하는 만큼 좋게 봤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아히가 주장이 된 가운데 이강원과 송명근이 부주장을 맡았다. 파에스 감독은 "이강원과 송명근이 부주장이다. 이 선수들은 다른 선수를 도와주는 걸 좋아하는 선수"라며 "이들은 코트 안에 있지 않아도 주장 역할을 해주고 있다. 3명에서 같이 아이디어를 나누고 결정하는 부분이 많다. 이 결정에 대해 흡족하고 만족스럽다"고 웃었다.
주장을 맡게 된 아히는 "주장을 맡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감독님께서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질문을 주셨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개인적으로는 영광이다. 사실 남을 도와주는 걸 천성처럼 좋아한다. 주장이 아니었어도 필요하다면 도와줬을 것"이라며 "주장직을 맡은 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많이 도와주고 있다. 굉장히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아히는 이어 "책임감을 가질 준비가 돼 있다. 모두가 믿어줘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